-
‘보강 간섭, 공진’은 두 가지 파동이 만나서 진폭이 더 커지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제 연구 분야에서는 피부의 구조를 분석하는 분광학 기법에 사용됩니다. 우리 주변에서의 더 쉬운 예시로는 돌고 있는 팽이의 방향과 속도에 맞춰 채찍을 가하면 넘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돌게 되는 것, 물 분자의 회전에 맞춘 마이크로파를 쏘아 물을 끓어오르게 하는 전자레인지의 원리가 이를 응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상 깊게 본 내용이 있습니다. 초등학생 출연자에게 잔소리와 충고의 차이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 학생은 “잔소
교수의 시선
이설훈 (자연정보과학대학 화장품학전공) 교수
2023.11.06 11:40
-
어릴 적에는 나이만 먹으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어른이 되면 언변에 능숙하고 맡은 일을 실수 없이 해내며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하는 성숙한 사람이 되어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성인이 된 우리는 한심해 보이고 초라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대학에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는데 내가 누군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갓 태어난 아이 같습니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내 모습을 직면하게 될 때면 스스로가 혐오스럽기도 합니다. 세간에서는 정해진 길이 아닌 나만의 길을 가라고 떠들어
참!女
이지형(커뮤니케이션콘텐츠 21)
2023.11.06 11:40
-
지난 6일, 3일간 열렸던 대동제가 백주년기념관 강당에서의 메인공연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메인공연 중 동아리 공연으로는 풍물 동아리 한소리, 치어리딩 동아리 에끌로, 댄스 동아리 소울엔지, 극예술연구회, 록밴드 동아리 엑스터시, 밴드 동아리 얼사랑이 참여했다. 나는 이 순간이 축제의 그 어떤 순간들보다도 인상적이었기에 이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우리 동덕여대의 대동제는 작년에 이어서 이번에도 적은 축제 예산으로 인해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팬데믹 상황에서 일상으로 복귀 후 열린 첫 대동제라 그런지 작년에 비해 부스
참!女
이찬희(문예창작22)
2023.10.16 11:13
-
얼마 전, BTS의 뷔가 솔로 앨범을 발표한다며 나온 방송 프로그램 을 우연히 보게 됐다. 인물 좋고, 노래 잘하고, 춤 잘 추고, 왕자님 같다는 유재석, 조세호의 칭찬과 함께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러던 중 뷔가 연습생이 되고 싶어 서울로 올라왔고,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멤버들을 만났을 때 너무 부족한 자기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멤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 인터뷰를 보면서 퇴임하신 원로 교수님과 며칠 전 나눴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삼
교수의 시선
구모경 (예술대학 회화전공) 교수
2023.10.16 11:13
-
놀이공원 프리패스권,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근 많은 놀이공원에서 입장권과 별개로 놀이기구 등 여러 시설을 우선 이용할 수 있는 프리패스권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요. 돈으로 시간을 사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당하다는 의견과 이러한 프리패스권 판매가 ‘물질만능주의’를 부추긴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놀이공원의 프리패스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놀이공원의 프리패스권 이외에도 돈으로 시간을 사는 행위는 일상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소비이다. 따라서 시간 여유가 없는 사람이 돈으로 그 시간
동덕인의 공론장
이보리 수습기자
2023.10.16 11:13
-
동덕여대학보를 설명할 단어 하나를 꼽자면 ‘배려’라고 하고 싶다. 특히 이번 1면의 총학생회 공약 점검 보도는 독자를 향한 배려가 돋보였다. ‘공약 한눈에 보기’를 중앙에 배치한 것과 정책자료집 큐알코드를 함께 실어 독자가 관련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한 것은 ‘어떻게 하면 기사를 잘 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2면의 졸업 시험 보도 옆에 위치한 개편사항 목록도 독자가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돕는다. 하지만 기획면은 이런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기자들의 노력이 느껴지는 다채로운 내용과 충실한 구
독자 모니터링
한채연 서울여대학보 편집국장
2023.10.15 22:09
-
『한국영화가 사라진다』. 며칠 전, 교내 도서관에 들렀다가 덜컥 대출한 책이다. 9월에 나온 신간으로 북 카트에 놓여 서가에 정리될 운명을 기다리던 찰나에 선점했다. 책 속에는 영화표 값, OTT 서비스 등 요즘 화두에 오른 논제들이 총망라했다. 필자는 영화를 좋아한다. 책, 연극 등 수많은 예술 중에서도 왜 영화냐고 묻는다면, 방대하고도 무자비한 세계관 때문이다. 영화는 참 많은 세상을 조명한다. 상상조차 되지 않는 아주 먼 미래를 그리기도 하고, 어제 했던 푸념처럼 아주 가까운 세상을 담기도 한다. 그런 세계를 모든 감각을 총동
편집장적 논평
김한비 기자
2023.10.15 22:08
-
독신세(비자녀세),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바야흐로 비혼 장려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에 심화하는 저출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국가가 ‘독신세’를 대안으로 내놓았습니다. 독신세는 법적으로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만 세금을 걷는 제도를 말하는데요. 공동체를 존속하기 위해서 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근로시간 단축 및 육아지원 확대 △세금 감면 △연금 혜택 확대 등을 통해 실질적인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독신세(비자녀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출산은 개인의 문제를 넘
동덕인의 공론장
송영은 기자
2023.09.18 14:33
-
재학생 故양수빈(아동 21) 씨가 교내 트럭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3개월이 흘렀다. 학보사는 교내 사건·사고에 항상 귀 기울이며 발 빠르게 언론기구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541호 발행에 앞서 보도의 책임감을 크게 느꼈을 기자들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먼저 전하고 싶다. 1, 2면에 실린 특집보도부터 무거운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다. 우선, 1면 TOP 기사는 학생의 안전을 위해 준수돼야 했을 규정 사항과 학생들의 입장을 수렴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그동안 캠퍼스 관리에 미흡했던 학교 측을 꼬집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독자 모니터링
노희주 전 편집장(동덕여대학보 59기)
2023.09.18 14:33
-
당신이 살면서 절대 잊지 못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필자는 ‘썩은 과일바구니’라 답하겠다. 중학교 시절의 이야기다. 당시 필자가 소속됐던 학생회는 친구, 선생님 모두에게 ‘성실한’ ‘모범생’ 단체로 불렸다. 그러나 임기 중후반쯤, 우리 사이에 꽤 큰 싸움이 벌어졌다. 이 분란은 끝내 활동에 지장을 만들었고, 결국 담당 선생님의 귀에도 들어갔다. 썩은 과일바구니는 그런 우리를 두고 하셨던 선생님의 말씀이었다. 빛깔만 좋은 엉터리 과일들이 맨 위에 놓인 과일바구니. 사실 그 안은 모두 썩어있는 꼴이라고 했다. 고작 십몇 년밖에 살지 않았
편집장적 논평
김한비 기자
2023.09.18 14:33
-
#드럼쌤_죄송해요 #오늘은_집에_좀_가볼게요 조판 전날, 4시 15분에 수업을 마치고 자연스럽게 학보사실로 향한다. 오늘은 반드시 3면 TOP 기사의 퇴고를 끝내야 한다. 일주일 내내 수많은 기사를 읽고 고쳤지만 정작 피로가 누적된 몸은 고치지 못했다. 더군다나 오후 10시, 드럼 수업이 예정돼 있어 축축 처지는 몸을 이끌고 스튜디오에 도착했지만…. 50분 수업 중 35분이 지나자 입에서 나온 한마디, “죄송한데 나중에 수업해도 될까요?”최보영 기자 choiboyoung01@naver.com #인터뷰이를_찾아라! #우연히_만난_동문
솜기자의 취재 비하인드
최보영 기자, 진효주 수습기자
2023.09.18 14:33
-
“너 진짜 갓생 산다!” 신을 의미하는 ‘GOD’과 인생을 뜻하는 ‘생’을 합친 말인 ‘갓생’. 하루를 낭비하지 않고 부지런하게 보람있게 사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 문화가 됐다. ‘갓생’ 하면 떠오르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다. 새벽에 일어나서 남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고,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하며 매일 운동하는 것을 빼먹지 않는, 하루가 48시간인 듯 사는 삶.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으면 뒤처지고 남는 게 없다는 조언을 일삼는 사람이 가득한 대한민국에 맞는 문화가 자리 잡은 것이다. 나도 갓생을 살고 싶어서 노력한 적이 있다. ‘내일부
참!女
현진주(보건관리 23)
2023.09.18 14:33
-
학보사에서 퇴임한 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하나의 신문이 만들어지기까지 요구되는 시간과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우선 540호를 무사히 발행시킨 기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8면의 지면을 탐독했으나 분량상의 문제로 보도 기사 위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보도 기사의 경우 완성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아이템 선정이다. 이번 호에서는 ‘천원의 아침밥’, ‘강의 자료 불법 거래’ 등 학생들이 가깝게 느끼는 문제부터 ‘친일 미화 도슨트 프로그램’, ‘교직과정 폐지 및 축소’ 등 보도의 필요성이 있는 굵직한 사안들을 잘 선정했다.
독자 모니터링
전감비 전 편집장(동덕여대학보 60기)
2023.09.01 01:57
-
“대학교에서 그런 일이 벌어질지 몰랐어요.” 며칠 전 만난 타대 학보사 편집국장이 내게 전한 말이다. 학보사는 학내의 다양한 사건과 마주한다. 아주 사소한 문제부터, 사회가 조명하는 일까지. 이러한 대학 사회의 문제는 대부분 비슷한 일들로 귀결된다. 그래서 편집국장들은 어려움이 닥칠 때 서로에게 조언을 구하곤 한다. 그러나, 이번 일에는 그 누구도 섣불리 나서서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촛불 집회, 본관 점거, 수차례의 회의와 면담. 그 순간들을 취재하며 봤던 학우들의 눈물을 여전히 잊지
편집장적 논평
김한비 기자
2023.09.01 01:57
-
지난 6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는 무려 100명에 달한다. 과거에도 지금도 교사들은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다. 몇몇 학부모들은 담임교사에게 행동 명령문을 보내거나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협박하기 일쑤다. 교사를 성희롱한 학부모의 징계가 법정에서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거부되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는 교사가 겪는 부당한 일을 모조리 교사 탓으로 돌린다. 결국, 이들은 외로운 교단에 홀로 남아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교권은 교육할 권리와 교육받을 권리를 포괄한다. 그러나 한국은 교사에게 둘 중 무엇도 보장하지 않고 있다.
참!女
이지형(커뮤니케이션콘텐츠 21)
2023.09.01 01:57
-
굉장히 길 것만 같았던 방학이 끝나간다. 이 글이 종이에 활자로 찍혀 배포될 때면 완전히 끝났을 것이다. 대학생으로서 맞이한 3번째 방학이. 학기 중엔 오매불망 방학만 기다렸고, 누구보다 행복하게 방학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막상 방학이 되니 왠지 ‘알차게’ 보내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 때문에 함부로 계획을 세울 수 없었다. 나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것은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상하게도 나이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대학을 졸업한 뒤 새로이 다
참!女
이찬희(문예창작22)
2023.09.01 01:57
-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재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은 65세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년 뒤인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20%를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점차 늘어나는 고령인구에 따라 발생하는 교통비 손실을 염려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령 사회로 갈수록 노인복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무임승차 연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무임승차 제도가 84년도에 도입됐다. 그 사이 고령인구 수의 증가 폭을 봤을 때 39년이나
동덕인의 공론장
박서현 수습기자
2023.09.01 01:57
-
‘나’라는 사람이 삶 중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대상은 누구일까. 탄생 이후 가장 여리고 부드러운 모습을 한 생애 초기의 우리는 그 모습에 걸맞게 무엇이든 잘 흡수한다. 신생아 시기의 ‘자기’는 자기만이 있는 세상에서 최초의 밀접한 대상으로 연결되는 주 양육자를 만나 세상에는 ‘타자’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또한, 넓은 세상에서 나의 의지대로 되는 것들은 극히 일부라는 것을 깨닫고, 주 양육자라 하여도 자신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기와 대상에 대한 감각을 발달시켜 나가는 생애 초기의 경험
참!女
배예진(회화 19)
2023.05.30 00:07
-
[2023년 4월 밤 10시, 인문관 A동 4층] 연구실 문을 나서려는데, 인문관 4층 A동 강의실 방향으로 걸어가는 학생을 봤다. 이후 4층 강의실과 복도가 소등되며 컴컴해지더니, 잠시 후 3층, 2층 순서대로 소등됐다. 전기 절약을 통해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솜솜님의 흔적이었다. 마스크에 가려져 얼굴을 보지는 못했지만, 늦은 시간에 강의가 끝난 걸로 보아 미래인재융합대학 솜솜님으로 짐작됐다. 늦은 밤, 강의실마다 형광등, 전자칠판, 빔프로젝터가 켜져 있는 걸 나도 가끔 봤었는데.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2023년 3월 경영학과
교수의 시선
이은철(사회과학대학 경영학전공) 교수
2023.05.30 00:07
-
편집장으로 임명된 후 벌써 네 번째 학보를 펴내고 있다. 그 말인즉슨 한 해의 절반이 지났다는 뜻이고, 또 이제껏 달려온 길의 끝이 점차 눈앞에 보인다는 뜻이다. 1학기 종강호 발행을 앞두고 편집장이기 이전에 기자로서 지난 2년을 되돌아봤다. 쉽게 쓴 기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그러나 매 순간 취재에 열과 성을 다했고, 끝끝내 맡은 기사를 만족스럽게 완성해 냈다. 또 처음 겪는 일에 생채기도 많이 났으나, 아문 자리에는 굳은살을 남기며 나름의 성장도 이뤄냈다. 그러나 우리의 동덕은 시간이 지나도 성장은커녕 제자리걸음을 걷는 듯 보
편집장적 논평
김한비 기자
2023.05.30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