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커리큘럼 확충만이 답은 아니야…

김동덕(가명) 양의 위와 같은 사정은 비단 김 양만의 것이 아니다. 운이 기막히게 좋은 몇몇 학생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사정이자 불만이기 때문이다. 기자가 취재를 하며 만난 김 양 외에도, 수강신청기간과 정정기간이 되면 본교 학생커뮤니티 동감(http://www.dong-gam.net)에는 교과과정에 대한 게시물이 줄지어 게재된다.
‘전공 강의와 교양 강의 시간이 겹친다’부터 ‘대다수의 강의가 타과 학생 수강신청 불가고, 경영학이나 경제학 같은 강의는 수강신청 하기가 너무 힘들다. 그러니 들을 만한 강의가 없을 수밖에’라는 의견까지. 학생들의 의견에서 공통점을 찾자면, 교과과정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는 것이다.
이미 학생들의 교양강의 만족 정도는 지난 해 학보사가 실시했던 교양강의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교양과목의 만족도를 묻는 설문에 총 425명의 학생이 참여했는데, ‘상’이라고 답한 학생은 47명에 그쳤다. 기타 의견란에는 학생 수에 비해 개설된 교양과목이 적어 이를 모두 수용하지 못하는 것에 불만이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동덕여대 학보 395호 참고> 그러나 단순히 커리큘럼 부족만을 탓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내부적인 교과과정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족도 100%인 시간표는 불가능해

수강신청을 앞두고 시간표를 보는 학생들은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시간표는 누가 짜지?’ 답은 간단하다. 조교를 포함한 직원과 교수.
해당 학기의 학사일정이 확정되면 학적과에서는 성적평가 방법을 다듬고, 관리과에서는 강의실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 현황을 파악한다. 학적과와 관리과의 작업이 끝나면, 교무과에서 시간표를 짜기 시작한다. 우선, 교양교직학부와 함께 강의 시간과 요일을 정해 교양과목의 시간표를 확정짓는다. 전공학과는 교양과목의 시간을 피해 자체적으로 전공과목의 시간표를 편성하게 된다.
학과의 강의 일정을 조율하는 것은 조교의 몫이다. 어느 과의 한 조교는 “전임교수가 먼저 강의 시간을 잡기 때문에 교수와 강사가 강의 시간이 겹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해당 학년의 교양과목 시간과 겹치지 않게 전공과목 시간을 배치하는 것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까지 모두 끝이 나면 마지막으로 비교적 강의실이 많은 대학원과 인문관을 우선순위로 강의실 배정 작업이 이뤄진다.
이처럼 도중에 변경되는 것을 제한다면, 시간표에는 별 이상이 없다. 또, 해당 학년에 맞게 강의를 듣는다면 시간표상 듣고자 하는 강의가 맞물리는 경우도 없다. 하지만 학생들의 불만은 많기만 하다. 왜 그런 것일까?
이는 교양선택 과목 수가 교양필수 과목 수 같기 때문이다. 한 영역(인문학․일반․자연과학․사회과학․언어․여성교양․경력개발․심층교양) 당 한 강의를 이수해야 하는데, 영역에 해당하는 교양과목의 수가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수와 학생이 강의를 선호하는 시간대가 비슷하다는 것도 또 다른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교수와 학생 대부분 1,2교시와 5,6교시 강의 시간을 꺼려한다. 반대로 화요일과 수요일, 목요일에 강의가 있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니까 화요일~목요일 3,4교시에 교수와 학생은 강의를 하고, 듣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강의실이 부족하다보니 모두 원하는 대로 시간표를 정하는 것은 어렵다.

강의실과 교원, 부족! 부족! 부족!

커리큘럼이 부족한 일차적인 원인은 강의실이 부족한데 있다. 커리큘럼을 확충한다고 해도 강의가 이뤄질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원 수 보충도 마찬가지이다. 강의실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교원 수만 늘어난다 해도, 보충된 교원이 강의를 할 공간이 없는 문제가 또 발생하게 된다. 이는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커리큘럼 비(非)다양성 문제 또한 강의실과 교원 수 부족에 있다. 내년 하반기 쯤, 자연관․정보관이 신축되고 나면 이러한 강의실 부족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커리큘럼을 제공하기 위해 교수와 직원들은 눈에 띄지 않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서는 만족할 수 있는 교과과정으로 거듭나지 못할 것이다. 더불어 학생들은 끊임없이 불편사항을 얘기하고, 개선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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