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이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복용을 숨기거나 심지어 장기간 복용하면 아이를 낳지 못하는 건 아닌가 불안해하는 여성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경구 피임약은 여성의 몸 안에서 월경 및 임신을 가능케 하는 두 가지 호르몬인 에스트로젠과 프로게스트론의 합성제제로 난포의 성숙과 배란을 막는다. 장기간 피임을 위해 피임약을 복용하려면 하루에 한 알씩 정해진 시간에 원하는 날까지 지속해서 복용하면 된다. 다만 하루라도 복용을 잊으면 출혈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하며 원하는 날까지 피임약을 복용한 후 중단하게 되면 2-3일 후 월경이 시작된다.

  경구 피임약은 여성의 가임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면 자연적으로 배란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난포자극호르몬이 뇌하수체에서 나와 다시 정상적으로 임신할 수 있다. 다양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피임약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 여성과 복용한 경험이 없는 여성의 임신 성공률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리불순·생리통·빈혈·월경전증후군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난소암, 자궁내막암, 자궁외임신의 위험성을 줄여준다. 피임약은 발명된 지 50년이 넘었으며 끊임없이 개발돼왔다.


  이제는 미혼 여성이 가진 피임약 복용에 대한 편견을 버릴 때가 왔다. 그러나 개인차에 따라 일부 여성은 정상적인 월경 주기가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고 극소수의 경우 피임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경구 피임약을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장기간 피임할 계획이 있는 여성은 1년에 한두 번 산부인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으면 안심하고 오래 복용할 수 있다. 그리고 경구 피임약 복용 전 자신의 몸 상태가 피임약을 복용해도 괜찮은지 반드시 검사할 필요가 있다. 가장 정확한 결과를 알고 싶다면 월경이 끝난 다음 날 검사하는 것이 좋다.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