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연구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대경제연구원의 고문으로 일하고 있어요. 23년 동안 연구원에 있었고, 그중 11년을 연구원 원장으로 있었네요. 꽤 오랫동안 연구원 일을 했다고 볼 수 있네요. (웃음) 이외에도 통일준비위원회의 경제분과 위원장,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에요.

경제연구원(院)에 들어가면 어떤 일을 하나요
우리나라에 경제연구원이 많지 않으니까 좀 생소하긴 할 거예요. 우선 현대, 삼성, LG, SK 그룹의 민간경제연구원이 있죠. 큰 보험회사에서도 연구원을 두고 있고, 또 나라에서 운영하는 KDI라고 하는 한국개발연구원, 그리고 산업연구원, 조세연구원, 대외정책연구원 등 이 정도 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경제연구원은 경제학, 경영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주로 오는 곳이에요. 어떤 분야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때문에 학사 학위를 받았다고 하면 인턴이나 보조 연구원부터 시작하게 돼요. 석사, 박사 학위까지 받고 나서야 정식 연구원으로 일할 수 있죠. 연구를 하려면 연구할 수 있을 만한 지식을 갖춰야 하니까요.

기업에서 만든 경제연구원은 기업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나라에서 운영하는 연구원은 정책 연구가 주를 이루죠. 산업 정책이나 나라의 경제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조사하고요. 그야말로 ‘연구한다’고 보면 돼요. 보고서를 써내거나 세미나에서 공부한 것을 발표하고, 조찬 내지는 토론을 해서 사람에게, 회원에게 우리가 생각한 것을 알려주고 공유하는 곳이 연구원이에요.

현대경제연구원은 어떤 곳인가요
어느 민간연구원이나 비슷하긴 한데 연구원마다 조금씩 다른 면을 보여요. 특색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하는 일도 다를뿐더러 성격도 다르죠.

현대경제연구원은 공공적인 연구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국가가 가야 하는 방향이나 산업 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많이 쓰고, 우리 내부의 연구는 비교적 적게 하는 것 같아요. 현대그룹은 특히 북한 연구와 관련된 자료가 많아요. 20년 전부터 대북사업을 해왔거든요.

우리가 하는 것 중에 특이한 것은 지식 비즈니스라고 하는 건데, 지식을 상품화하는 작업이에요. IT 관련된 사람들이 우리가 한 연구를 5분짜리 동영상으로 만드는 식이죠. 이런 식으로 다른 연구원과의 차별점을 두고 있어요. 삼성은 주로 기업 내부의 연구를 하고 있고… 이렇게 연구원마다 초점을 맞추는 분야가 달라요.

경제연구원(院)의 채용 과정이 궁금해요
예전에는 2월 졸업 예정자를 채용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상시로 채용하고 있어요. 어디나 다 그럴 거예요. 우리가 필요할 때면 그때 공채를 내기도 하죠. 상시 채용하는 이유는 특별히 없어요. 연구원은 어느 한 분야의 연구를 리드해나갈 사람이 필요한데, 연구에 있어 좋은 인력이 있다 하면 당연히 기간 상관없이 뽑아야죠. (웃음) 연구를 잘 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거나 우리가 필요한 분야와 관련된 연구를 했다던가 하면 뽑는 거죠. 학교는 잘 보지 않아요. 자기 연구 분야에 관해 얼만큼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느냐를 보죠. 그래서 자신이 쓴 논문을 가져오라고 하고, 면접도 함께 봐요. 면접은 이 사람이 과연 연구를 잘 할 수 있는가를 보는 자리에요.

경제연구원이 되려면 어떠한 자질이 필요한가요
우선 자기 혼자 하는 일을 좋아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하루 종일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연구를 못하죠. 지루하고 엉덩이 아픈 것보다 연구 후에 오는 짜릿함 때문에 이 일을 하거든요.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왔을 때의 짜릿함이요. 외향적인 사람이 혼자 앉아서 연구한다고 해봐요. 짜증나서 못 있죠. 연구는 자신과의 싸움이거든요. 또 자료를 모으다 보니 보고서와 책을 정말 많이 봐요. 읽는 것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경영학·경제학 외에 도움 되는 전공이 있다면요
대부분의 연구가 사회과학쪽이 많아서요. 물론 그렇지 않은 분야도 있지만 사회학 전공을 하면 도움 되겠죠. 사회학 전공한 사람들이 마케팅 분야도 서베이 하거든요. 또 그 다음으로는 행정학 전공을 했다면 도움 되겠죠. 현대경제연구원에서는 북한 관련 연구도 많이 하니 북한 관련된 전공이라면 채용에 유리하겠죠.

경제연구원(院)에서 일하길 희망하는 학생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희망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어느 나라에 가서도 일을 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전문성을 키우세요. 자신의 틀을 넓혔으면 해요. 무슨 말이냐 하면, 한국에서 배웠으니 한국에서 직장을 구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기보다는 마음을 더 열었으면 좋겠다는 말이에요. 이 때문에 자신의 틀을 넓히라는 말을 한 거예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을 잘한다면 경쟁력이 없잖아요. 남이 따라오지 못할 만큼의 타고난 전문성을 가져야 할 때예요. 이제 세상은 기계가 대체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어요. 그런데 내 일이 만약 그런 거라면? 경쟁력이 없는 거겠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해보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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