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2월 10일 시베리아 상공 790km에서 인공위성 2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러시아의 군사용 통신위성 코스모스 2251호가 미국 상업 통신위성 이리듐 33호의 측면을 들이받는 최초의 ‘우주교통사고’였다. 이 사고로 1,800개 이상의 파편이 발생해 우주공간을 떠돌고 있다.
  한편, 2001년 3월 14일에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도킹하고 있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미확인 물체가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는 경보가 울렸다. ISS는 자체 로켓으로 궤도를 수정해 이 물체와의 충돌을 피했다. NASA를 긴장시켰던 이 물체는 며칠 전 우주유영 중에 우주비행사가 실수로 놓친 15cm 크기의 공구로 확인됐다.
  지구 주위의 우주공간에는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비롯해, 로켓의 파편, 우주왕복선에서 떨어져 나온 부품 등, ‘우주쓰레기(Artificial Space Debris)’라 불리는 물체가 떠돌아다니고 있다. 그 크기는 수 마이크론에서 수 미터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우주쓰레기는 이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운석의 수를 훨씬 넘어서고 있고, 빠른 속도로 위성과 충돌할 위험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우주쓰레기는 크기에 따라, 10cm 이상, 1∼10cm 사이, 1cm 이하의 물체로 구분하며, 이중 10cm 이상의 물체 대부분은 미국의 북미우주방공사령부(NORAD)에서 추적하고 있다. 1∼10cm의 물체는 따로 추적하고 있지 않지만 충돌속도에 따라 우주선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어 위험 물체로 분류하고 있다.
  1957년 10월 4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Sputnik 1)호가 발사된 이후에 수천 개의 위성이 발사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위성체 중 현재 작동하고 있는 것은 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활동이 정지되어 지상으로 낙하해서 소멸되었거나 우주 공간을 떠도는 우주쓰레기가 되었다. 유럽우주국(ESA)의 2009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물체 3만 6천여 개 가운데 6%만이 제 기능을 하며, 나머지 94%는 수명을 다했거나 부서진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한다.
  그럼 우주쓰레기의 파괴력은 어느 정도나 될까?
  추적이 불가능한 10cm 이하의 작은 파편은 수류탄과 같은 폭발력을 가지며 약 5cm 두께의 금속벽을 관통할 수 있다. 실제로 1996년 7월 프랑스의 세리스(Cerise)위성이 1986년 발사된 아리안(Ariane)로켓의 파편과 충돌해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이 대표적이며, 1983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는 작은 페인트 조각이 유리창에 충돌하여 움푹 파이는 손상을 입었다. 이처럼 작은 우주쓰레기가 큰 파괴력을 가지는 이유는 우주쓰레기와 인공위성 모두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은 시속 29,000km에 달하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지구를 돌고 있다.
  우주선에서 나온 작은 클립이나 볼트 같은 쓰레기 하나로 수백억, 수천억 원이 든 위성이 망가진다는 것을 상상해본다면 우주쓰레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우주쓰레기 문제는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인 만큼 국제적인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주쓰레기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단체로는 ‘국제 우주쓰레기 위원회(Inter-Agency Space Debris Coordination Committee)’가 대표적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 10개국 11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UN도 우주쓰레기의 처리방안과 국제적인 기준, 규제방안을 만들기 위해 UN 주관 하에 ‘우주공간 평화적 이용 위원회(宇宙空間平和利用委員會, Committee on the Peaceful Use of Outer Space, COPUOS)’를 만들어 활동 중이이며, 우리나라도 COPUOS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인류는 반세기 동안의 우주 활동으로 수많은 발견을 했고 업적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우주쓰레기라는 새로운 오염물질을 만들어 냈다. 앞으로도 우주공간을 이용하고 개발하려는 활동은 더욱 활발해 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주쓰레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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