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제역 방역 중인 소 축사의 모습
  지난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구제역은 전국으로 퍼져나가 우리나라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추운 겨울을 뜨겁게 달군 구제역은 도대체 무엇일까?
  구제역(口蹄疫, 영어:foot-and-mouth disease, 학명:Aphtae epizooticae)은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이 감염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은 구제역을 A급 질병(전파력이 빠르고 국제교역상 경제피해가 매우 큰 질병)으로 분류하고 우리나라 제1종 가축 전염병으로 지정하였다. 구제역에 걸린 동물은 입술, 혀, 잇몸, 코, 발굽 사이 등에 수포(물집)가 생기며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식욕이 저하되어 심하게 앓거나 죽게 된다. 가축이 전 재산인 축산농민들에게 구제역은 무시무시한 피해를 안겨준다. 
  이런 구제역은 감염동물이 직접적으로 전파하기도 하고, 감염지역내 사람, 차량, 기구 및 동물 등에 의해 간접적으로 전파되기도 한다. 또 공기의 이동을 통해서도 전파된다. 하지만 아무리 전파경로가 다양하고 전파력이 빠르다고 해도 그동안 우리나라에 발생했던 다른 구제역들과 달리 이번 구제역 파동이 왜 유독 심했을까?
  이번 구제역은 ‘O형’으로 우리나라에 그동안 발생했던 ‘A형’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하다.(구제역에는 7개의 혈청형 A, O, C, Asia1, SAT1, SAT2, SAT3형이 있다. 혈청형은 세균 표층항원에 의해 작성한 특이 항체를 써서 세균의 종을 분류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초동방역조치가 늦어진 것도 원인이다. 구제역이 처음으로 확정된 안동의 한 축사에서 11월 23일에 이미 구제역의심 신고가 들어왔었다. 간이 항체키트 검사결과 음성으로 판정되었지만 28일 다시 구제역이 확진돼 초동방역이 어려웠었다. 경기도의 경우 안동에서 구제역이 신고 되기 10여일 전(11월 17일)에 안동 발생농장의 분뇨를 통해 구제역이 전파됐다. 이 때문에 제대로 방역이 안 돼 전국적으로 확산됐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의 병원성 자체가 낮은 온습도에서 빠르게 전파되는데, 이번 구제역은 유독 추웠던 이번 겨울에 발생돼 전파되는 속도가 빨랐다. 그리고 한파가 지속되어 차단방역에 어려움이 컸던 것이 확산의 또 다른 요인으로 보인다.
  이렇게 전국구로 퍼진 구제역이 우리에게 준 피해는 상당이 컸다. 지하철역이나 버스터미널에서 소독발판을 밟아야 하는 사소한 문제들. 명절인 설날에 이동이 제한·통제돼 고향방문이 어려웠던 점. 그리고 지방의 축제들이 취소되고, 방역을 하면서 구입한 약품 값과 인력비는 물론 축산 농가들에 들어간 보상비 등 금전적인 피해도 상당했다.
  이것만으로도 피해는 충분한데 살 처분에 의한 ‘2차 환경오염’까지 대두되고 있다. 지금까지 살 처분된 감염 가축 수는 330만 마리를 넘어섰고, 가축 매몰지도 전국 4400여 곳에 이르는 실정이다. 살 처분된 가축의 내장이 부패되면서 생긴 가스로 인해 몇몇 곳에서 돼지 사체들이 돌출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침출수로 인해 주변 하천이나 지하수가 오염될 것이라는 주장들이 속출하고 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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