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고생부터 대학생까지 인기를 휩쓸고 있는 드라마가 하나 있다. <후아유 - 학교 2015>. 극 중 주인공인 이은비는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은 채 쌍둥이 언니 고은별의 자리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시청자는 두 사람을 혼동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으로 인식한다. 시청자가 보는 두 사람의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비록 세 글자에 불과하지만, ‘너는 누구냐’라는 제목은 짧고 강렬하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체성의 사전적 정의는 ‘변하지 아니하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성질’이다. 후아유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자신의 특징이 된다. 우리는 여기서 개인의 존재를 구별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외적인 요소가 그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이은비의 주변 사람 모두 그녀를 고은별이라고 불러도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름은 아니다. 두 사람은 쌍둥이이므로 외모 또한 아니다. 머리 모양에 차이를 둬 구별해주는 것도 극 중 장치에 불과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여기서 한 사람의 정체성을 판가름하기 힘들다고 결론을 낼 수 있다.

그러면 반대로 내적인 요소 중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이은비는 사고로 인해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지만, 시청자는 여전히 그녀 자체로 받아들인다. 사소한 습관이나 성향은 어떨까. 극 중에서 자신의 쌍둥이 언니로 살아가는 주인공이 의심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씨체나 편식하던 음식, 기호와 같은 것에 차이가 나면서 그녀는 의심받는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게 정체성이야’ 라고 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같은 음식을 좋아한다 해서 서로의 정체성이 비슷하거나, 같다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하나의 공통점일 뿐이다.

대체 개인의 정체성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후아유를 보는 우리가 이은비와 고은별을 정확하게 구별해낼 수 있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들려주기는 힘들다. 개인의 본질에 대한 성질을 한마디로 정의해서는 안 되며,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쌓은 모든 시간을 통해 완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뻔한 이야기지만 정체성은 곧 나의 본질이므로 각각의 정답이 있을 것이다. 많은 시간과 힘이 들겠지만 자신을 알아가는 데에 그 정도의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이 드라마를 통해 스스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길 바란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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