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아트 : 우리 시대의 예술

과학 기술의 영향은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기계는 인간의 삶에 날개를 달아줘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다. 예술 분야에서도 기술의 발전은 창의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내며 색다른 세계를 열어주고 있다. 과학 기술과 예술의 조합이 혁신적인 콘텐츠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아트센터 나비 관장 노소영 씨의 <디지털 아트>는 기술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예술 콘텐츠의 전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디지털 아트’는 기술과 인간의 관계에 새로운 빛을 던져준다. 로이 애스콧류는 이를 주목하며 과학 기술과 예술의 첨예한 접점에서 인간의 확장된 지각과 감각이 결합된다고 했다. 디지털 아트는 의식에 관한 연구부터 생물체와 우주의 근원에 관한 탐구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른다.
노소영 씨는 <디지털 아트>에서 과학 기술과 예술이 어우러져 참신한 예술 세계의 지평을 열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디지털 아트는 ‘컴퓨터로 만들어진 도무지 알 수 없는 예술’로 여겨져 왔다. 구체적으로 이것의 정체성은 프로그래밍 아트로 설명되곤 하는데 프로그래밍 과정의 논리적 구조와 예술의 접목이 디지털 아트의 특성인 것이다. 이 책은 과학 기술적인 지식에서부터 인문 사회적인 성찰, 문화 예술적 소양 등 우리 시대에 알아야 할 많은 지식을 집약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디지털 아트>에서 과학, 예술, 산업 간 학문적인 융합 그리고 다학제 간 공동 연구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저자 노소영 씨가 공학, 경제학, 교육학, 예술학까지 다양한 학문 경험을 이어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책은 “지식은 나눌수록 커진다”라는 오픈소스적 철학에 기반을 둔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서로 다른 정보와 지식이 한자리에서 만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융합, 통섭의 개념이 도전적으로 실현된 활동을 보여준다. 저자는 다양한 학자, 예술가, 기술자, 기업가 등이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만나고, 미래를 향한 도전적 화두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했다. 인터넷의 영향은 이 모든 경계와 벽들이 허물어져가게 했다. 이런 시대 환경은 ‘디지털 아트’의 출현을 자연스럽게 했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인 ‘디지털 기술’은 사회 전반에 민주화를 촉진시킨다. 디지털 기술은 예술 행위의 민주화와 대중화 경향을 이끄는데 큰 동기가 됐다.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이 사회적 계층을 없애고 장벽을 허물며 예술에 있어서도 고급 예술과 대중 예술의 차이를 벗어버리게 했다. 현대 사회에서 예술의 대중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다. 디지털 아트의 사회적 기능 중 의미심장한 것은 이 장르가 사회의 ‘창의 엔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성별, 인종, 연령, 계급의 차이를 불문하고 예술은 과학 기술과의 만남을 통해 창의적 콘텐츠를 개발하고 새로운 예술 장르를 만들어낼 것이다. ‘디지털 아트’는 대중과 소통을 이끌어내는데 의미를 둔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민주주의적 예술의 지평을 넓히는 큰 동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과학 기술은 좀 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이다. 예술도 끊임없이 변화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물론, 예술가와 과학자 혹은 엔지니어가 소통하면서 협업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서로 다른 언어를 구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과 예술의 소통은 상당히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이 두 영역은 상상력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서로 잘 통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과학과 예술의 발전적인 조합을 위해 우리는 이 둘 간의 매개자가 필요하다. 최근 들어 대학에서 테크노 아트과를 독립시켜 놓은 예도 이런 매개자를 전문적으로 양성하기 위함이다. 향후 과학과 예술의 매개자는 더욱더 필요해질 것이다. 예술 그리고 산업이 이들의 출현으로 협업의 의미를 이끌고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해 낼 것이다. 노소영의 <디지털 아트>는 우리에게 과학기술적인 지식에서부터 인문 사회적인 성찰, 문화 예술적 소양 등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디지털 아트라는 과학 혹은 예술이 우리 삶을 좀 더 민주적이고 행복하게 안내할 것이다. 이 책과 함께 예술, 기술 그리고 산업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창출할 우리의 미래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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