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두 청년이 대학생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뭉쳤다. 그들은 ‘멘토링’이라는 다소 식상해보일 수 있는 아이템을 갖고 회사를 차렸다. 취업과 직무에 관해 고민하는 청년을 돕기 위해 멘토링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막연히 취업하기 위한 스펙을 쌓는 데 지친 청년들은 점차 소셜멘토링 ‘잇다’를 찾기 시작했다. 처음 네이버 블로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던 ‘잇다’는 이제 여러 기관과 협업을 하기에 이르렀다. 또 하루에 약 5,800명이 온라인 멘토링을 받기 위해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있다.

청년과 함께 고민하며 해결해주는 소셜멘토링 ‘잇다’의 대표 조윤진(30) 씨를 지난 5월 26일에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잇다’를 잘 모르는 동덕여대 학생들에게 회사를 소개해주세요
소셜멘토링 ‘잇다’는 ‘멘토링’이라는 아이템을 가지고 크게 세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온라인 멘토링, 대학교와 연결해 대학생과 30-40대 현직자 멘토와 함께할 수 있는 교육 멘토링, 기관이나 정부에 요청해서 그룹과 청년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기획 멘토링으로 나눠져 있죠. 올해 하반기에도 삼성카드와 함께하는 기획 멘토링이 계획돼있어요. 많은 청년이 안정된 직장을 갖고 싶어 하지만, 그 안에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물으면 대답을 잘 못 하더라고요. 이렇듯 멘토링을 통해 청년이 직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어요.

회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제가 학교에 다닐 때 멘토링을 활용한 회사를 차려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도 취업을 준비했던 시절이 있잖아요. 취업 준비하면서 먼저 취업한 선배들을 지켜보니, 잘 사는 사람은 잘 되고 못사는 사람은 잘 안 되는 경우가 꽤 많더라고요. 노력만으로도 원하는 직장을 갖는 게 아니라 어느샌가 ‘돈’이 필수적으로 붙어버리더라고요. 취업의 양극화된 현상을 보며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이 세태를 바꿔보자고 결심했죠. 우리는 취업과 직무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청년과 현직자를 연결하는 창구를 만들어보자 해서 만든 게 소셜멘토링 ‘잇다’예요.

그러나 재학생 때 당장 하자니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도 없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할까 친구와 고민하다 3년 뒤에 만나기로 약속했어요. 전 해외영업 쪽 직무를 해보고 싶었고, 제 친구는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했거든요. 우선 원하는 직무를 하면서 경험도 쌓고, 회사 창립에 관한 밑거름부터 만들자 해서 1,000만 원 딱 모으고 회사를 그만뒀어요. 이후 제가 대표, 친구가 부대표가 돼 회사를 차린 거죠.

대표님의 학창시절은 어땠나요
재밌었어요. 마케팅 동아리 활동도 해보고 다이나믹했죠. 그곳에서 지금의 부대표인 친구를 만났어요.

저는 순수한 대학생일수록 실패를 많이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많이 돌아다녀 봐야 하고요. 몸을 움직여서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어요.

멘토링 과정이 궁금해요
온라인상에서는 멘티가 홈페이지 가입을 한 뒤 원하는 직무, 혹은 관심 있는 직무와 관련된 멘토를 찾아서 질문을 남기면 멘토가 답변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어요. 오프라인상에서는 앞서 말했듯이 교육, 기획 멘토링이 진행되고 있죠. 대학교 취업지원센터와 계약하면 이후 학생들이 저희가 미리 기획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거죠. 주 세 시간씩 이뤄지고 있어요. 반응이 좋더라고요.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우리가 청년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보통 청년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막연하게 스펙을 쌓잖아요. 토익이든 어학연수든 취업에 도움되는 거라면 다 하려고 하죠. 그러나 앞으로 내가 뭘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잘 이어가질 못해요. 목적 없이 스펙을 쌓게 되는 거죠.

이런 면을 봤을 때 저희는 청년 스스로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게 해주는 것 같아요. 저희는 멘티가 만나고 싶어 하는 멘토만을 만나게 해주고, 직접 질의 응답의 시간도 갖게 해주거든요. 멘티가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고 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겠죠. (웃음)

회사 운영에 대한 궁금증도 생깁니다. 수익 창출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온라인 멘토링은 무료죠. 수익 창출은 교육 멘토링과 기획 멘토링에서 이뤄지고 있어요. 교육 멘토링은 대학교 취업지원센터와 같은 기관과 계약을 해서 학생에겐 돈을 받지 않으나 기관에는 돈을 받는 형태로 수익을 내고 있고요. 기획 멘토링도 마찬가지예요.

현재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많이 성장했죠. 저와 제 친구가 처음 시작했을 때는 홈페이지도 없었어요. 처음엔 멘토링 과정이 네이버 블로그로 진행됐죠. 멘티가 네이버 블로그에 들어와서 질문 양식을 내려받은 후 원하는 멘토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을 작성해서 저희한테 메일로 보내주면 저희가 멘토에게 보내고 다시 답변을 받아서 멘티에게 전해주는 식이었어요. 굉장히 복잡하죠? 그런데 이제 홈페이지를 통해 복잡한 절차 없이 간단하고 빠르게 멘티, 멘토가 소통할 수 있고, 또 대기업과 대학교와 일을 하게 됐고, 이용자들도 늘어났으니 엄청나게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잇다’의 앞으로의 방향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세계로 뻗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지금은 우선 한국 청년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하는 거죠. 현재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 중에 외국인도 있어요. 일종의 테스트인 거죠. 지금은 멘토든 멘티든 거의 한국인이잖아요. 영문 버전으로 만들어서 외국인도 멘토링 해주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싶어요. 취업에 관한 고민, 직무에 관한 고민을 안고 있는 건 비단 한국 청년만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죠. 중국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아시아권만 봐도 그렇잖아요. 청년이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는 거죠. 또 현재 350개 직업에 종사하는 멘토들이 있거든요. 멘토의 직업 폭도 더욱 넓히고 싶어요.

미래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동덕여대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주로 우리는 연필을 많이 잡으려고 해요. 토익 공부를 하고, 어학연수를 가서 공부하고, 자격증 따려고 공부하고. 기록으로 남을 수 있는 어떠한 활동을 주로 하려고 하죠. 이게 스펙이 되는 거겠죠. 이런 것들은 자기소개서나 이력서에 한 줄을 추가하기 위한 활동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닐까요? 이제는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작은 활동도 괜찮아요. 발로 뛰면서 경험해보고 실패도 해보고 세상과 직접 부딪혀보세요. 스펙을 쌓는 것도 좋지만, 앞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도전하고 실패하는 게 더욱 낫다고 생각해요. 스펙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지에 대한 기준으로 활동해보세요. 그리고 회사의 도구로 사용되는 사람보다는 ‘너희가 나 놓치면 후회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세요. 선택받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는 청년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이신후 기자 sinoo__@naver.com
사진 ‘잇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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