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은 난소의 기능 저하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분비되지 않으면서 1년 이상 월경이 없는 경우를 일컫는다. 현재 한국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49.7세다. 여성의 평균 수명이 84.6세로 길어진 만큼 폐경은 인생 후반기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폐경이 오면 온몸에 열이 나며 홍조와 땀, 우울, 짜증, 불안, 불면증이 나타나고 질 건조, 요실금과 같은 비뇨기계 질환이 생긴다. 그리고 심혈관질환, 골다공증에 잘 걸린다. 즉 온몸에 이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여성성(性) 상실과 더불어 자녀 독립, 은퇴 등의 변화로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폐경 시기별 신체, 정신건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조기 폐경(40세 이전에 폐경)이 된 사람은 이에 따른 심장병,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훨씬 높다. 여성의 1%만 조기 폐경을 겪지만 그래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여성호르몬제를 먹어야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여성호르몬제는 △에스트로겐 제제 △에스트로겐과 합성 프로게스트론 성분이 함께 든 제제 △에스트로겐과 천연 프로게스트론 성분이 함께 든 제제가 있다. 이 중 에스트로겐과 합성 프로게스트론 성분이 함께 든 제제로 7년 이상 복용할 경우, 유방암의 위험이 커지기도 한다. 하지만 위험도는 1,000명 중 1.8명에게 유방암이 발병하는 수준이므로 극히 드물다. 참고로 일반 여성의 유방암 발병 비율은 1,000명당 1명꼴이다. 호르몬제 복용보다 오히려 가족이나 친척 중에 유방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훨씬 크다. 어머니 또는 자매가 유방암에 걸렸을 경우 발생 위험은 1.5-3배, 어머니와 자매 모두 유방암에 걸렸다면 8-12배로 높아진다.
따라서 단순히 호르몬제를 먹으면 유방암에 걸린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호르몬제 복용으로 폐경으로 인해 생기는 질병을 방지하고 정기 검진을 받아 유방암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수경 혜민병원 과장 여성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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