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구호개발기관으로 종교는 물론 사회, 문화, 성별 등의 차별 없이 일하는 비영리단체다. 월드비전은 100여 개국에서 1억 명의 지구촌 이웃을 위해 일한다. 전 세계 직원은 4만 4천 명, 후원 아동은 300만 명에 이른다.
    우리는 보통 해외 사업을 하는 것이라 알고 있지만, 국내 사업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후원자는 55만 명이며 후원 아동수도 1만여 명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지난 19일, 은평구 월드비전 꿈빛마을에서 홍윤경 팀장(43)을 만났다.

자기소개 먼저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저는 월드비전 꿈빛마을에서 아동복지를 담당하고 있는 홍윤경 팀장입니다. 97년 서울여대 사회사업학과(현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월드비전에 입사해 19년째 일하고 있어요. 성남종합사회복지관 복지사업팀에서 10년을 근무했고, 송파종합사회복지관에서 8년을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이곳 꿈빛마을에 새롭게 오게 되면서 아동복지담당 팀장으로 일하고 있어요.

월드비전 뒤에 붙은 ‘꿈빛마을’은 무엇을 뜻하나요
   꿈빛마을은 월드비전 60주년 기념 사업장으로 특별히 만들어진 곳입니다. 서울에 두 곳이 있는데 하나는 송파구에 만들고 나머지 하나는 은평구에 세웠어요. 서울 내에서 어려운 지역에 기관을 설립하고자 한 거죠. 당시 은평구가 재정 자립도가 서울에서 제일 낮은 곳이었고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비율이 높았어요.

월드비전에 입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예전부터 부모님이 교회에서 봉사를 많이 하셨어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장학금을 전달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거든요. 부모님 덕에 자연스럽게 남을 존중하게 되고 봉사 정신도 생긴 것 같아요. 대학교 전공도 사회복지를 선택했고요. 특히 월드비전은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기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팀장님의 학창시절은 어땠나요
   학생 시절 교내 교외 봉사도 많이 했고 수업이 끝나면 도서관 가서 공부하는 나름대로 성실한 학생이었죠. 거기다 학보사 생활도 1년 정도 했습니다. 그곳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던 것 같아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도 했고 글을 쓰면서 내용을 머릿속에 정리할 수 있는 법을 배웠어요. 직업이 다양하지만, 결국 말하는 것과 글 쓰는 것으로 귀결돼요. 그래서 여러분도 글쓰기를 자주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랑의 도시락 사업이 무엇인지 소개해 주세요
   전국의 11개 곳에서 소외 계층 아동을 위한 도시락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점심 같은 경우는 무상급식으로 해결되기 때문에 저희가 지원하는 건 저녁 도시락이에요. 실제로 은평구에 생계를 위해 맞벌이 하는 부모님이 많고 편부모 가정, 조부모 가정, 위탁 가정이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 있는 아이는 오랫동안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인스턴트로 끼니를 때우고 있어요. 제대로 된 집밥이 아닌 인스턴트 음식을 계속 먹게 되면 성장기 아이들에게 지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상황이 좋지 않은 가정을 주민 센터와 구청에서 추천받아요. 200여 명의 봉사자가 오전에 조리, 포장을 해서 150명에게 전달하게 됩니다. 많은 봉사자의 수고와 후원자의 도움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동 관련 사업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요
   대표적으로 재능을 계발하는 사업이 있어요. 축구동아리, 합창단, 밴드 등 다양한 동아리를 만들어 소외 계층 아동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것을 배울 수 있게 돕는 거죠. 또 어려운 아이는 대게 꿈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꿈이 있어도 열악한 가정환경 탓에 쉽게 꿈을 포기하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아동을 위해 월드비전에 재능기부를 하는 분과 연결해서 직업 체험 활동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변호사가 되고 싶다면 변호사 후원자님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보는 식이죠. 실제로 기성용 선수가 직접 축구교실을 연 적이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양부모 가정이나 형편이 어렵지 않은 가정은 콘서트, 야외활동, 전시회 관람 등 문화생활을 할 수 있잖아요. 소외 계층의 아동은 상대적으로 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어요. 이런 아동을 위해 여러 가지 공연, 교육, 각종 캠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사고방식, 자신감을 키우고 상대적 빈곤을 해소하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보면 돼요. 생활비, 교육비, 의료비를 기본적으로 지원하고 때에 따라 대학교육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교실에서 찾은 희망 캠페인’은 어떤 주제를 담고 있나요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인데 한마디로 ‘내가 소중한 것만큼 남도 소중하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운동입니다. 요즘 학교 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잖아요. 예전에는 신체적인 폭력만 발생했다면, 최근에는 사이버 폭력까지 더해져 피해자가 더욱 고통을 받고 있죠. 월드비전은 이것이 학생이나 교사 혼자 해결 가능한 부분이 아니라고 판단해 학교와 협력해서 캠페인을 추진했어요.
   개인적으로 이 캠페인이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중 하나에요. 학교 폭력이 학교 내에서 쉬쉬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캠페인을 했을 때 많은 교장 선생님이 꺼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셨어요.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플래시몹에 참여하기도 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것 같아요.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분명한 목적과 목표가 중요하므로 아동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제일 먼저 생각하게 돼요.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기 전에 항상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조사하는 편이에요. 아이와 부모의 욕구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어린이 참여율이 높아질 것인가를 고려해요. 한마디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동에게 어떤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합니다.

동덕여대 아이섹과 함께한 ‘ABC 프로젝트’는 무엇인지 소개해주세요
   방학마다 문화예술이나 영어교육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소외 지역 아동에게 다양한 국제적 배움터를 제공해주는 프로젝트입니다. 수업을 듣고 싶어 하는 아이를 신청받아 지역 아동센터와 주변 학교에서 진행했습니다. 동덕여대 아이섹에서 외국인 선생님을 보내줬는데 특별한 기회를 만들어줘서 참여한 아이들도 상당히 만족했어요. 올여름에는 메르스 때문에 진행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대학생과 협력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학생은 어떻게 보면 ‘차세대 리더’라고 할 수 있어요. 배울 준비가 된 시기이고 앞으로의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한해서 어떤 것이든 수용할 기본적인 자질을 갖췄다고 생각해요. 월드비전과 협력해서 실행하는 교육이나 캠프를 보면 그 성과도 많이 나타납니다. 대학생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월드비전은 차세대 리더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좋은 기회가 되는 거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아이가 있다면요
   초기 사회복지사로 있을 땐데 부모님이 이혼해 아버지와 사는 남자아이가 있었어요. 초등학교 1학년, 한창 잘 먹어야 할 나이에 끼니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아이였죠. 거기다 아버지가 아이를 폭행하기도 했어요. 그럴 때면 아이가 집을 나갔는데 어린 친구가 밖에 있으니까 마음 졸이면서 기다리곤 했습니다.
그 아이가 건강히 자랄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결국 어머니한테 연락을 드렸어요. 자녀 넷 중 셋을 데려가 키우고 계셨는데 결국 막내까지 키우게 된 거죠. 아이가 엄마에게 돌아간 뒤 전보다 밝아진 얼굴로 저를 찾아와서 꽃다발을 전해줬어요.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부모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아이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그 꿈을 꼭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팀장님에게 월드비전이란
   지금도 일하고 있는 곳이지만, ‘친정’ 같은 느낌입니다. 졸업하자마자 이 기관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19년 동안 매우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성장했죠. 인생을 알게 된 그런 기관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또 하고 싶은 것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기관이었던 것 같아요. 생각하면 마음이 늘 따뜻한 그런 곳입니다.

끝으로 대학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요새 젊은 친구들은 미리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취업이 잘 될까 아닐까’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이요. 사실 여러분 나이는 취업을 먼저 걱정하기보다는 한참 도전할 나이거든요. 1학년, 4학년 구분 없이 새롭게 시작한다고 해도 하나도 늦지 않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대학생 때 학과 공부만 하는 건 아쉽다고 생각해요. 놀기도 하고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봉사도 하고 정말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경험을 쌓다 보면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가를 알게 돼요. ‘월급이 얼마다’, ‘대기업 가려면 스펙이 어떻게 돼야 해’ 이런 것보다 내가 어떤 것을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건 가만히 있으면 발견되지 않는 것 같아요. 많이 다니시고 많이 배우시고 많이 도전하는 그런 학생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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