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 9시가 되면 집 밖에 있던 가족들이 하나둘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았다. ‘그것’을 보기 위해서라면 약속도 미루고 집으로 ‘귀환’할 정도였다. 바로 지난 1월 16일 인기리에 막을 내린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 때문이다.
<시크릿 가든>은 남자주인공 김주원(현빈 분)과 여자주인공 길라임(하지원 분)의 영혼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로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이다. 드라마가 종영한지 두 달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그 여파는 상당하다.

잘 키운 콘텐츠, 중소기업 하나 역할 거뜬히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나온 책들은 방송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크릿 가든 테마도서’라는 이름으로 판매가 되었다. 배우들이 참여한 OST는 실시간 음악차트 순위를 휩쓸고, 드라마 방영권은 이미 일본을 비롯해 중화권으로 판매됐다. 드라마 한 편으로 얻은 수익만 약 300억 원이라고 한다. 잘 만든 드라마 한 편이 갖는 가치가 중소기업 하나 못지 않다.

▲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
드라마 수출로 높은 부수입을 올린 사례는 <시크릿 가든>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수많은 국내 드라마가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유럽 등지에도 수출되고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드라마를 비롯해 음악,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뽀로로’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벌어들인 수입만 1,200억 원이 넘는, 현재 4∼9세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다. 해외 82개국에 수출된 <뽀롱뽀롱 뽀로로>는 2004년부터 프랑스 TF1에서 방송되어 최고 시청률이 47%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상당하다. 지난달 22일에는 우표까지 나왔을 정도다. 이처럼 한 가지 콘텐츠를 통해 다른 여러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현상을 창구효과(Window Effects)라고 한다.

흥행성공하면 ‘대박’, 실패하면 ‘쪽박’

   문화콘텐츠 산업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주요 관심사가 됐다. 팬덤(Fandom)문화 중 하나인 컨벤션(Convention)은 미국에서 일어난 문화현상으로, 특정 작품의 팬이 주축이 되어 관련 작품의 행사를 진행한다. 또한 작품의 주인공을 초청하는 자리를 갖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행사로는 코믹 콘(Comic Con)을 들 수 있다.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행사로 만화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를 홍보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세계 여러 기업들이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을 사고판다. 미국의 경우 콘텐츠 산업을 주요 2대 산업 중 하나로 꼽는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이미 세계적인 관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문화콘텐츠는 흥행에 성공을 하면 높은 이익을 낼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에는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때문에 콘텐츠 산업의 발전에 정부의 지원이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제2의 문화콘텐츠 강국으로 꼽히는 일본은 콘텐츠 지적재산권과 인재양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상당하다. 정부 차원에서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계획까지 세워놨을 정도다. 캐나다의 경우는 ‘캐나다뉴미디어기금’을 설립하여 콘텐츠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기대만 하지 말고…

  한 기사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가장 만족하는 한국문화콘텐츠가 드라마라고 한다. 게다가 약 1억 명의 중국인이 한국드라마를 본다고 하니 드라마 하나가 갖는 영향력이 무시 못 할 정도다. 21세기 주력사업이라고 할 만큼 우리가 콘텐츠에 갖는 기대치는 크다. 현재 콘텐츠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콘텐츠에 대한 지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2011년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일환으로 제작환경 개선과 공정거래 환경 조성에 관한 방안을 내놓았다. 2011년부터는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 설립과 정책마련을 위한 ‘콘텐츠산업진흥법’도 시행된다. 2013년 세계 5대 콘텐츠 국가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라는 이 정책이 얼마나 합리적인 정책이 될 것인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겠다. 
   ‘Do you Know Dokdo?’라는 광고로 한국이란 이름을 한 번 더 알릴 수 있었다면 문화콘텐츠 산업은 우리나라를 지속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그 어떤 홍보보다 친근하고 알기 쉽게 우리 자신을 소개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문화콘텐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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