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 임운희>

 

먼저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중국어 통역사이자 영어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임운희입니다. 저는 주로 회사에서 외국 바이어와 진행되는 회의나 산업전시회의 ‘동시통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통역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통역하면 제일 먼저 동시통역이 떠오를 거예요. 동시통역은 통역 대상과 통역사의 시간차가 거의 없이 진행되는 방식입니다. 발화된 후 어느 정도 의미를 형성할 때까지 통역사가 기다려야 하므로 약간의 시간차는 생기죠. 순차통역은 화자와 통역사가 교대로 말하며 순서대로 통역합니다. 화자가 발화하고 난 후 이를 집중해서 듣고 있던 통역사가 5분 단위로 시간을 두고 통역을 하는 방식이에요. 수행통역은 통역 대상의 일정에 맞춰서 통역사가 동행하면서 통역을 수행합니다.
 
통역을 맡게 되면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궁금해요
저는 주로 회사에서 통역을 맡고 있어요. 통역이 있을 때는 출근 시간보다 일찍 나가서 통역 관련 자료를 훑어봅니다. 회사 관련자와 먼저 만나 통역해야 할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게 되죠. 외국인 바이어가 오면 양측의 조건과 요구에 따라서 통역을 하는 방식입니다.
 
4개 국어가 가능하신데 언어를 공부하는 팁이 있나요
원래 외국어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 편이었어요. 저만의 방법이 있다면 중영사전, 영일사전 등 한국어를 거치지 않고 공부했습니다. 머릿속으로 영어, 중국어 어순을 그대로 이해하고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언어를 잘하기 위해선 모국어처럼 반응이 바로 나오게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외국인 친구를 통해 실전 외국어를 익히려고 노력했어요. 책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실용적인 대화가 훨씬 도움되기 때문이죠. 책상에서 하는 공부는 20%도 채 되지 않아요. 다양한 사람과 실전 대화를 많이 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좋아하는 언어가 있다면 어느 나라든 가서 부딪혀 보세요.
 
유학이나 교환학생 등 해외 거주 경험이 있으신가요
대학생 시절 잠자는 시간 빼고 영어를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날 배운 것은 꼭 외국인과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죠. 그러다 영어만큼이나 다른 것도 배우고 싶어져서 2학년 때 중국으로 가게 됐어요. 그땐 중국어를 전혀 몰랐던 땐데 열정만 가지고 중국으로 떠난 거죠. 그곳에서 공부하다가 문득 아시아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이때 아니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휴학을 연장하고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중국에서 한자를 익히니까 일본어도 빠르게 습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기서 팁을 드리자면 일본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같고 한문 체계는 중국과 비슷해요. 그러므로 중국어를 먼저 공부하고 일본어를 배우면 훨씬 빠른 습득이 가능합니다.
 
통역할 때 어려운 사항은 무엇인가요
일단 통역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해요. 저 같은 경우는 기계에 대한 사항을 자주 통역하기 때문에 미리 공부를 합니다. 일상 언어가 아니라 생소한 기계용어가 많아서 공부할 때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또 협상을 필요로 하는 관계가 있으면 양측의 입장을 잘 전달하고 풀어주는 중재자의 역할도 만만치 않습니다.
 
통역할 때 문화적 차이를 느낀 경험이 있나요
나라마다 식습관, 종교가 많이 달라요. 미리 통역해야 할 상대의 특성이나 그 나라 문화를 알아두는 것이 필요해요. 회식할 때 한국 사람은 삼겹살과 같은 고기류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고기를 먹지 않는 문화를 가진 나라도 많아요. 이런 것을 미리 파악하고 배려하면 좋은 인상을 주게 됩니다. 또 식사예절도 나라마다 달라서 숙지하고 가는 게 도움이 되죠.
 
꿈을 준비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전공은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언어에 대해 관심을 두고 공부를 계속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굳이 자격증이 필요하다면 중국어능력시험(HSK), 일본어능력시험(JLPT) 등이 좋겠죠. 또 언어와 함께 그 나라의 문화를 공부해 두면 도움이 돼요. 저는 전공은 아니었지만, 중문학과 수업을 들으면서 중국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문화는 영화나 책을 통해서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통역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해주세요
우선 통역사에게 유창한 외국어 실력은 필수입니다. 지금 당장 잘한다고 끝이 아니라 끊임없이 공부해야 해요. 거기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행동과 말투가 필요합니다. 앞에서 말했듯 중재자적 면모를 갖추면 좋을 것 같아요.
통역사를 꿈꾸는 학생뿐만 아니라 좋은 직장을 꿈꾸는 대학생에게 외국어 하나 정도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자신과 맞는 언어가 있기 마련이에요. 여러분 나이에 다양한 경험을 통해 그것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언어는 세계를 이어주는 통로라고 할 수 있어요. 외국어를 함으로써 일을 할 수 있는 영역과 내가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가 무한히 늘어나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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