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에 돈 쓰고 임금은 동결

 

조선 3사의 올해 상반기 적자가 천문학적인 액수를 기록하면서 조직개편, 명예퇴직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이에 노조 측은 “조선사들이 경영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은 잘못이다”라며 노조가 함께 투쟁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현대 조선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상반기 임원 인사에서 25명이 퇴임하고 37명이 상무보로 선임됐다. 경영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 인사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문제는 이러한 고강도 구조조정의 끝이 노동 인력의 감축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또한, 이번 공동파업의 또 다른 원인으로 조선사 대부분이 올해 임금협상에서 동결 의사를 제시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노조는 임금 12만 756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통상임금 1심판결 결과 적용, 성과연봉제 폐지,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 등을 요구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적자의 원인을 해상플랜트 사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분기 국내 조선소 실적을 살펴보면 대우조선해양이 3조 318억 원, 삼성중공업이 1조 5481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대부분 저가로 수주했던 해양플랜트가 공사 기간 지연과 설계 변경으로 인한 예산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현대호텔을 운영하겠다며 2480억 원을 출자했다. 또한, 타 법인에 출자한 금액은 2조 3천억 원에 달하는데, 이중 절반가량인 1조 1260억을 현대자동차에 투자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10년 현대오일뱅크 인수에 2조 6천억 원의 자금을 썼다. 현대중공업은 또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주주들에게 약 2조 원의 현금을 배당했다. 7분기 연속 적자라며 구조조정에 들어갈 때 주주와 임원은 자신의 이익만을 챙긴 것이다.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려는 경영진의 욕심이 계속되는 한 노조의 파업은 불가피한 일이다.
 
조선 3사는 회사의 위기를 이용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정리해고를 하고 있다. 근로권에 따르면 국가는 고용 보장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파업까지 온 상황에 정부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고 있으며 회사와 노조 양측의 팽팽한 입장은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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