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에게도 애착이 필요할까? 만일 그렇다면 성인의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기와 엄마를 생각해 보면 누가 누구를 돌봐야 하며, 관계에서 어떤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아기가 어른이 되면 이 관계는 조금 복잡해진다. 어른이 된 아기는 동시에 누군가의 딸이고, 배우자이며, 직장 동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유연함과 감정을 소통하는 능력이다.
성인의 대인관계는 돌봄을 주고받기도 하고, 책임을 지며 의지하기도 하는 일이다. 이 관계는 자식과 부모 혹은 남편과 아내와 등 특정한 상황에 따라 다양하고 유연하게 발생한다. 이에 각자의 역할에 대한 충돌이 발생하며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자신의 의도와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경청함으로써 적절하게 공동의 목표를 조율하고 타협해 나가게 된다.
만일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원만하게 해내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주위 사람과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키게 되거나 대인관계 자체를 회피하게 될 것이다. 정신의학에서는 대인관계 문제가 지속되면 우울증의 주된 원인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대인관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우울증에 중요한 치료방법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성인단계에서 좋은 관계 혹은 애착을 형성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능력’이다. 그런데 이러한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려면 우선 본인의 감정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감정을 표현하고 상대방을 받아들임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이해가 안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도저히 불가능한 예외의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상대에게는 아마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된다.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면 서로 갈등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내 주변에 이러한 인간관계가 많아진다면, 나는 일상에서 안정감을 느껴 걱정거리가 줄고 활기를 되찾게 될 것이다. 당연히 우울증에 걸릴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부터라도 감정을 두려워하지 말고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주변 사람이 ‘무엇을’ 혹은 ‘어떻게’ 느끼는지에 관심을 가져봐야 한다. 감정에는 죄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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