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부터 제기된 신경숙의 표절문제는 석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신경숙의 소설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이응준의 문제 제기 이후에, 이것은 단순히 표절의 진위여부를 넘어서서 창작과 비평, 문학동네, 문학과 지성사의 문학권력과 문학장의 고질적인 패거리 주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창작과 비평이 신경숙 감싸기를 계속하고 있은 가운데, 문학동네는 제1기 편집위원들의 동반퇴진이라는 고강도 쇄신책을 내놓으며 해결의 접점을 찾고 있고, 여타의 계간지에서는 공청회와 토론회, 심포지엄들을 통해 문학의 본래성을 되찾으려는 시도들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문학장에 일고 있는 표절문제를 접하면서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이 표절문제에서 대학은 안전한가이다. 박사 논문조차 표절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요즘의 상황에서 일부 학부 학생들의 과제 표절은 내용과 그 진위여부, 표절자의 복수성 때문에 더 문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많은 학생이 자신의 과제에 대해 고민하고, 열심히 과제를 제출하고 발표하리라 믿는다. 그러나 2014년 발표된 오은주의 「대학생들 정보윤리 의식과 과제표절 실태분석」 논문에 의하면, 학생들의 설문결과 대학생들의 정보윤리의식 수준은 매우 높으나 응답자의 77%(127명)가 과제표절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믿기 어려운 77%라는 숫자는 대학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회의를 갖게 한다. 응답자들은 인터넷에서 자료를 다운받거나 책이나 인쇄 자료에서 베껴서 제출했다고 했고, 심지어 17% 학생들은 유료사이트에서 리포트를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대학생의 논문표절은 학문을 등한시하고 교수를 기만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서 문제의 핵심은 윤리의식의 부재로 이러한 표절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학생들은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인식하면서도 표절을 하는 것이고, 이것은 교육이나 훈시로 계도 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이러한 문제적 상황에서 표절문제는 학생, 교수, 학교에서는 다각도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본분을 자각하고 충실히 과제를 수행해야 하며, 교수는 과제의 양이 충분했는가,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제출하게 했는가, 또는 피드백 없이 과제 제출에만 치중한 것이 아닌가라는 고민이 함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학교 측에서도 논문표절 검색 프로그램을 학부 학생들에게까지 적용하여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표절의 문제는 앞으로 시대착오적인, 좀 진부한 주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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