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회화과에 재학 중인 강모 씨(23)는 지난 여름방학부터 스터디를 시작했다. 회화, 문예창작, 사회복지라는 다양한 전공의 학생이 모여 공부한다. 대학을 다니다 보면 교양 빼고는 전공 외의 지식을 접하기가 어렵다는 게 ‘전공 지식 교류 스터디’를 만든 이유였다. 한번 배운 내용은 학년이 오를수록 내용이 심화돼 다시 배우기도 하지만, 복습하지 않으면 잊히기 마련이다. 그들은 서로 자신의 전공을 가르쳐주며 스스로 복습하는 시간을 갖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덧붙여 강 씨는 “전공에 대해 제일 잘 아는 사람이 자신이니까 전공에 대한 자긍심도 생긴다. 스터디를 하면서 친구 사이도 돈독해지는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요즘 대한민국 젊은 층 사이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스터디다. 스터디란 강 씨처럼 여럿이 모여 함께 공부하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주 1-2회 이상 오프라인으로 만나 취업, 어학 공부를 위한 형태가 대표적이며, 취미나 교양을 위한 스터디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또한, 지식뿐만 아니라 인맥을 쌓을 방법으로 떠오르며 20·30세대에서 스터디는 하나의 ‘스펙’으로 자리 잡았다. 거기에 중·고등학생이 입시 준비를 위해 스터디를 형성하면서 점차 연령층이 어려지고 있으며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변화하는 스터디 형태
   이모 씨(22)는 1년간의 휴학을 마친 뒤 복학해 스터디를 알아보고 있다. 지방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그녀에게 오프라인 스터디는 무리였다. 학교 내에서 직접 팀을 꾸리기 위해 동기를 수소문을 해봤으나 대다수는 군대에 가 있거나 휴학을 연장한 상태였다. 또한, 공부할 장소를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니고 있는 학교에 빈 강의실 대여 시스템이 있지만, 이용할 때마다 시설물 사용 신청서를 작성하는 절차가 복잡했다. 고민 끝에 이 씨는 온라인과 스마트폰을 통한 스터디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스터디는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모여서 미리 약속한 분량의 공부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일반적으로 오프라인으로 만남을 잡는 형태이나,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한 스터디와 이른바 ‘카톡 스터디’가 늘고 있다. 같은 목표를 지닌 사람을 온라인으로 모집해 대화창을 개설하고 사진인증을 통해 공부량을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물리적, 공간적 제약이 없어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오프라인 모임 시 발생하는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직접 얼굴을 보고 확인하는 형식이 아니므로 강제성은 떨어진다. 따라서 본인의 의지가 약하면 스터디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이색 스터디 공간
   대학생은 도서관이나 자습실 외에는 공부할 곳이 마땅치 않아 골머리를 앓는다. 도서관이 꽉 차기라도 하는 날이면 우리는 카페로 향할 수밖에 없다. 일반 카페에서는 음료 한 잔을 시켜놓고 오래 앉아있기도 불편하다.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는 스터디 문화에 맞춰서 이를 위한 공간도 늘어났다. 종로구 학원가에 있는 이 카페는 1인당 한 시간에 1,500원이라는 금액에 각종 스터디 룸, 세미나 룸을 대여할 수 있다. 또한, 음료를 시키고 착석하면 시간당 요금을 따로 내지 않고 마감 시간까지 이용 가능하다. 커피 한 잔 값에 공간 이용료를 약간 더해 장시간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두 개의 층으로 넓게 자리 잡고 있는 이곳은 스터디 룸과 카페, 그리고 한쪽에는 책으로 이뤄졌다. 옥상공간도 마련돼 있어 공부에 지치면 휴식하기도 편하다.

   편입 준비생 송모 씨(21)는 수동적으로 공부하는 자신을 위해 스터디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세 번, 많으면 다섯 번까지 모임을 한다는 그녀는 어학원 수업이 끝나면 같은 건물에 위치한 이 카페를 자주 이용한다. 송 씨는 “팀원이 모이면 세미나 룸을 빌려 공부를 하고 모임이 없는 날은 혼자 오기도 한다. 일반 카페에서 1-2시간 하는 공부를 이곳에서는 도서관처럼 오랫동안 할 수 있어서 즐겨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스터디 카페는 이름처럼 음료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공부나 소모임까지 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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