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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을 깨고 소통하는 음악을 추구합니다”
2015년 09월 22일 (화) 16:36:37 최예리 기자 sharply_choi@naver.com
   
 


   문화예술협동조합 톡톡클래식은 올해 2월 동덕여대 피아노과를 졸업한 5인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이다. 이사장 박현지, 부이사장 이다정, 감사 이혜인, 이사 김예리, 양지선 씨 총 다섯 명으로 이뤄졌다. 두드리고 소통하는 클래식이라는 모토 아래 2월 24일 정식 출범했으며, 3월 법인사업자 등록을 완료했다. 이들은 문화 소외계층의 문화 활동을 도와 문화공동체를 실현하고, 문화예술인의 안정적 활동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공연기획, 위탁공연, 컨설팅, 사회적 나눔 사업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개인 활동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협동조합은 그 자체로 희소성이 있으며, 갓 대학을 졸업한 청년의 창립 사례는 보기 드물다. 톡톡클래식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15일, 이사장 박현지(23) 씨와 부이사장 이다정(23) 씨를 만났다.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박현지(이하 현지) : 안녕하세요, 저는 톡톡클래식에서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현지입니다. 동덕여대 피아노과 11학번으로 올해 2월에 졸업했어요. 지금은 단국대 음악대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이다정(이하 다정) : 저는 톡톡클래식에서 부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이다정입니다. 저도 11학번으로 올해 2월 졸업했고 지금은 석사과정 준비하면서 정보통계학과 조교로 일하고 있습니다.

톡톡클래식은 무슨 일을 하나요
   현지 :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자면 연예계에 대형 기획사가 있듯 클래식계에도 그런 기획사가 있어요. 현존하는 대형 클래식 기획사들이 하는 일과 비슷한데 톡톡클래식은 규모만 작은 거죠. 크게 위탁과 기획으로 나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먼저 위탁은 고객이 의뢰하면 홀 대관부터 팸플릿과 티켓팅까지 담당합니다. 기획쪽으로는 저희가 기획자인 동시에 연주자가 돼서 공연을 총괄한다고 보면 됩니다.
   다정 : 저희는 보통 전반적인 기획을 다 맡지 않고 인쇄물만 제작하거나 티켓 디자인을 하는 등 작은 부분을 주로 의뢰받고 있어요. 아무래도 홀 대관 같은 경우는 금액이 크게 올라가니까요. 팸플릿이나 포스터를 의뢰받으면 저희랑 전속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을 맡기고 인쇄업체에 넘기는 일을 합니다.

톡톡클래식의 뜻이 궁금해요
   현지 : ‘톡’이라는 말은 영어로 ‘Tok(두드리다)과 ‘Talk(말하고 소통하다)’이라는 두 가지 뜻을 담고 있어요. 말 그대로 ‘두드리고 소통한다’라는 모토로 만들었어요. 클래식하면 많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 장벽을 깨보고자 지은 이름입니다. 
   다정 : 또 대형 기획사는 대부분 전문성을 띄다 보니 아무래도 경험이 적은 연주자는 접근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요. 흔히 말하는 고학력의 연주자만 대형 기획사에 공연을 맡기는 것이 가능하고, 어느 정도 레벨이 되지 않으면 대형 기획사에서 거절해요. 그런 연주자를 위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획사를 만들어보고자 했어요.

협동조합을 만든 이유와 그 계기는 무엇인가요
   현지 : 자발적이기도 했지만, 외부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어요. 졸업을 한 달 앞두고 저희 과 교수님이 어느 협동조합의 대표를 초청해 특강을 열어 주셨어요. 그 특강을 듣고 나서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모인 것이 지금 5명입니다.
   다정 : 저희가 음악 전공이기 때문에 갈 수 있는 길이 한정적이에요. 물론 동덕여대도 좋지만, 서울대를 이길 수 있는 위치는 아니라서 연주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학원에서 일하는 것도 박봉이고,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뭘 해야 할지 막막했었죠. 
   현지 : 저희 다섯 명은 연주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현실적인 조건과 음악에 대한 꿈을 접목할 수 있는 것이 뭘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러다가 협동조합을 통해 무대에 설 수도 있고 위탁 받으면 수입도 발생해서 아르바이트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만들게 됐어요. 

협동조합을 만드는 과정은 어땠는지
   다정 : 다른 협동조합은 설립 과정에서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해요. 법적인 절차가 복잡하고 비전문가가 준비하기엔 서류가 너무 많기 때문이에요. 정관도 써야 각종 관공서에 가서 공증도 받고 복잡한 절차가 많죠.
   현지 : 정관이라는 것은 회사의 규약 같은 건데 제1조부터 몇백 개의 사항을 써야 하는 것을 말해요. 처음에 자본금이 없는 상태라서 저희는 컨설턴트를 고용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준비하게 됐어요.
   다정 : 우선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다섯 명의 인적 사항부터 등기, 정관까지 서류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게 준비된 서류를 바로 제출하는 게 아니라 공증사무소에 들러서 날인도 받아야 하거든요. 이걸 준비하는 게 3주 정도 걸렸는데 그동안 하루도 제대로 잠을 잔 적이 없었죠. 그때 아마 몇 년 쓸 컴퓨터를 다 만지지 않았나 싶어요.

갈등이 있었던 적은 없는지
   다정 : 일의 분배가 공평하지 않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일에 대한 대가는 얼마고, 저 일은 얼마일까?’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싸우는 일이 많아졌어요. 
   현지 : 일이 공평하게 분배가 되지 않으니까 서로 힘들다고 느끼는 거죠. 세상 모든 힘든 것은 제가 다 지고 있는 거 같고요. 그래서 저희는 멀리 가야 할 일이 생기면 집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는 거로 합의를 봤습니다. 한번 크게 싸우고 나서는 아예 솔직하게 얘기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규모를 키우자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서 일을 배분하기 시작했죠. 팀을 나눠서 인쇄 관련 팀, 대관팀 등 팀을 나눠서 하니까 해결이 되더라고요.

기억에 남는 공연이나 기획은 무엇인가요
   현지 : 학부 시절 서울도시철도에서 달려라 피아노 시리즈 공문을 받고 엄동설한에 손이 언 채로 연주를 했었어요. 그리고 조합을 만들고 나서 어떤 사업을 해볼까 하다가 지하철에서 연주하던 게 생각났어요. 그때 철도 관계자분의 명함을 받았는데 그분에게 연락을 드렸죠. 마침 도시철도 측에서도 음악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던 거예요. 연주를 녹음해서 보내면 방송에서 틀어주고 따로 광고를 해주겠다고 제안하셨죠. 
   다정 : 기억에 남는 기획은 사업자 등록을 하고 처음으로 기획한 공연이 있어요. 실은 조합을 빨리 만들게 된 이유도 그 공연 때문입니다. 동덕여대 피아노과 ‘DDUP’의 정기연주인데 저희가 직접 대관 계약서를 쓰고 무대 감독님을 만나서 설치작업도 했죠. 또 후배와 함께 연주할 수 있어서 더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학교 다닐 땐 어떤 학생이었나요
   현지 : 저는 엄청 적극적인 학생이었어요. 학교 행사 다 참여하고 온갖 연주 오디션에 다 나가고 모든 것을 다해보자 주의였어요. 피아노과 학생회장도 했고 과대도 하면서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모두 해보지 않았나 싶어요.
   다정 : 저는 실기를 제외한 활동에 소극적이었어요. 성격이아니라 실기할 것만 하고 수업만 듣고 학교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어요. 저는 오히려 졸업 후에 여러 가지 활동을 찾아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은
   현지 : 유럽의 사례를 보면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음악회 보러가는 게 자연스러운데 우리나라는 약간 사치 부린다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 편견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해 보고자 대중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중입니다. 또 지금 기획하고 있는 일은 각 대학 작곡과 학생의 작품을 받아서 또 다른 청년이 연주하게끔 하는 거예요. 대학생이 기획하고 연주하는 게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정 : 그리고 형태가 협동조합이다 보니까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있어야 해요. 저희는 건국대병원에서 환우를 위한 연주를 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봉사를 하면서 대중에게 클래식을 쉽게 알릴 방법을 더 찾고 싶습니다. 또한, 조합의 규모를 키우면서 후배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싶어요.

톡톡클래식은 어떤 음악을 추구하는지
   다정 : 고전적인 클래식도 좋지만, 대중이 쉽게 관심 가질 수 있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현지 : 우리만 좋은 음악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좋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연주자는 항상 열심히 연주하지만, 관객 중에는 자고 가는 분도 많거든요. 그러려면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야 하니까 정통만을 고집하기보단 신선한 공연을 기획해야겠죠.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다정 : 제가 소극적인 학생이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나서서 하지 않으면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뭐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특강을 듣거나 학교 행사에 참여하게 되면 항상 기회가 오는 것 같아요. 피아노과 후배들은 실기만 하는 획일화된 생각을 하지 말았으면 해요.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현지 : 학교에 다니는 4년 동안 학교 내에서 알차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기다렸다가 시험 보고 공부만 하기에는 아깝고 좋은 것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학교에서도 많은 걸 찾아서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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