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한복 페스티벌’이 열렸다. 또한, 한복진흥센터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청와대 사랑채 1층에서 한복 특별전을 열기도 했다. 단체뿐만 아니라 국민이 자발적으로 한복을 입고 우리나라를 알리는 사례도 늘었다. 이처럼 한복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 우리는 한복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나라 전통복의 역사는 신석기 시대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그 시대에는 바늘이나 실을 잣던 도구(가락바퀴)들을 통해 우리가 옷을 지어 입었다는 것을 확인만 할 뿐, 이것이 한복의 시초라고 바라볼 수는 없다. 의복의 종류나 구체적인 형태를 입증할 수 있는 직접적인 자료가 아직 출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구려 시대의 왕과 귀족 무덤 속 벽화에서 한복의 직접적인 흔적을 발견했기에 삼국시대부터 그 역사가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다. 고분벽화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 민족은 저고리, 바지, 치마 등을 주로 입었다. 여기에 관모를 쓸 때도 있었다. 이렇게 의복을 갖추는 동시에, 옷 위에 두루마기를 더함으로써 겨울이 긴 나라답게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민족의 지혜도 보여줬다. 우리나라는 삼한사온(三寒四溫)이 계속되는 기후와 북방 유목민 계통의 문화 요소가 결합해 있어 속옷부터 겉옷인 두루마기에 이르기까지 몸을 싸는 의복 형식이었다.

이후 중국과 교류가 잦아지면서 중국 복식의 영향을 받아 좌임(左袵)이었던 것이 저고리의 오른쪽으로 섶을 덮는 우임(右衽) 양식으로 변하고 소매도 넓어지는 등 한복의 맵시가 변하며 지금의 한복과 같은 모양으로 변했다.

시대에 따라 한복의 모습이 크게 바뀌었을 것으로 예상하겠지만, 뜻밖에도 한복은 저고리 길이, 소매통 넓이, 치마폭이 약간씩 달라질 뿐, 큰 변화는 없었다. 우리 민족의 얼을 담은 한복은 시대에 따른 변화를 겪었음에도 둥글고, 단아하고 조용한 한국의 미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한편, 한국전통한복문화원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우리 민족은 흰옷을 즐겨 입었다고 한다. 비록 왕실, 귀족 계급은 색이 많고 무늬가 화려한 중국의 비단을 사용해 관복으로 만들어 입었으나 민중의 대다수는 항상 흰옷을 입었다. 13세기 말엽으로부터 약 1백 년 동안 왕실, 특권층 일부만이 몽고의 정치적 압력 아래에 그 나라의 의복을 모방했지만, 역시나 백성 대다수인 농민, 상인, 어민 등은 흰옷을 입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은 흰옷을 즐겨 입어 ‘백의민족’이라는 말이 생겼다.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그 이유를 서술하고 있다. 백색은 태양을 상징하는데 우리 민족이 태양 숭배 사상이 강해 이를 표상하는 의미로 흰빛을 신성시하고 백의를 주로 입었다는 것이다. 또 그 당시에는 염색 기술이 아직 발전하지 않아 옷감을 짠 그대로 입어 전통으로 굳어졌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다 우리나라 민족의 의복은 서기 14세기경에 문익점이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들여와 재배함으로써 큰 발전을 이루게 됐다. 무명에 솜을 넣은 옷을 입게 된 것이다.

삼국시대부터 역사를 이어온 우리나라 민족의 옷, 한복은 조선 말 개화기에 양복·양장의 등장으로 이에 대한 인식이 점차 사라지고 만다. 비록 오늘날에는 활동하기 편리한 양복으로 대체됐지만, 전통한복과 생활한복에 남아있는 얼이 그의 멋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신후 기자 sinoo_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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