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무한도전>의 멤버 유재석과 하하는 ‘배달의 무도’ 프로젝트로 일본 우토로 마을과 하시마섬을 다녀왔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 동포가 머물렀던 곳이며 강제노역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멤버들의 활약으로 우리 사회에 역사를 다시 바로잡고 똑바로 알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같은 날 우리 대학 홈페이지에는 총장 담화문이 공지로 게재됐다가 사라졌다(그 이유를 묻자 오·탈자를 바로잡기 위함이었다는 학교 측의 답변이 돌아왔다). 지난 14일에 홈페이지에 다시 게재된 담화문의 내용은 ‘동덕인성교육’에 대한 것이 주를 이뤘다. 최근 동덕인성교육의 문제점이 제기되자 총장이 직접 이에 대한 대응을 한 것이다.

총장은 “불만을 품은 일부 구성원들이 왜곡된 사실들을 계속해서 외부 언론에 제보함으로써 교내 혼란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개탄스러운 것은 이 학교의 설립자이신 춘강 조동식 선생님을 매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라며 춘강 조동식 박사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담화문을 접한 학생들은 학교에 더욱 실망했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춘강 조동식 박사의 친일 행위를 인정하긴 하나 학교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오히려 그를 옹호하는 듯한 내용 때문이었다.

동덕인성교육은 춘강 조동식 박사의 친일 행위를 합리화하는 듯한 내용으로 신입생을 교육해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15학번 새내기들은 이러한 내용을 인성교육이라는 명목 아래에서 배워야 하는지 의문이 들어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일제 말엽, 그 폭정의 시기를 거쳐 온 이 땅의 거의 모든 학교 경영자들이 오늘날 친일파라는 낙인이 찍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라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듯한 답변이었다.

학교 측의 주장대로 학생과 학교의 역사관이 달라 논란이 일어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학교 당국은 서로 다른 역사관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자신들의 역사관을 15학번 학생에게 가르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담화문은 “다시는 이런 소동을 일으켜 대학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없기를 당부합니다”라는 문장으로 끝맺고 있다. 총장은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 절대 아니라고는 했지만, 이 한 문장으로 학생이 제기한 문제는 한낱 ‘소동’에 지나지 않게 됐다.

학보사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측은 앞으로 총학생회를 통해 학생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학생들은 올해 학교에서 일어난 일들로 무수히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학교는 학생의 의견을 속히 수용하고 문제의 본질 또한 직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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