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는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판정돼 보는 이들에게 과거의 인류 활동을 상기시킬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이다. 누구나 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본 유물을 박물관에서 직접 보면서 신기해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책으로만 익히는 것이 아닌 몸소 찾아간 장소에서 마주한 문화재는 기억에 더욱 오래 남기 마련이다. 이렇듯 지난 역사를 체험하고 선조들의 지혜를 되새기게 하는 문화재는 자국민이 쉽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박물관은 초·중·고등학교에서 소풍을 가거나 과제를 수행하는 장소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국립 박물관은 입장료가 무료이기 때문에 단체 관람 후 개인이 다시 찾아가기 부담스럽지 않다. 그러나 만약 박물관 입장료가 인상된다면 많은 학생을 통솔하는 학교가 이전만큼의 방문 계획을 보일지 의문이다.

경복궁은 성인 기준 3,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하루 입장객만 15만 명인 이곳은 역사적 지식을 알고 싶을 때가 아니더라도 찾는 사람이 많다. 연인끼리 추억을 남기고 싶거나, 가족과 산책하기 위해 찾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한복을 입어 무료 방문하는 사람도 많이 보인다. 관광객은 한복을 입은 이들과 같이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기기도 한다. 관람 혜택을 통해 자국민과 외국인이 문화재 안에서 자연스럽게 소통할 기회도 제공되는 셈이다. 높지 않은 가격 덕분에 고궁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쉽게 찾을 수 있는 문화유산이 됐다.

입장료 인상을 반대하는 목소리에는 관람료가 어디에 쓰이는지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점도 포함돼 있다. 단순히 인상할 금액만 내세울 게 아니라 복구, 관리 등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느 정도의 돈이 사용될 계획인지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우선이다.

입장료를 인상한다면 관람 예절이 좀 더 나아지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관람 금액을 높여 훼손의 위험을 방지하고, 복원을 잘하는 것만이 문화재를 대하는 우리의 올바른 태도일까? 자주 접하면서 우리의 것에 애정을 가질 기회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묻고 싶다. 관람객의 발걸음이 줄어드는 문화재는 그저 ‘보기 좋은 떡’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문아영 수습기자 dkdud4729@naver.com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