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이하 피케이)는 발리우드 열풍을 몰았던 ‘세 얼간이’의 라지쿠마르 히라니 감독의 신작이다. 코믹한 제목과 달리 종교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비판을 담은 영화로서 인도 역대 최고 흥행작에 이름을 올렸다. 지구를 탐사하러 온 외계인(아미르 칸)이 벌거벗은 몸으로 배회하다 목에 걸고 있던 우주선 리모컨을 도둑맞고, 이를 찾으러 다니면서 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이야기다.

영화 속 신의 존재
지은 : 나는 영화를 보기 전 외계인이 주인공인데 왜 종교 이야기가 나오는지 궁금했어. 첫 장면부터 그 이유를 알 수 있는데, 피케이가 지구에 착륙하자마자 우주선 리모컨을 도둑맞았기 때문이야. 집으로 돌아갈 방법이 사라진 그가 리모컨을 찾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신을 만나는 것이었지. 왜냐하면, 도움을 청하는 그에게 모두가 신에게 부탁하라는 말을 해줬거든. 여기서 신만이 인간을 구원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믿고 있는 우리를 확실히 보여주지 않았나 싶어. 또한, 신을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묻는 피케이에게 대부분 사람이 얼버무리는 장면이 나와. 이를 통해서 이들이 종교를 수동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피케이의 엉뚱한 질문 덕에 알 수 있는 숨겨진 사실이지.


아영 : 나도 그렇게 생각해. 피케이가 종교 문화를 처음 접한 외계인으로 나오면서 사소한 것까지 의문을 갖는 모습을 보이거든. 기도해도 신이 부탁을 들어주지 않아 괴로워하는 그를 통해 의심 없이 신을 믿는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갖는 계기가 됐어. 여주인공 자구가 기자임에도 불구하고 종교의 문제점을 다루는데 있어서는 제재를 받는 모습을 통해 종교란 그만큼 민감한 주제라는 것도 알 수 있었지.


혜수 : 나는 사제가 노인에게 병든 아내를 치료 하려면, 멀리 떨어진 곳에 가서 기도를 올리라고 한 장면에서 모순을 발견할 수 있었어.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인데 곁을 떠나라고 하는 게 말이 안 되잖아. 이해할 수 없는 사제의 말에 순응하는 분위기를 깨버린 것은 피케이의 한 마디였어. 기도해도 변함없는 상황은 우리가 ‘잘못된 번호’로 전화를 걸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말했지. 그제야 사원 안의 신도들은 사제가 한 말이 진정으로 신이 전한 말인지 의문을 품게 돼.

색다르게 본 종교
아영 : 인도는 힌두교, 이슬람교, 시크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나라라서 신에 대해 함부로 다룰 수 없어.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인도 역대 흥행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에 놀랐지. 흥행한 이유로는 사제의 탐욕과 부조리함을 재치 있게 고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부패한 종교에 대해 침묵하고 있던 인도인의 불만이 영화의 흥행으로 나타난 것은 아닐까? 다만 민감한 문제이기에 확실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워. 영화의 의미를 끊임없이 생각하지 않으면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는지 관객이 알아채지 못할 것 같아.


지은 : 맞아. 영화는 누가, 무엇이 잘못됐는지 정확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어. 하지만 신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다가가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신에 대한 부정으로 보일 수 있다는 걸 고려한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해. 그런 점에서 <피케이> 감독이 앞으로 만들 영화가 기대돼. 논란이 될만한 주제라도 중도를 지켜 훌륭한 영화를 만들 것 같거든.


혜수 : 나도 기대가 돼. 영화는 종교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가 한 번쯤 생각해 봤을 아주 근원적인 질문을 잘 풀었다고 생각하거든. 인간이 불안감에 휩싸여 원하는 답을 얻고자 자신들이 만든 신을 믿는다는 것을 알게 됐어. 그리고 사실 129분 동안 영화를 본다는 것은 쉽지 않은데, 발리우드 영화 특유의 뮤지컬적인 연출과 유치한 슬랩스틱 코미디가 두드러진 탓에 보는 내내 유쾌했던 것 같아.

문아영 수습기자 dkdud4729@naver.com
신혜수 수습기자 shs9606042@naver.com
이지은 수습기자 unmeth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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