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는 9월, 경복궁에는 많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모여들었다. 그 속에서도 특히 우리나라 고유의 멋이 담긴 한복을 입은 사람이 눈에 띄었다. 사실 한복은 우리나라 전통복이지만, 이제는 특별한 날에만 입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들이 오늘 한복을 입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해봤다.

먼저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환한 미소로 관광객과 사진을 찍어주는 최 씨(18)에게 인터뷰를 부탁했다. 분홍 빛깔의 한복을 입은 단아한 모습의 그녀는 흔쾌히 응해줬다.

전통한복과 개량한복 중 무엇을 더 선호하나요
굳이 꼽자면 전통한복이 전통적인 미가 더 엿보여서 좋아요. 그렇다고 개량한복을 싫어하진 않아요. 얼마 전에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생활한복을 샀거든요. 데이트하거나 편하게 활동하고 싶을 때 입습니다.
저는 현재 한복 서포터즈 활동을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를 찾아온 관광객에게 홍보도 할 수 있고, 입고 싶은 한복을 마음껏 입을 수 있어 지원했죠. 요즘 SNS에서 유럽여행 중 한복을 입은 사람의 사진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나중에 저도 도전하고 싶어요.

연신 셔터를 눌러가며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다. 박 씨(13)와 지 씨(14)는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차분한 목소리로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을 들려줬다.

평소에도 한복을 입고 다닐 때가 있나요
박 : 특별한 날 아니면 잘 입지 않죠. 오늘은 친구와 도전해 본 거예요.
지 :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입는다면 평소에도 잘 입을 수 있는 개량한복을 더 선호하는 편이에요. 전통한복은 속치마 때문에 불편하더라고요.
박 : 저는 전통한복이 더 좋아요. 개량한복이 따라갈 수 없는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해요.

한복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박 : 어렸을 때부터 주위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한복을 입는 날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지 : 비슷한 생각이에요. 평상시에 입고 다닐 때 좋은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거든요. 간혹 명절이 아닌 날에 한복을 입고 거리를 다니는 게 튀어 보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한 유학생 친구와 함께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던 안 씨(21)와 진 씨(21)도 있었다. 단아한 한복과 화려한 무늬의 한복을 입은 이들은 연신 미소를 띠며 대답을 이어갔다.

좋아하는 한복 스타일은 무엇인가요
안 : 다른 옷을 입을 때도 깔끔한 스타일을 좋아해요. 그래서 예전 한복에서 보기 힘든 무늬로 포인트를 준 개량한복은 부담스럽더라고요. 전통한복에서도 원색으로 만들어진 한복이 단아한 멋이 있다고 생각해요.
진 : 저는 반대로 독특한 무늬와 다양한 색으로 이루어진 한복이 좋아요. 지금 입고 있는 한복의 치마도 3겹으로 만들어진 화려한 디자인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치마 길이가 짧아서 활동하기 편한 개량한복을 더 선호해요.

한복을 자주 입고 다니는 편인가요
진 : 한복은 오늘 처음 입어봤어요. (웃음)
안 : 국악을 전공하고 있어서 공연할 때는 한복을 입어요. 그렇지만 평소에 입고 다닌 적은 없어요.
진 : 확실히 궁궐이 한복을 입고 다니기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경복궁 올 때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많은 시선을 받아 어색하더라고요. 아무도 한복을 안 입고 다니다 보니 호기심 어린 눈길을 주는 사람이 많았어요.
안 : 개인적으로 한글날 같은 공휴일에 한복을 입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된다면 색다른 장소에 가도 잘 어울리겠죠?


 글 문아영 수습기자 dkdud4729@naver.com
사진 최예리 기자 sharply_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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