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P 검사 기준표에 적합한 곳 거의 없어

 본교 시설 중 변기(200RLU)보다 더러운 곳이 18곳, 쓰레기통(1,800RLU)보다 더러운 곳이 7곳인 것으로 드러났다. 학보사에서 지난 12일부터 양일간에 거쳐 ATP 측정기를 통해 학내 시설의 위생 상태를 조사했다. ATP 측정기는 생물학적 오염 정도를 측정하는 기기로, ATP 수치(단위: RLU)가 높을수록 미생물의 숫자 또는 잔유물 등이 많아 세균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뜻이다.
본지는 교내 시설 중 학우들이 많이 이용하는 20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점검했다. 대학원 건물에서는 △1층 휴게실 2곳 △310호 의자 3곳 △엘리베이터 버튼 2곳 △정수기 2곳 총 9곳에서, 인문관에서는 △책상 3곳 △의자 3곳 △화장실 수도꼭지 손잡이 △커튼 △창틀 △컴퓨터 실습실 2곳 총 11곳에서 진행했다.

교내 20곳 오염도 결과는
 조사 결과, 화장실 수도꼭지 손잡이가 5,691RLU의 수치를 보여 20곳 중 가장 더러운 곳으로 꼽혔다. 쓰레기통의 ATP 수치와 비교하면 약 3배나 많은 세균에 오염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어 정수기에 물 나오는 부분이 4,949RLU로 2위를 차지했다. 다행히도 물은 9RLU로 식수는 100RLU 이하여야 하는 기준을 통과했지만 물이 나오는 꼭지는 다소 청결하지 못한 수치를 보였다. 그다음으로는 대학원 310호의 천 의자가 높은 ATP 수치를 보였다. 총 3개의 의자를 검사한 결과 각각 2,791RLU, 2,569RLU, 2,107RLU로 나와 평균 2,489RLU를 보였다. 변기보다 무려 12배 이상의 세균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9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이라 세균에 노출되는 학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대학원 1층 휴게실에 있는 작은 테이블의 오염도가 2,270RLU로 나타났다. 많은 학생이 식사하는 공간이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보통 수저, 식판, 접시, 그릇 등 먹을 것과 관련되는 항목에서는 최대 300RLU까지가 ATP 검사 기준표에서 ‘적합’으로 통과될 수 있다. 대학원 휴게실 중앙에 위치한 긴 테이블 역시 350RLU로 ‘주의’에 속하지만 작은 테이블보다는 훨씬 청결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책걸상 또한 조사했다. 그 결과, 책상의 평균수치가 의자보다 약 3배 정도 많은 세균을 보유하고 있었다. 책상은 2,636RLU, 1,251RLU, 999RLU로 평균 1629RLU를 보였고, 의자는 646RLU, 520RLU, 368RLU로 평균 511RLU를 보였다. 같은 항목끼리 최대 2.6배의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강의실 앞, 중간, 뒤에 위치한 책걸상을 조사했기 때문이다. 중간에 위치한 책걸상이 가장 많은 세균에 노출돼있었으며 그다음으로는 맨 뒤, 그리고 앞에 위치한 책걸상이 가장 깨끗했다.
 그리고 먼지가 쌓여 육안으로 더러워 보이는 커튼과 창틀도 검사를 진행했다. 커튼은 420RLU, 창틀은 492RLU로 비록 기준치는 넘었지만 다른 항목에 비해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 학우가 많이 사용할 것 같은 엘리베이터 버튼은 바깥쪽 265RLU, 안쪽 159RLU의 수치가 나왔다.
 마지막으로 컴퓨터학과 실습실의 키보드와 마우스의 청결도를 알아봤다. 키보드는 701RLU, 마우스는 456RLU가 나와 ‘주의’ 혹은 ‘부적합’으로 판정이 났다.
 수치상으로 쓰레기통(1,800RLU)보다 더러운 곳은 인문관 3층 화장실 수도꼭지 손잡이(5,691RLU), 정수기에서 물이 나오는 꼭지(4,949RLU), 대학원 310호에 있는 천 의자(평균 2,489RLU), 대학원 1층 휴게실에 4명 정도 모여서 앉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2,270RLU)이었다.

이에 대한 학교와 학우의 반응은
 이에 대해 김주희(컴퓨터 14) 학우는 “평소 대학원 천 의자를 이용할 때 얼룩이 많이 묻어있어 불쾌했다. 실제 오염 수치를 보고 나니 더욱 이용하기 꺼려진다”라며 본교가 나서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이승연(국어국문 15) 씨는 “정수기 물은 낮은 ATP 수치를 보였지만, 꼭지가 오염돼 있다면 물의 청결함 또한 보장할 수 없다.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는 부분까지 꼼꼼히 관리돼야 학우들이 안심하고 교내 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본교는 하계 3번, 동계 2번에 나눠 소독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외의 오염도 점검은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총무과 관계자는 “청결도 관련 사항은 청소 해당 업체가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학교에서 청결 정도에 관해 따로 측정하는 것은 월권이다. 청소에 관해 일일이 관여하거나 점수를 매겨 판단하는 것은 근로자를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교내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을 발견하면 총무과에 직접 문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소정 기자 gisele_2@naver.com
강연희 기자 yhadel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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