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지 학우, 전(前) 총학생회 입후보 선본 드림메이커, 김소연 총학생회장, 학생처장과 인터뷰 진행해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예정됐던 2016학년도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가 무산됐다. 그 발단은 지난 10일, 교내에 익명의 학우가 부착한 ‘양심선언’ 대자보였다. 대자보에는 학교 측이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로 본인에게 몇 가지 공약을 제시했으며 그중 몇 가지 공약이 전(前) 선본 ‘드림메이커’가 내건 공약과 일치한다는 골자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에 드림메이커 측은 ‘학교로부터 공약을 받거나 다른 교직원들과 접촉이 없었다’라는 해명의 대자보를 게재했다. 또한, 학생처장이 추가로 양심선언 내용 중 ‘학교 측’이 본인임을 밝히고 ‘학생자치에 대한 개입이 아닌 단지 조언이었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 동감(dong-gam.net)에서는 세 입장에 대해 선본의 대자보를 통해서는 학교 측에게 제의를 받은 적 없다는 사실에 대한 의혹을 풀 수 없고 입장 표명 중 양심선언 한 학우에 대한 공격적 일침이 담기면서 비난이 잇따랐다. 또한, 학생처장의 대자보 역시 선본과의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진정한 해명이라 하기 어렵고 학생에게 후보 지원을 촉구하고 공약을 제시한 발언 자체가 학생자치에 대한 개입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덧붙여, 양심선언을 부착한 익명 학우의 직책(학생회 문화기획국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논쟁이 본격화됐다.
당일 오후 6시,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 회의가 열렸다. 본 회의에 문화기획국장과 선본이 참석해 각자 의문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회의 참석인원 20명 중 회의진행을 맡은 중선관위원장을 제외하고 19명이 거수투표에 참여해 10:9의 결과로 ‘학교의 선거개입이 드러난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고 선거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을 근거로 한 총학 선거 무산을 결정했다. 그 후 중선관위원장이 회의를 통해 밝혀진 사항을 동감에 게재했고 이어 회의 내용에 대한 속기록이 추가됐다.
그러나 학내 구성원은 속기록에도 선본의 해명에 동의하기에 충분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보이며 학생처장이 제시했던 공약과 선본이 내건 공약 중 일부분이 어떻게 일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또한, 중선관위는 학생처장에게 학생들이 판단해야 할 학생자치에 대해 간섭한 것과 양심선언 한 학우의 신분을 밝히는 대자보를 쓴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는 이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고 지난 12일, 총학이 나서 학교의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일련의 사건에 대해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입장이 있기에 구성원에게 의문점이 남았다. 이에 학보사에서 문화기획국장 홍민지(문예창작 14) 씨, 선본 목샛별(문헌정보 13) 씨, 황수빈(국어국문 14) 씨, 총학생회장 김소연(응용화학 11) 씨, 학생처장을 만나 각자의 입장을 들어봤다.
 
홍민지 학우와의 인터뷰
학생처장과의 만남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학생처장이 나를 불러 처음 만나러 갔을 때, 총학생회장 후보로 출마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본인이 혼자 생각해봤다는 여러 공약을 보여줬는데, 그 중 ‘아빠와 함께하는 교내 활동, 영화관을 빌려 학우에게 문화생활의 기회 제공, 학생 복지 시설 입점’이 있었다. 학생 복지 시설 입점에 관한 예로는 구둣방을 말했다. 이에 나의 성적이 후보 등록 성적인 평균 2.5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더니 성적에 관한 것은 본인이 해결해준다고 하며 자신과의 만남에서 나온 얘기는 비밀로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것이 불합리하다는 생각에 후보 출마를 거절했고, 그러다 드림메이커 선본의 공약을 봤는데 내가 학생처장과의 만남에서 봤던 공약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길로 학생처장을 찾아가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봤더니 ‘사실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많은 교직원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라고 말하더라. 선본 측이 그 의견을 어쩌다 전해 들어 비슷한 공약을 내게 된 것 같다는 설명에 그때부터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느꼈다. 학생처장은 본인의 발언이 잘못된 것임을 느끼는 것에 둔감한 듯하다. 후보로 나가보라고 권유하는 것 자체는 본인의 말대로 순수한 제안으로 그칠 수 있지만, 성적 제한까지 해결해주겠다고 한 것은 그 이상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대자보를 붙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학교가 어떤 저의를 가지고 이런 제안을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를 알리고 싶었지만, 처음에는 고민했다. 그러다 이런 이들을 한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는데, 그때 친구가 “처장을 만난 것은 잘못이 아니다. 그런데 그것을 숨기고 후보로 나오게 되면 그때부터 잘못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 말에 무릎을 탁 치며 결단을 내리게 됐다.
학생처장이 일방적으로 직책을 대자보에 공개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처음에 대자보를 붙일 때는 내 이름과 직책을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 학생처장이 대자보를 통해 내 직책을 동의 없이 공개했을 때, 처음에는 놀라고 당황했다. 하지만 후에는 오히려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정체가 공개되고 난 이후에는 더 당당하게 내 입장을 표명하고 대자보를 붙일 수 있었다. 대자보를 붙이기 전부터 내 정체가 밝혀지고 나면 많은 관심과 시선이 나를 향할 것이라 예상했었기 때문에 부담스럽지는 않다.
성적 미달인 점과 관련해서 몇 가지 의혹을 받고 있다
우선, ‘보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양심선언을 한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을 받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그렇게 회장 후보에 욕심이 있었다면 학생처장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해외봉사와 학생회 장학금은 성적이 되지 않는데 어떻게 혜택받고 있느냐는 의혹도 받았다. 먼저 해외봉사는 서류와 면접 전형으로 구성돼 있는데, 서류 제출 시 성적 제한은 없었다. 서류 평가에서 성적뿐만 아니라 제출했던 자기소개서와 자기소개서를 증명할 상장이나 인증서를 함께 제출해야 했는데, 이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통과된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학생회 장학금은 평균 2.0만 넘으면 받을 수 있고 본인 성적은 그 기준을 넘는다.
드림메이커가 대자보와 회의를 통해 해명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일차적으로 회의에서 선본이 적극적으로 해명해주길 바랐는데, 아직 사실 관계가 속 시원히 밝혀지지 않아 의문이 남아있다. 내가 학생처장에게서 구둣방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 다목적종합관과 관련된 얘기를 했다. 그런데 선본의 공약에서 똑같은 설명을 봤을 때 그런 것까지 일치한다는 부분에서 의혹을 풀기 힘들다. 총학 측에서 나서 드림메이커의 얘기를 더 들어보고 진상을 밝혀줬으면 한다.
학교가 이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불씨가 식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계속 입을 닫고 있으면 학우들의 관심이 점차 떠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것 또한 학교의 저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도 학생 전체에게 부당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 목소리를 낼 것이다. 대자보를 처음 쓸지 말지 고민했던 것은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학우들의 반응이 없을 것을 걱정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많은 학우가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시는 것을 보고 학생들이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선본 드림메이커 목샛별(이하 목), 황수빈(이하 황)과의 인터뷰
어떻게 총학생회장 후보로 나오게 됐나
목 : 처음에 함께 학생회 활동을 했던 지인과 후보에 나가는 것을 생각해왔다. 그런데 그 지인이 개인적 사정으로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돼 부총학생회장 후보를 찾아야 했다. 그러던 중, 학생회 활동을 해왔고 나와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황수빈 학우에게 제안했다.
황 : 기존에 목샛별 학우가 학생회 일에 열심히 임하는 모습을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안에 응하게 됐다.
중선관위 회의에서 입장을 충분히 밝혔나
목 : 동감에서 중선관위 회의가 진행된다는 공지를 보기 전까지는 회의가 예정돼 있는지 전혀 몰랐다. 이미 본인이 학교와 관련이 있다고 기정사실로 돼 있었기 때문에 얼른 회의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가 후보라는 이유로 참여하지 못했고 결과를 기다리다 8시 10분에 갑작스럽게 8시 30분까지 회의에 참석할 수 있냐는 요청을 받았다. 우리가 학교에 머무르고 있어서 다행이지 너무 급작스럽게 회의에 참석하게 돼 당황스러웠다.
속기록으로 서기가 회의 내용을 작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의견이 모든 구성원에게 잘 전달될 것이라 생각해 적극적으로 저희 입장을 표명했다. 발언을 마치고 난 후에는 회의에 참석하셨던 분들이 우리에 대한 추측이 기정사실화 된 안타까운 일이라며 본인의 입장을 학우에게 충분히 알려 의혹이 풀리게 노력하겠다고 약속도 해줬다. 그런데 회의 후 올라온 속기록을 보니 우리가 했던 발언 중 많은 부분이 생략됐으며 심지어 말이 바뀐 부분이 있었다. 1시간 넘게 굉장히 많은 의견을 말했는데 그 모든 부분이 담기지 않았던 것 같다.
황 : 회의가 끝난 날 밤에 동감에 올라온 글에서는 총학생회장의 발언도 많이 생략돼 있었고 홍민지 학우에 대한 의문들도 삭제돼 있었다. 솔직히 편향된 시각으로 속기록이 작성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밝힌 진실을 알리는 것, 바라는 건 그뿐이었는데 총학은 그것조차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 또한, 만약 학교에서 우리를 후보에 당선되도록 도왔다면 우리가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이나 지금 이런 상황에 놓인 것에 대해서 도와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지 않나.
목 : 중선관위원회가 중립을 지킨다는 느낌을 전혀 받기 힘들었다. 우리도 똑같이 동덕여대 학생인데, 우리가 피해를 입고 있다면 중선관위와 학교에서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등의 조처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또한, 양심선언 대자보가 붙을 후, 급작스레 연락이 와 6시까지 입장을 밝히라고 통보를 받았다. 우리가 제대로 된 상황 파악을 위해 총학생회장과 중선관위 측에 연락을 드렸었는데, 아무도 연락을 받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를 향해 쏟아지는 질문과 의혹에 어떻게 대처할지 깊은 생각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하게 대자보를 작성하게 됐다. 그렇다 보니 반박을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감정적으로 대처했던 것 같다. 그것에 관해서는 본인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홍민지 학우에게 사과드린다.
선거 운동이 늦게 이뤄졌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황 : 우리는 선거 과정에서 중선관위로부터 충분한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 우리가 어떤 의도를 갖고 선거 운동을 늦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중선관위가 더 잘 알 것이다. 선거 물품을 준비할 때, 우리는 룰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듣지 못했다. 선거 운동 기간에 돌입하면 중선관위와 직접적으로 얘기를 나눌 수 없기 때문에 선본장에게 많은 질문을 해야 했다. 그런 준비에서 여러 가지 차질을 겪다 보니 선거 운동이 늦어진 것이 사실이다. 선본장도 우리의 많은 질문을 모두 받기 곤란한 상황인 것 같아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로 포스터도 계획보다 더 많이 인쇄하는 등 최선을 다해 많은 준비를 했다.
목 : 후보에게 선거 규칙을 설명해주는 ‘룰 미팅’은 단순히 기본적인 선거 룰에 대해 한번 읽고 넘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래서 우리가 충분히 규칙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물품을 신청하게 됐다. 선거 물품을 등록하려면 학생회 후보가 다 같이 합의를 해서 추가적으로 회의를 잡아야 한다. 그런데 모든 학생회 후보들이 시간을 맞추기 힘들어 첫 번째 회의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다. 추가적으로 설명을 들을 기회가 없어 우리가 이해하는 선에서 물품을 신고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들었던 설명과 다른 규칙들이 있었다. 우리는 피켓을 6개를 만들었는데, 알고 보니 신고할 수 있는 물품은 하나뿐이었다.
학생처장이 제시했던 공약과 드림메이커의 공약이 일부 겹친다는 것에 대한 해명 부탁한다
목 : 항상 우리가 공감을 하고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것이 총학생회장이 돼 복지 사업에 주력하자는 것이었다. 처음에 공약을 생각했을 때, 내가 1학년 때 총학생회가 겨울에 수면 양말을 나눠줬던 것이 인상 깊었기 때문에 매 계절 이런 혜택을 제공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또, 교내 행사 중 스승의 날 행사, 교양 교수와의 자리를 만드는 것 등 많은 걸 준비했었다. 내가 홍보대사 연합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타 대학의 복지 사업을 듣게 됐고 이 역시 아주대학교 사업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또한, 주변 학생회 친구들에게 필요한 공약에 관해 물어봤는데 공통으로 나오는 것이 학생 복지를 증진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내가 조언을 구했던 친구들 대부분이 임기가 끝나고 관례로 학생처장과 식사를 했고 그 과정 중에 복지 사업에 대한 공약을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결국, 그 조언이 돌고 돌아 공약에 싣게 된 것이다. 처장의 대자보에서 본인과 접촉을 하지 않았다는 말이 정확히 게재돼 있지 않고 ‘여러 학생들을 만난 바 있다’로만 나와 있으니 우리에 대한 오해가 더 쌓여간 것 같다. 우리의 공약 중 가장 화두 되고 있는 구두 수선집도 그 외에 꽃집, 미용실 등 예시를 많이 생각해뒀었는데 이것보다 여대 특성에 맞는 다른 공약들을 기입하다보니 포스터가 나오는 과정에서 나머지는 생략이 되고 ‘등’으로 표현이 됐다.
황 : 우리는 순수한 의도로 복지 사업을 학우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인데, 이 공약 때문에 다른 공약까지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해석된 것 같아서 속상하다. 우리는 양심선언 대자보를 보고 사실이 아닌 점에 대해 홍민지 학우가 정말 사실인 것처럼 표기해 화가 났다. 그래서 그것에 대한 사과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홍 학우가 대자보를 쓰기 전에 우리에게 한 번만이라도 확인했더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
왜 후보 경력에 동그라미 활동을 적지 않았나
목 : 동그라미 활동을 하며 대체 하는 일이 무엇이냐, 우리 학교는 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느냐 하는 질책을 많이 받아왔다. 그래서 동그라미가 대외적으로 하는 일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것을 막기 위해 동그라미 게시판을 따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후에 상반기, 하반기에 활동 사항들을 게재했다. 많은 학우가 궁금해 하는 것 같아서 올린 것인데, 댓글이 전혀 달리지 않고 비추천이 눌러지는 것을 보며 동그라미를 향한 시선들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총학생회 임원으로서의 일들을 보여드리면 학생회 일을 열심히 했다는 것을 봐주셔서 오히려 좋아하실 것이라 생각했다. 숨긴 것이 아니라 동그라미 일원이라고 하면 동그라미 일에 집중하느라 학생회 일을 열심히 안 한다고 생각하실까 봐 기입을 안 한 것이다.
황 : 목샛별 학우가 동그라미에서 회장으로 일하면서 동그라미 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동그라미의 대외적인 이미지 때문에 학교와의 각별한 관계가 있지 않은가 하는 오해가 있는데, 오히려 목 학우가 동그라미가 학교와의 갈등에서 동그라미만의 주체성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이 점은 학우들이 모르니 그런 오해들이 생긴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한 선거가 무산됐는데
목 : 우리가 없는 상황에서 선거 무산에 대한 회의가 진행됐다. 그 당시 상황에서는 이미 많은 상처를 받은 터라 선거가 무산됐다는 것에 크게 상심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너무나 배제된 상태에서 결과를 통보받은 점이 안타깝다.
 
총학생회장과의 인터뷰
드림메이커는 속기록에서 편집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의도적으로 편집하고 각색한 부분은 전혀 없다. 다만 말 그대로 속기록이기 때문에 서기가 즉각적으로 타이핑을 하다 보니 서기가 이해한 대로 작성이 된다. 그래서 온전한 어감 자체가 다 들어가지 못한 것은 분명히 있다. 회의록이 아닌 속기록으로 명칭한 것도 그런 의미이다. 회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정리를 해 어감을 살려 표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속기록으로 올리게 됐다. 속기록은 건드리는 것이 좋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수정 없이 그대로 게재했다. 서기가 들은 대로 적는다고 적었는데 그 부분에서 오해가 생긴 건 아닐까 생각한다. 중선관위집행부 중 총학생회 인원은 전혀 없다. 전부 단대에서 추천받아 온 사람이다. 내가 중선관위원장이면서 총학생회장이다 보니 두 집단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서기 역시 총학생회와 관계없이 공정성을 가진 사람이다.
드림메이커가 선거 준비 과정에서부터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고 하던데
선거 운동 기간에 돌입하게 되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이 시작되기 때문에 후보들과 어떠한 접촉도 못 하게 된다. 선본장을 통해서만 후보와 소통할 수 있다. 선본에서 물어봤던 사항이 작년에 선거 운동을 어떻게 했느냐는 거였다. 하지만 선거를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그 점은 알려주기 힘들었다. 만약 후보 등록 전에 물어봤다면 모든 걸 알려줬을 텐데, 그 전에는 아무런 질문도 없었다. 룰 미팅에서 미리 몇 가지 원칙들을 알려줬는데, 거기서 분명 이해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긴 했을 것이다. 나만이 그분들께 답해드릴 수 있는 질문이 몇 가지 있었을 텐데, 늦게 물어보는 바람에 많은 도움을 실제적으로 못 드린 것은 맞다.
나는 중선관위로서 홍민지 학우, 드림메이커 중 어느 한 편을 들 수가 없다. 지금까지도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드림메이커 선본의 공약이 학생처장이 제시한 것과 일치한다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선본이 입장을 명확히 밝혔고, 이런 입장에서 총학에서 더 이상의 추궁을 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 이상 두 사람의 증거를 조사하고 새로운 사실을 알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또 학교에서도 가타부타 얘기하지 않으니 드림메이커 선본에 대한 더 많은 입장을 표명할 수가 없었다.
총학 선거 취소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게 됐다고 하던데
이런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생각에 급하게 ‘선거를 이대로 진행할 것인가’ 여부를 투표하게 됐고, 10:9로 무산됐다. 회의 중 위원 중에서도 두 분께 의사를 묻는 것이 먼저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일의 경중을 따졌을 때 학교 자치에 대한 학교 개입이 더 무거웠기 때문에 이것을 우선 해결하는 것이 급했다. 이런 논의 때문에 회의가 길어져서 선본이 오래 기다렸던 것도 사실이어서 이 점은 죄송스럽다. 개인적으로는 통보를 하게 된 게 예의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순서가 뒤집혔어도 통보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집회는 언제까지 이어질 계획인가
지금 종강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이다. 학생들의 지지가 없으면 집회를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회 장소 신청의 최종 결정이 학생처장이기 때문에 장소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학교가 총학생회장 후보에게 달콤한 제안을 하고 이 사실을 대놓고 대자보에 써서 붙인다는 것이 사실상 학생자치를 얼마나 낮은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었는가를 반증하는 것이다.
현재 총장과의 면담을 요청을 했는데 아직 답을 안 줬다. 이 답을 받을 때까지는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다. 정말 학생처장의 독단적 행동이고 학교는 전혀 개입이 없이 떳떳하다면 총장이 학생 대표를 만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3월 보궐선거까지 총학생회장 자리는 비어 있게 되는데
임기 끝나는 날은 12월 31일이다. 관행상 2학기가 끝나면 다음 총학생회장이 이어 일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1, 2월에 내가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이어가려고 하고 있다. 학생회칙에 총학생회장이 없을 시 어떻게 하는지 상세히 나와 있지 않다. 어쨌건 내가 비대위원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건 비공식적인 자리일 뿐이다. 그래서 총학생회장으로서 권위도 없고 역할도 축소돼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없을 것이다. 1, 2월에 평의원회, 등록금심의위원회 등 중요한 일이 많다. 그 회의에 들어가는 위원들은 총학생회에서 추천받아 들어가게 되는데, 총학생회가 없으니 걱정이 많다.
 
학생처장과의 인터뷰
어떤 의도에서 그런 제안을 하게 됐는지 해명해 달라
내가 워낙 학생 활동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평소에 총학, 동아리 등 학생들과 자주 만났다. 후보자 등록 1주일 전에, 총학생회장 후보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을 많이 했다. 꼭 총학생회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 많은 학생에게 후보로 나가보는 게 어떠냐고 권유했다. 학생의 대표가 꼭 선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지, 절대로 어떠한 의도를 갖고 접근했던 것이 아니다. 나 자체도 학생자치를 통해 총학생회가 학교를 견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문화기획국장 역시 총학생회장 가까이에서 일하던 학생이라 한번 권해봤을 뿐이다. 제시했던 공약 역시 학생들이 좀 더 즐겁게 학교에 다니게 하기 위한 생각이었다.
홍민지 학우에게 성적 제한을 해결해 주겠다고 한 것은 사실인가
홍민지 학우가 성적이 2.5가 안 돼서 후보 자격 자체가 안된다고 하기에 ‘혹시 어떤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겠다’라고 한 것이었다.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후보로 지원할 생각이 있는 학생이 성적 때문에 안된다고 하니, 해결법을 한 번 찾아보자고 얘기했다. 학칙에 성적 제한이 규정된 것을 내가 무슨 힘으로 바꿀 수 있겠나.
1학기 때 식사한 것 한 번, 공식적인 자리에서 한 번 만난 것 외에는 그동안 홍민지 학우와 어떠한 만남도 없었다. 만약 내가 학교 측에서 나쁜 의도를 갖고 학생자치를 와해시키려고 했다면, 많은 학생에게 후보에 나갈 것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보궐선거로 미뤄지길 바랐을 것이다. 선본 드림메이커는 나와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만약 목샛별 학우가 후보로 지원할 줄 알았으면 그런 제안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입장을 표명한 대자보를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양심선언 대자보가 붙고 나서 당황스러운 마음에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등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들과 얘기를 나눠보고 나의 진심에 대해 설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모두에게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 후에도 학생과에 총학생회장과 중앙운영위원회 전체를 모아주면 그들 앞에서 해명할 기회를 달라고 연락했다. 그러나 계속 기다렸지만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나에게 어떠한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나의 잘못으로 기정사실화 돼 언론에 퍼져가는 것이 황당했다. 그래서 입장을 밝히고 싶어 대자보를 붙이게 됐던 것이다.
총학생회장과 홍민지 학우도 분명 나와의 대화 속에서 나의 의도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중앙선거위 위원장으로서 선거에 어떤 일이 생기면 명확한 진실을 판단하기 위해서라도 나를 우선 만났어야 했다. 그런데 그런 절차 없이 하루 만에 모든 게 결정 나버린 것이 아쉽다. 총학이 선거 자체를 무산시킨 것도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선본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가 해야 할 것이고, 두 후보가 적합하지 않다면 반대표를 던져 떨어뜨릴 것인데 일방적으로 선거 자체가 무산된 것이 안타깝다.
대자보에 홍민지 학우의 직책을 밝힌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어떤 저의가 있었다면, 총학의 핵심 멤버인 기획국장에게 총학생회장 자리를 제안했을 리는 없다. 대자보에 문화기획국장의 직책을 밝힌 것도 나의 그러한 입장을 해명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총학생회장과 국장의 사이가 가까운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그런 제안을 기획국장에게 했을 리 없지 않은가. 나와의 대화를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한 것도 홍민지 학우가 만약 후보로 나오지 않는다면 오해를 받게 될까봐 말한 것이었다.
왜 확실히 대자보에서 드림메이커와 접촉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나
이 대자보는 양심선언에 대한 답변이었다. 학교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말에 대해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는 답을 쓰려고 하다 보니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강연희 기자 yhadel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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