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대학의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화두로 이어지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로 인해 향후 대학 정원이 학령인구에 미달하는 추세가 예상되어 강제적인 정원 감축을 정부가 유도하고 있다. 대학 학령인구는 1990년에 100만 명으로 정점을 찍고, 2010년대 65만 명에서 2020년대 40여만 명으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낳은 당연한 비극이 대학에도 찾아오고 있다. 수도권 대학을 제외한 지방 소재의 일부 대학은 학생 정원을 채우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들이 점점 증발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정부와 대학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보다 먼저 저출산·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경우 많은 대학이 사라졌고 그 현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현재 일본 인구는 우리의 2.4배, 경제규모는 3배인 반면에 학령인구는 우리와 비슷한 56만 여명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장기침체와 심각한 청년 실업난은 유사한 현상을 후발적으로 경험하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청년 실업난을 반영한 N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취업 등 포기)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는 한창 일할 청년층이 자신이 원하는 일터를 가지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국가의 미래 관점에서 우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능력이나 학벌이 취업과 연결되는 선순환 과정을 위해 대학에 요구되는 역할의 재정립과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

향후 대학은 경쟁력에 따라 살아남는 대학과 사라지는 대학으로 구분될 전망이다. 최근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 평가결과를 정량·정성지표를 활용해 발표했는데 본교의 경우 하위 그룹2 대학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평가결과에 만족해서는 안 되며 정부의 정책과 별도로 경쟁력이 없는 대학의 미래는 불확실하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손 놓고 있으면 조직 자체가 사라질 수 있으므로 학교 차원의 대담한 발상이 절실하다.

대학교육의 질은 학생들이 이 시대를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역량 중심 교육과정의 제공과 더불어 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발전하는 조직의 특징 중 주요한 것이 건전한 소통형 조직문화이며, 경쟁력 있는 조직문화 형성은 조직구성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 및 자아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덕의 잠재력을 최고로 올릴 수 있도록 학교 당국, 교직원과 학생이 삼위일체가 되어 60년 전통 위에 100년을 바라보는 미래의 꿈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