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9호 학보를 마지막으로 3년간 정들었던 학보사를 떠나게 됐다. 마감하는 날이면 본관 209호에서 기자들과 함께 밤을 새우며 신문을 만들던 습관 때문인지 이곳을 떠난다는 것이 아직은 실감 나지 않는다. 
 
  이곳에서의 3년은 정말 쏜살같이 지나갔다. 아무것도 모른 채 1학년 때 입사해 퇴임할 때까지 이렇게 치열하게 살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 종강 이후에도 학보를 개선하기 위해 회의하고 취재하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방학 때 학교에 나오기도 했다. 덕분에 애교심까지 길러졌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과 학교가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사를 쓰는 일은 그 무엇보다 행복했다.
 
  데스크단이 될 때, 걱정이 참 많았다. 아직 실력도 없는데다가 2명의 기자가 사임했다. 올해 1학기에는 3명이 8면을 채우기에 급급했다. 그러다 보니 항상 불만족스러운 신문이 발행됐고 어김없이 정정보도를 쓰기에 바빴다. 평가회의 때는 완성도 낮은 학보를 보며 자책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항상 기자의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학교에는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학우의 의견을 받아보기도 했고, 이사장 및 총장과 간담회를 하며 학교의 입장을 들어보기도 했다. 학교에 맞서는 총학생회의 투쟁도 지켜봐 왔고, 학교 내 실정을 파악하기 위해 교직원을 취재하기도 했다. 
 
  물론 외압도 많았다. 학보가 발행되는 날이면 학보사 전화기는 온종일 울리느라 정신없다. 이의제기와 비판이 몰려오는 순간 다시금 괴로움이 빠지기도 했다. 데스크단으로서 문제가 있는 신문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또한, 예산삭감의 어려움과 학우들의 무관심도 우리를 지치게 했다. 그러다 가끔 본교 커뮤니티 동감에 ‘언니들! 학보 보셨나요’라며 게시글이 올라올 때, 학우들이 학보를 보며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 의문점을 해소했다는 의견이 달릴 때, 그 쾌감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마음을 다잡고 언론인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발로 뛰었다. 
 
  이 모든 것은 후배 기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려는 자세를 보면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보다 완성도 높은 신문을 위해 학교에서 밤새우는 것도 마다치 않는 모습을 보면 칭찬해주고 싶었다.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앞으로도 기자들이 동덕여대학보의 정신을 온전히 이어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언제나 언론인으로서의 소명을 다 하는 기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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