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5일 김영래 교수가 본교 제7대 총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김 총장은 취임사에서 그동안 몇몇 매체를 통해 밝힌 취임 소견을 거듭 확인하며, 이제부터 전 구성원이 화합하여 “동덕의 미래 100년의 초석을 쌓자”고 강조했다. 김 총장 식 “화합경영”은 곧바로 취임식 다음날부터 총학생회와의 대화를 필두로 숨 가쁘게 진행됐다. 10월 초까지 빼곡히 각 단과대학별 교수들과의 간담회도 예정되어 있다.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자 하는 신임총장의 자세는 일단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무엇을 듣느냐’에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 대학의 지난 수년간의 불행은 ‘제대로 듣지 못함’에서 비롯됐다. 구 재단이 설 땅을 잃어버린 것도 구성원의 뜻과 충언을 제때에 제대로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민의를 파악하지 못한 지도자의 독선과 아집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우리는 이미 교내외적으로 누누이 보아왔다.
 신임총장 앞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더미다. 지난 세월 밑바닥으로 추락한 대외신인도를 높이고, 하나하나 부실을 정리하고 내실을 기하는 것도 시급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구성원 상호간의 신뢰회복이 급선무다. 구성원들은 신임총장의 공약에 내심 반신반의한다. 지난 수년간의 서로에 대한 불신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다. 김 총장이 내건 “미래 100년을 위한 동덕 르네상스”의 도래를 진정 모두가 향유하려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뼈를 깎는 구성원 개개인의 자기희생과 헌신이 따라야 한다. 지금 상태에서 머뭇거리며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더 이상 동덕의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
 우리가 앞을 향해 달려 나가는 동안 다른 대학도 쉼 없이 달릴 것이다. 그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더 기울인다 해도 뒤처진 시간을 만회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동덕의 구성원 모두가 망망대해에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로서 위기(危機)를 호기(好機)로 삼아, 이제는 구태의연한 모습을 벗어버리고 새 총장과 더불어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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