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포트라이트>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2002년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한 신문사 보스턴 글로브 ‘스포트라이트 팀’의 실화로 구성된 영화다. 이 팀은 약 600개의 스캔들 기사를 통해 2003년 미국 최고의 언론상 퓰리처상을 받았다.
 
2003년 퓰리처상에 자리했던 실수와 책임감
  퓰리처상 중 가장 영예로운 공공봉사상을 받은 스포트라이트 팀은 세계인의 관심과 호평을 받은 뒤 어떤 기분이었을까? 보통은 큰 상을 받아 자랑스러운 마음을 가진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실제 보스턴 글로브의 선임 편집자 로비는 “피해자의 생생한 고통이 뇌리에 남아 기쁜 감정이 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현실 속 기자는 취재과정에서부터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으며 이는 이후 기자 개인의 삶까지 영향을 끼친다. 이 영화는 중요한 제보를 놓쳤던 실화를 통해 기자라는 이름을 가진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스포트라이트 팀과 이들이 속한 보스턴 글로브지는 사건의 진실을 알리는데 큰 공로를 세웠지만, 제보를 신뢰하지 못해 일찍부터 막을 수 있던 사건을 지나쳐버렸다. 영화 초반에 과거 보스턴 글로브에 성추행 피해를 제보했던 사건의 피해자인 필 사비아노가 뒤늦게 찾아온 스포트라이트 팀에게 “왜 진작 믿지 않았느냐”라고 질책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는 오랜 세월 올바른 기사를 위해 노력해왔던 기자가 무능력한 언론인으로 전락해버리는 장면을 신랄하게 그린다. 오히려 초반에 드러냄으로써 관객에게 언론과 언론인이 항상 옳은 행동을 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제시한다.

  이 실화가 지금까지 대중에게 회자될 수 있었던 이유는 스포트라이트 팀이 이전의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사건을 되돌아보는 태도에 있다. 그런 모습은 범죄를 은폐하기에 바빴던 영화 속 다른 인물들의 대처와 대비된다. 늘 진실만을 말할 것 같은 언론도 개인과 시스템 속에서 실수가 생기고 더 큰 피해를 불러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전의 잘못을 인정하고 맡은 소임에 책임을 다한 스포트라이트 팀은 사건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영화가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다.

문아영 기자 dkdud47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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