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감정평가법인 태백 대표이사 정명현 감정평가사입니다. 인하대 사회과학부를  졸업하고 고려대 정책대학원 국토계획경제학과 경제학 석사를 나왔습니다. 좌우명은 ‘저와 회사 모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자’입니다.
 
감정평가사는 어떤 업무를 하나요
  감정평가는 토지의 가치를 판정해 가액을 화폐가치로 환원하는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개인의 땅에 도로가 생기면 국가가 보상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이때 그 땅의 가치를 판단해 보상금액을 정합니다. 국가 산업과 기업 회계를 대상으로 가치평가를 진행하는 일도 하고 있죠. 자산에는 눈에 보이는 유형자산과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이 있는데 보통 유형자산에 대한 감정평가가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 3, 4년부터는 애플과 삼성의 특허권 분쟁 이후로 무형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는데 저희 법인은 이쪽 무형자산 감정평가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어떤 업종이든 포화인 지금의 상황에서 찾아낸 저희만의 틈새이자 무기입니다.

이 직업을 선택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맥도날드 창업자 레이 크록이 단순히 햄버거로만 돈을 벌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가 도시의 중요한 요지에 가게를 차렸기 때문에 더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가치를 활용해 다른 사람보다 큰 이익을 냈다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왔죠. 전 세계 부동산에서 가장 핵심 부분이 투자, 금융, 개발인데 이를 주로 지원하는 업무가 감정평가입니다. 이렇게 부동산 업계에 가장 중심이 되는 직업이라 몇 년이 걸리더라도 감정평가사가 돼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후 시험에 여러 번 도전했고 공부를 시작한 지 6년 만에 감정평가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습니다.
 
감정평가 자격증 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기본적으로 자격증을 준비하는 학원이 따로 있지만, 관련 전공생이나 학원에 갈 여력이 없는 사람은 대학 전공과목을 활용해야 합니다. 저는 23살부터 타 전공인 민법과 경제학을 공부했어요. 최소한의 기본 소양을 쌓아야 학원 수업도 이해할 수 있으므로 학교에 다니면서 미리 관련 전공에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1차 시험은 객관식으로, 과목 두세 개를 80분 안에 풀어야 하기 때문에 민법과 회계처럼 어려운 과목에 시간을 많이 분배해야 합니다. 논술형인 2차 시험은 총 3과목으로 A4 기준 답안지를 과목당 20장씩, 총 60장을 채워야 해요. 저는 시험시간 100분 중 30분을 전체 틀을 잡는 데 사용하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중간에 논리가 바뀌면 답안지를 교체해야 하는데, 그러면 시간이 부족해 시험에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관된 논리를 세우는 연습이 필요하죠. 고득점을 얻는 것은 전반적인 부동산에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데 저는 부동산학개론과 행정법강의 등 교수 집필 서적을 10번씩 보고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포털사이트의 경제, 부동산 면을 항상 체크하고 법제처에 찾아가 시행예정인 법률을 미리 공부해 답안지에 녹이려는 노력을 많이 했죠.
 
도움이 되는 공부와 활동이 있나요
  법학, 회계학, 경제학을 전공하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것에는 유리합니다. 하지만 감정평가 업계를 보면 타 전공생도 많습니다. 또한, 감정평가사는 시험에 합격만 한다고 해서 충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공 분야를 특화해 감정평가 업무에 활용해야 합니다.
 
시험 합격 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시험에 합격하면 감정평가협회에서 연수교육을 받습니다. 그 후 법인에 수습감정평가사로 채용되는데 수습생활을 거쳐 소속 평가사가 되면 정식계약을 맺죠. 이러한 이론연수와 실무연수를 받아야만 감정평가 등록증이 나옵니다. 현재 활동하는 감정평가사는 3,800명 정도로 법인에 2,800명, 개인 사무소에 1,000명이 있습니다. 전국 법인 수는 44개고 감정평가사 대부분이 이곳에서 일합니다. 개인사무소는 주로 법원경매, 소송 위주를 맡고 법인은 그 외의 모든 일을 맡기 때문에 활동 영역이 더 넓은 편입니다. 각 법인 기준으로 회사를 나가도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은 따로 퇴직이 없기 때문에 개인 사무소를 차리고 일을 하게 됩니다.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제가 속한 법인은 주로 무형자산 업무를 맡지만, 토지소유자가 감정평가사를 추천해 일을 의뢰하는 소유자추천 업무도 많이 맡고 있습니다. 개인의 땅에 도로가 생기거나 재개발이 되면 나라에 땅을 뺏기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럴 때 저희는 국가와 도지사, 주민이 추천하는 감정평가법인 중 주민이 추천하는 법인으로 평가에 들어갑니다. 주민 처지에서 싸워주고 억울한 사람의 손을 많이 들어주다 보니 소문이 나서 도움을 받으신 주민분이 다른 분을 소개해주시는 일이 많았어요. 몇 년이 흐른 뒤에도 찾아오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뿌듯하죠.
 
감정평가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해주세요
  감정평가사는 다양한 사람을 상대하고 큰 규모의 부동산을 많이 다루는 직업입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8대 전문직에 꼽힌다고 해서 목표로 삼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순간에 선택하기보다 먼 미래까지 이 일을 평생 감당할 수 있을지 잘 생각해 본 후 결정하기를 바랍니다.

글·사진 문아영 기자 dkdud47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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