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는 영화처럼 줄거리가 주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 지식이 있어야만 이해 가능한 문화예술이라는 관념을 가진 사람이 많다. 하지만〈Color your life〉는 일상에서 마주한 색을 주제로 함으로써 예술 감상에 대한 부담감을 줄였다. 다양한 색 중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색을 나타낸 작품을 찾는 것도 나름의 재미다.
첫 번째 ‘일상의 발견’ 전시를 둘러보면 피부색이 다른 사람의 사진을 모아놓은 작품을 볼 수 있다. 팬톤 컬러를 이용해 각기 여러 나라 사람의 사진을 찍은 안젤리카 다스의 작품은 피부색도 예술에서 색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여기서 팬톤 컬러는 미국 팬톤사에서 제작한 인쇄 및 소재별 잉크를 조색하여 제작한 색표집을 말한다. 이처럼 색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트려준 또 다른 작품이 있었다. 바로 안톤 알바레즈가 못이나 나사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발명한 실을 감는 기계를 이용해 만든 가구였다. 나무판 여러 개를 겹쳐 그 위를 실로 감아 의자를 만든 것이 처음에는 어딘가 엉성해 보였지만, 다시 보니 실로 가구의 색 각각을 섬세히 표현한 작업 방식이 눈에 띄었다. 의자 모형에 파란 실을 수없이 감아 파란색 의자를 만든 것을 보면서 색은 칠하는 방법 외에도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는 예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각 작품의 이해를 돕는 데는 대림미술관이 제공한 모바일 해설의 역할이 컸다. 각 작품당 1분 30초를 넘기지 않는 해설은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관람 포인트를 집어줬다. 하지만 세 번째 전시인 ‘가구로의 완성’에서는 형태와 재료마다 색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해설에 구체적인 예시가 없어 그 상관관계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번 전시는 우리에게 친숙한 주제를 선정해 전시를 쉽게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 것은 좋았으나, 해석을 들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 기대만큼 만족감이 크지는 못했다.
문아영 기자 dkdud472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