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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어떤 미래를 보여줄 것인가
2016년 03월 22일 (화) 13:09:08 이지은 기자 unmethink@naver.com
   
 

이제 사람들은 가상현실(VR) 기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VR산업이 빠르게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앞 다퉈 출시하고 있는 VR기기를 보고 있으면 머지않아 영화에서처럼 가상현실이 우리의 또 다른 생활공간이 될 것만 같다. VR이 무엇이고 현재 어느 정도 성장했으며,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다면 VR을 통해 미래를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고려대학교 정보대학 컴퓨터학과 김정현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상현실, VR이란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하면 VR은 고급화 된 시뮬레이터다. 1인칭 시점 시뮬레이터 게임은 대중에게 이미 총이나 무기를 발사해 적이나 장애물을 제거하는 슈팅게임 등으로 익숙하다. VR은 거기서 훨씬 더 발전해 1인칭의 가상을 마치 현실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가상현실은 아주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책을 볼 때 깊이 몰입해 다른 세계에 빠지기는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하는 것처럼 이용자는 VR이라는 시뮬레이터 체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게 된다.

VR에는 어떤 기술이 필요한 것인가
가상을 순간적으로나마 현실이라고 믿게 만들려면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 번째, 사람의 감각에 자극을 주는 기술이다. 컴퓨터 게임에는 아무리 화려한 화면과 소리가 있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컴퓨터 밖에 있을 뿐, 진짜 게임 속 몬스터와 싸우고 있다는 실감은 나지 않는다. 가상현실은 이러한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각 자극을 극대화시키고 더 많은 감각을 깨운다. 청각·촉감 등 여러 감각을 자극하는 기술이 시각 디스플레이와 융합됐을 때 사용자가 느끼는 현실감은 컴퓨터로 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두 번째는 거꾸로 이용자가 기계에 자극을 줬을 때 기계가 이를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가상현실에서 센서는 사람의 행동을 추적하고 해석해서 그 행위의 의도를 알아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술 장치다.

VR의 산업은 왜 이전에는 크게 성장하지 못 했나
일단 가격 문제가 가장 컸다. VR을 만드는 데 여러 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다양한 부속품이 많이 필요하다. 게다가 이는 삼차원 공간에서 활용하는 것들로써 굉장히 비싼 편이었다. 또한, 콘텐츠의 문제도 있다. 가상현실 연구 자체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고 VR기기도 존재했으나 그에 맞는 콘텐츠가 없었다. 대중이 비싼 VR기기를 이용하지 않으니 콘텐츠를 만드는 업계에서도 아무런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이다.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VR기기는 어떤 것이 있나
현재 출시된 기기 형태로는 머리에 착용해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가 있다. HMD는 내부에 렌즈가 삽입돼있는데, 예전에는 이 렌즈의 시스템을 복잡하게 만들어 넣다보니 크고 무거웠다. 그래서 회사들이 렌즈를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었고 이에 비교적 가벼운 무게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주요 VR기기로는 오큘러스의 ‘오큘러스 리프트’, 구글의 ‘카드보드’, 삼성의 ‘기어VR’ 등이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가 디스플레이 일체형인데 반해 구글 카드보드와 삼성 기어VR은 스마트폰을 끼우는 방식이라 기기 자체의 무게가 더 가볍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VR기기의 문제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기기는 어떤 렌즈를 어떻게 설계해 넣을지에 따라 영상 왜곡과 어지럼증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이런 현상들은 소프트웨어로 어느 정도는 없앨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의 VR기기는 눈으로 스마트폰이나 디스플레이를 봐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조금만 착용하고 있더라도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VR기기는 HMD이기 때문에 머리에 착용해야 하는 형태다. 아무리 가벼워지고 작아졌다지만, 밖에서 착용하기에는 여전히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 기기의 모양은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다. 사람들이 자택 내에서의 용도로만 쓰인다면 결국 VR의 상용화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VR기기는 어떤 식으로 변화해 나갈 것으로 보이나
지금의 HMD는 디스플레이가 있고 그것을 렌즈로 보는 형태인데, 이것을 개선·발전시킬 또 다른 기술이 연구되고 있는 중이다. 마치 안경과 같은 형상이되, 레이저가 눈으로 영상을 비춰 주는 기술을 활용했다. 그렇게 되면 굳이 머리에 무언가를 착용해 눈을 완전히 가리지 않아도 망막에 영상이 띄워져 가상현실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가상현실은 실생활에 어떻게 쓰일 수 있나
VR은 가상 관광 분야에도 잘 활용될 수 있다. 해외로 여행을 가고자 했을 때 미리 그곳을 체험해볼 수 있다면 관광지 선택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가상현실이 더 발전하면 가상 관광만으로 충분히 그만큼의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육 분야에서 VR을 활용하면 우리가 갈 수 없는 화산이나 개미굴을 생생하게 체험해볼 수 있다. 사람의 눈이 닿지 않는 곳까지 VR이 비춰준다면, 단순히 서적으로 배우는 것보다 더 많은 내용을 연구하고 배울 수 있을 것이다.

VR이 앞으로 상용화·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보안·개선돼야 하나
VR이 상용화되려면 사람들이 필요성을 느끼고 주기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대중이 VR을 필요로 하게 만들려면 먼저 다양한 VR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VR 콘텐츠와 서비스 등을 업계에서 많이 생산을 해야 사람들이 그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콘텐츠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VR기기 자체도 플랫폼의 역할을 하지만,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과 같은 형태가 더 활발히 활용되는 것이 중요하다. VR콘텐츠를 게시해 확산할 수 있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직접 찍은 VR영상을 친구와 공유하면 VR은 자연스럽게 대중화될 수 있을 것이다.

VR산업이 막 안착하면서 정부가 2,000억 원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의 어떤 지원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정부의 관여에 대해 조금은 회의적이다. 정부는 VR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나서야 갑작스런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식의 단기적 지원은 VR이 발전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공지능 ‘알파고’도 구글 딥마인드의 CEO가 한 번에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그 CEO는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에 흥미가 많았고 이후 뇌공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알파고를 탄생시켰다. 한국에는 VR 기초기술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 많이 없기 때문에 기초부터 연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줘야 획기적인 VR기기나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 모든 것은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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