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동덕여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06학번 정유리입니다. 메디컬 라이터로 활동하다가 ‘SO&COMPANY’라는 회사를 창업한 후 ‘메디컬커뮤니케터’로 일하게 됐습니다.

메디컬커뮤니케이터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나요
    메디컬커뮤니케이션의 정의는 의약품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제약회사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메디컬커뮤니케이터’라는 명칭은 회사를 창업하면서 새로 만든 직업이라 아마 많은 분들이 생소하다고 느낄 것 같아요. 메디컬커뮤니케이터는 크게 두 가지 일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우선, 고객이 의뢰하는 프로젝트를 컨설팅해 구체적인 방안을 세워 본격적인 기획에 들어가게 되죠. 저희가 만나는 고객층은 주로 제약회사들이 많지만, 헬스케어와 관련된 기관, 정부부처 등도 있습니다. 또, 자발적으로 필요한 의약학 서비스를 찾아서 기획하기도 합니다. 고객의 의뢰를 잘 끝내는 것도 의미 있지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특별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죠.

이 직업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 인생의 모토는 ‘재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떤 일을 해야 재미있고 행복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약대를 졸업하고 진로를 병원이나 약국으로 정하는 것은 저랑은 조금 안 맞는다고 생각했죠. 미래 계획을 세우던 중 제 관심사는 커뮤니케이션, 기획, 디자인 세 가지로 좁혀졌어요. 이 세 가지 키워드를 갖고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메디컬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직업에 도움이 되는 전공과 공부가 있나요
   ‘커뮤니케이터’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의미는 특별합니다. 말 그대로 커뮤니케이터는 개인 고객 혹은 대중과 직접 소통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일에 참여하죠. 또한, 의약학과는 관계없어 보이는 다양한 일도 기획합니다. 의약에 대한 지식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 디자인이 필요하거나 IT기술이 접목될 수도 있어요. 약학 지식 위에 여러 가지 관심사가 어우러져야 할 수 있는 일이죠.

메디컬커뮤니케이터가 갖춰야 할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하는 모든 일이 그렇듯 무엇보다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중요합니다. 클라이언트와 에이전시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에 잘못 번역이 돼서 흔히 갑을관계, 수직관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물론 그들이 우리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도 일부 맞지만, 저는 파트너십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로 협력하면서 오래 만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죠. 메디컬커뮤니케이터로서 프로젝트를 의뢰받은 대로만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내용을 넣으면 더 좋은 정보가 되겠다’하고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을지 항상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향후 의약계의 전망은 어떻게 바라보나요
   요즘 알파고 때문에 인공지능이 이슈잖아요. 한 조사에서 ‘로봇으로 대체될 직업’ 중 약사가 앞순위를 차지하고 있더라고요. 심지어 미국의 어느 곳은 약제조를 이미 로봇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 개인 약사로서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고 봐요. 그렇지만 제가 메디컬커뮤니케이터의 길을 찾아낸 것처럼 약사로서 할 수 있는 틈새를 찾으면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분야가 분명 있을 거예요.
의약계를 큰 의미에서 보면 사람의 인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주는 산업군이라고 할 수 있어요. 따라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먼저 찾아서 제공한다면 크게 실패할 일은 없을 겁니다.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4년에서 길게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시간 날 때마다 미래계획을 짜놓곤 했었습니다. 그러다 약사 이외에 디자인, 기획이라는 분야에 흥미를 느끼게 된 거죠. 이렇게 미래에 대한 꿈과 의지가 있으면 기회는 언제든지 찾아온다고 생각합니다. 꼭 한 가지 길만 가라는 법은 없으니 다양한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