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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대비 문제의 본질과 우리나라의 현주소
2011년 04월 02일 (토) 22:51:46 조봉곤 (전북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

  최근 우리는 3월 11일 발생한 일본의 대지진에 관한 언론의 보도를 통해서 지진의 위력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특히 일본은 지진에 대한 연구와 대비가 세계에서 가장 철저히 이루어진 나라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와 같은 대규모 지진보도가 있을 때마다 언론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진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면서도 우리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는 이중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우리가 지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데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일본인들이 보여준 냉정하고 차분한 태도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것은 일본인들이 지진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진에 관해서 우리가 가장 궁금해 하는 사항을 이야기하고 우리나라의 지진대비 실태와 시급한 과제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지구는 내부에 저장된 엄청난 양의 열에너지에 의해서 작동하고 있는 거대한 열기관이라고 한다. 지구 내부의 에너지는 주로 두께가 약 3,000km에 달하는 거대한 맨틀이 순환하면서 끊임없이 지표로 방출되고 있다. 이러한 맨틀 물질의 순환운동이 그 위를 덮고 있는 100km 정도 두께의 지판(또는 판)이라고 하는 딱딱한 지구의 껍질에 전달되면서 지판의 운동을 일으킨다. 이 결과 지판 내부의 특정 부위(주로 지판의 경계면)에 에너지가 축적된다. 축적된 에너지가 지판이 견딜 수 있는 힘의 한계를 넘어갈 때 지판이 깨지면서 순간적으로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 에너지가 지구의 진동을 일으키는데 이를 지진현상이라고 한다.
  판구조론에 의하면 지구의 표면은 14개의 크고 작은 지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 내부에서 전달된 에너지는 대부분 이러한 지판들의 경계면에서 축적이 일어난다. 일본의 동쪽 해안은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이라고 하는 거대한 지판의 경계면에 위치하고 있어서 지구상에서 가장 활발한 지진대가 발달되어 있다. 이번 일본 지진도 바로 그 위치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지구 내부의 에너지의 상당 부분(약 10% 정도)은 지판의 내부에도 전달되는데 이로 인해서 지판의 내부에서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중국이나 일본의 내륙지역 그리고 미국의 중부 지역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들은 모두 지판의 내부에서 발생한 지진에 해당한다.
  한반도는 중국이나 일본의 내륙과 동일한 유라시아판의 내부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지진학적으로 한반도가 중국이나 일본내륙지역과 거의 유사한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기록에 의하면 한반도에서도 대규모 지진에 해당하는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과거 약 천 년 동안 30여 회 나타났다. 『조선왕조실록』에 1681년도 강원도 지진에 관한 기록이 남아있는데, “소리가 우레와 같았고 담이 무너졌으며 바닷물이 요동을 치고 신흥사의 거암이 모두 무너져 내렸다”고 적혀 있다. 이는 규모 7.0 이상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규모 지진이라고 평가된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지진학적 사실들을 종합할 때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학계의 오래된 견해이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진현상은 하나의 복잡하고 엄밀한 과학이다. 따라서 지진에 관한 정확한 과학적 이해 없이 지진에 대한 대응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지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진연구의 활성화, 지진관측망의 확충, 지진관련 법규의 정비 등 상당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하였으나 전반적으로 지진에 대한 대비는 미미한 실정이다. 선진국 수준의 지진대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앞으로 보다 적극적이고 획기적인 국가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전의 의존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번 일본 지진을 거울삼아 다시 한 번 지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으며 지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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