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보궐선거, 그 속의 이모저모

  2016 총학생회 보궐선거가 막을 내렸다. 선본 ‘청춘나래’의 방서우(국어국문 13) 씨가 총학생회장, 김한나(경제 14) 씨가 부총학생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개표까지의 과정은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각자의 입장이 엇갈리며 순탄치 않게 흘러갔다. 우선, 지난 21일에 부착된 선본 ‘동화’의 대자보가 발단이 됐다. 그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운위)가 부당한 이유로 징계 결정을 내렸고 그로 인해 선거 유세과정 중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사건 개요는 이러했다
  지난 18일, 중운위는 익명의 학우에게 예지관 엘리베이터 내 ‘동화’선본의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해당 장소는 선거 홍보물을 붙이는 것이 금지돼 있었고 이에 중선관위 김소연 씨가 후보에게 선거 위반사항이라는 통보를 보냈다. 그러나 선본은 본인이 한 일이 아니라며 결백을 주장했고, 이에 대한 증거로 CCTV 자료를 제시할 것이라 밝혔다.
  중선관위는 그러한 선본의 의사를 전달받았으나 21일 오전 8시, 중운위 위원 간의 카카오톡 회의를 통해 선본에게 규칙위반에 따른 24시간 선거유세 금지와 12시간 내 사과문을 부착할 것을 통보한다. 이에 당일 CCTV를 확인한 두 후보는 엘리베이터에 해당 포스터를 붙인 것이 김재현(자연과학대학 보건관리학과) 교수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 자료를 확인하는 자리에는 중선관위도 함께 있었다.
  선본은 이를 근거로 징계 철회를 요구했고 이에 중운위는 오후 중의 선거운동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도록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동화’는 대자보를 통해 CCTV를 통해 확인한 김재현 교수의 행위가 의심스러웠으며 두 후보가 직접 교수를 만나 듣게 된 해명에서 악의성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기록된 녹화에 따르면, 김 교수는 예지관의 다른 위치에 부착돼 있던 포스터를 떼 엘리베이터 안에 붙였다. 이러한 이유로 선본은 “교수가 벌인 행동은 유세를 방해했을 뿐만 아니라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며 중운위에게 진상 규명을 요청했다.
  이후 23일, 김소연 중선관위는 “몇 년 만에 치르는 경선인 만큼 기본규정을 지킴에 있어 매우 엄중히 다뤄야 함이 마땅하다. 또한, 선본은 징계를 오후 시간 전에 철회했는데도 이를 적시하지 않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자보를 썼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동화’의 최초은(체육 14) 씨와 김현유(체육 14) 씨는 중운위의 잘못된 판단에 의해 일부의 유세 시간을 박탈당했으며 선거 규정 위반이라는 몇 차례의 허위 누명으로 이미지가 실추됐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익명의 학우에게 이전에도 두 차례 선거 세칙을 위반했다는 허위 신고를 받았던 바 있다. 이에 선본은 중선관위의 사과문과 함께 김재현 교수의 입장서, 중운위 회의록 공개를 요청했다.
  또한, 이후 중선관위가 ‘동화’가 부착한 대자보를 일방적으로 뗐다는 것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선본의 추가 CCTV 확인을 통해 이 점이 사실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이에 중선관위는 “대자보도 일종의 선거운동 홍보물이기 때문에 신고되지 않은 선전물이라는 이유로 뗐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중운위는 김소연 씨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전에 징계를 결정하는 등 중선관위로서의 행동을 합당하게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중선관위 자격을 박탈했다. 또한, 학칙에 따라 중운위 위원이었던 김수진 씨를 새롭게 중선관위로 임명했다.
 

중운위와 선본의 갈등 심화돼
  이어 24일, 김수진 중선관위는 ‘동화’에게 사실이 아닌 점을 대자보에 게재했다는 이유로 자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선본은 “본인이 쓴 내용 중 거짓은 없다”라며 이를 거부했다. 중운위는 이를 사유로 선본에게 또 다시 하루 간의 선거운동 정지 징계를 부여했다.
  이로 인해, 선본은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경고와 징계를 남발하는 중선관위 뿐만 아니라 중운위 전체를 믿지 못하겠다. 그들은 중선관위 해임 외에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라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한, 이처럼 공정하지 않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 총학생회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도 표했다.
  양 측은 학보사와의 인터뷰에서 개표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수진 씨는 “동화의 선본장에게 지난 30일, 룰미팅 일정을 알려주며 수차례 참석을 요구했다. 개표에 출석하지 않은 것은 후보자로서 투표를 한 학우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확고한 의견을 전했다. 또한, 중운위는 학칙 제9장 1조에 기재된 ‘각 후보자와 참관인 입회하에 개표하고 후보자는 개표 종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라는 세칙에 대해 이를 ‘선본이 참여하지 않으면 개표가 불가능하다’라는 의미가 아니라고 판단해 개표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선본은 상반되는 의견을 보였다. ‘동화’는 중운위에게 진상조사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개표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그에 대한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최초은 씨는 “중운위는 우리가 스스로 후보 자격을 포기했다고 취급하고 이를 진행했다. 학생회칙 상 후보가 없으면 개표가 이뤄질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룰미팅에 관한 공지 이외에 개표가 진행되는지, 몇 시에 이뤄지는지에 관해 전혀 듣지 못했다.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 ‘동감’에 게재된 글을 보고 그때 알게 됐다”라고 밝혔다. 즉, 해당 조항에 대한 양 측의 해석 역시 나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개표가 진행된 후, 선본은 선거시행 세칙 제10장인 ‘입후보자는 선거 결과에 대해 이의가 있을 경우, 개표가 종료된 때로부터 해당 선관위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에 의거해 선거 과정 및 결과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중운위는 ‘동화’가 받은 피해에 대한 책임으로 전 중선관위를 해임했으며 사실관계를 학내 구성원 모두가 알 수 있도록 회의록을 공개한 사실을 근거로 선거 절차가 불공정하다는 사실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선거 운동을 방해받는 날은 단지 하루였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선본이 선거 운동에 열심히 임하지 않은 것은 본인 책임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다시금 제기된 학교의 학생자치 개입
  이처럼 선본과 중운위가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잃으며 ‘동화’는 지난 28일, 학교 측에 진상조사 요청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요구를 받고 학생활동지원회와 중운위의 합동회의가 열렸다. 학생활동지원회는 학생처장이 장을 맡고 각 학과 교수로 구성된 학생과 소관의 본교 위원회다. 구성원의 임기는 2년으로, 2005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으며 학생자치활동의 지도 육성 및 학생의 포상과 징계에 관한 사항에 대해 심의하고 있다.
  회의에서 학교 측은 선거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며 재선거를 권고했다. 그러나 중운위와의 의견이 합치되지 않았고 다음 날, 진상조사위원회가 임의로 구성됐다. 마지막으로 31일, 교무위원회가 개최돼 위원회장이 중운위에 앞과 같은 견해를 전달했으나 선거는 강행됐다.
  중선관위는 이에 대해 “세칙상 보궐선거는 3월 31일까지 끝내도록 돼 있다. 그러나 학생활동지원위원회에서 선거를 늦추라고 권고한 날짜는 28일 저녁이었고, 세칙을 바꾸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세칙 개정은 단대별 학생회장 등 많은 학생이 모여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통해 결정돼야 하는데 남은 3일 이내에 이를 실현시키기는 어려웠다”라고 설명했다. 규정을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총학생회를 구성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 중 본교 김낙훈 총장과 학생처가 입장서를 게시하며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학생처장은 ‘동화’가 요구하는 문제에 대한 진상 조사 후 선거를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김 총장도 마찬가지로 담화문을 통해 어떤 후보도 총학생회장으로 인정할 수 없고 공정성이 확보된 후 선거를 다시 진행하길 요청했다. 이에 대해 선본 ‘청춘나래’를 필두로 학내 구성원은 이 역시 자체적으로 진행돼야 할 학생자치에 학교가 또다시 관여한 것이라며 공분을 펼쳤다.
  이에 학생처장은 학보사를 만나 “개입할 의도가 아니라 교육의 기본 가치 구현과 학생 자치권 보장을 위해 애쓴 것”이라 밝혔다. 틀림없이 한 쪽 선본에게 불공정하게 선거관리가 진행됐기 때문에 이를 계속 진행하는 것보다 일정을 미뤄 진상 규명을 우선하는 것이 교육의 가치라는 것이다. 또한, “현재 상황은 학생자치가 학생자치권 자체를 훼손한 것”이라며 이를 개정한 후 개표를 진행하는 것이 학교가 발전하는 길이라 말했다. 학생과가 게시한 입장서에 관련해서도 “선거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일정을 미뤄서라도 공정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도”라며 중운위가 왜 이를 무시하고 진행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는 선본 ‘동화’에게 투표한 700명의 학우를 무시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어 학생과장은 선본의 요구에 의해 결과적으로 어쩔 수 없이 학교가 학생자치에 개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과정은 어떻게 될 것인가
  최초은 씨와 김현유 씨는 계속해서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그들은 학보사와의 인터뷰에서 “김재현 교수는 당당하다면 왜 입장서를 밝히지 않는지, 전 중선관위는 분명 스스로의 잘못된 판단으로 우리에게 피해를 입혔는데 어떤 이유로 사과를 하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동감’또는 ‘페이스북’에서 제기된 학우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들은 ‘청춘나래’에 비해 선거운동을 활발히 하지 못한 것은 수시로 요구되는 입장서와 사과문 작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운위가 잘못된 방법으로 선거를 운영했기 때문에 유세할 시간을 벌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본인을 투표한 700여 명의 학우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왜 총학생회 구성을 막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러한 의도가 아니라 순전히 공정함을 밝히려는 노력인 것을 학우들이 알아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현재 중운위는 김재현 교수에게 해명을 요청하는 서문을 보낸 상태다. 또한, 김수진 중선관위는 진상규명위원회를 통해 여러 의견을 종합한 진실을 밝혀내려고 애쓰는 중이며 결과가 나온 후 추가 입장을 밝힐 것이라 말했다. 현재 전 중선관위인 김소연 씨는 개인적 사정으로 회의에 불참하고 있으며 진상규명위원회에게 서문으로 입장서를 제출했다.

  올해의 총학생회 선거 또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순탄히 흘러가지 않았다. 결국, 서로 간 풀리지 않는 의혹이 쌓여 이와 같은 사태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중운위와 본교 위원회 구성원을 제외한 학우들은 전혀 그 과정을 지켜볼 수 없다. 회의가 제3의 학생이 참여하지 못하게 폐쇄돼 있을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도 회의록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글·사진 강연희 기자 yhadel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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