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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진정한 약자
OECD 통계에 따른 현상 분석 - ③아동 복지
2016년 04월 13일 (수) 12:03:32 이지은 기자 unmethink@naver.com
   
 

지난해 12월, 친부가 11살 된 친딸을 2년 넘게 집 안에 감금한 사건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그 여아는 초등학교 4학년의 나이였으나 학교에 가지 못했음은 물론,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해 평균 4살 유아의 체중을 가진 상태였다.
또한, 최근 친부와 계모가 신원영(7) 군을 잔인하게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나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 그들은 아이를 화장실에 가둬놓고 식사를 주지 않았고, 옷에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원영 군의 옷을 벗기고 찬물을 뿌려 방치했다. 이에 아들이 사망하자 시신을 베란다에 10일간 방치했다가 청북면 야산에 암매장했다.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 보도가 연일 이어지며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부랴부랴 대응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 역시 허점이 많다. 이에 본지는 지난 호에 이어, ‘아동 복지’에 관한 얘기를 해보려 한다.
최근 영·유아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의 아동의 복지는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으로, 2009년 기준 34개 회원국 중에서 겨우 꼴찌를 면해 32위에 올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앙정부의 아동복지예산은 2012년 기준으로 전체 사회복지예산의 0.25%, 보건복지부 예산의 0.6%를 차지할 뿐이다. 게다가, 한국의 아동의 삶 만족도와 아동결핍지수가 OECD 최하위라는 것까지 고려하면 그들의 환경은 매우 처참해 보인다.

연일 발생하는 아동학대…복지법에 대한 여론 들끓어
그 실상을 들여다보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앞서 언급한 OECD 통계에서 규정짓는 ‘아동’의 나이는 18세 미만이며 우리나라 아동복지법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18세 미만의 사람 중 각 나이대별로 필요한 조항이 달라 초등학교 재학 이상의 아동과 그 미만의 자로 나눠 논의해보려 한다.
앞서 언급한 신원영 군의 학대는 놀랍게도 2014년부터 알려졌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이가 학대받는다는 신고를 받고 5차례나 그의 집을 방문해 진상을 조사했다. 그러나 당시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법이 없어 가해 부모에게 어떠한 처벌도 할 수 없었다. 5개월 후, 계모가 의붓딸을 폭행해 갈비뼈 16개를 부러트려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났고 이에 국민의 분노가 들끓자 정부는 뒤늦게 아동학대범죄 특례법을 시행했다.
또한, 부모의 학대로 의무 교육을 받지 못한 11살 소녀의 사례가 알려지며 교육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장기결석 아동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는 학교 교직원 및 동 주민센터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개별 학교의 초등학교 장기결석 아동 명단을 기반으로 직접 해당 가정을 방문해 진상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 결과,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나이인데도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동이 전국적으로 6천694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그중 일부는 학생과 부모의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지난 3월 15일에는 아동복지법도 개정됐다. 기존 법에는 아동복지시설로 온 학대 아동의 귀가 조치를 할 권한이 시설장에게 있었으나 부모가 학대 아동을 다시 데려가겠다고 했을 때, 적극적으로 거부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이 없었다는 것이다. 학대 아동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모가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밝히면 이를 거부할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개정된 아동복지법에서는 지방자지단체장에게만 보호대상아동의 귀가 조치 권한을 부여해 더 엄격한 제한을 뒀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아동이 폭력을 당하고 있지 않은지 파악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하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지자체장이 그에 맞게 운영할 것을 확신할 수 있는 법안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 남아
그러나 아동복지의 현실은 전혀 나아지려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해가 지날수록 늘어가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1만9209건으로, 2014년에 비해 17%가 늘었다. 또한, 그중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가 81.8%로 가장 많았다. 그 실상을 파악해보니, 전국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단 54곳이었으며 상담원은 364명뿐이었다. 또한, 이에 비해 피해 아동을 발견하는 비율은 1천 명당 1.1명으로, 미국이 9.1명, 호주가 17.6명인 것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숫자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올해 아동학대 관련 예산은 지난해 488억 원에서 372억 원으로 감소됐다.
마찬가지로 1살부터 7살의 영·유아 아이들의 상황도 그리 좋지는 않다. 이 연령대의 아이들은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 초·중생은 의무 취학 대상이기에 그나마 장기결석 여부를 학교에서 파악한 뒤, 여러 확인 절차를 거쳐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가 있다. 그러나 영·유아는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마땅한 확인 방식이 없다. 어찌 보면 가장 보호를 받아야 하는 나이인데도 학대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14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유아 건강검진이나 필수 예방접종, 진료기록이 전혀 없는 4-6세 영·유아가 809명에나 이른다. 전문가들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예방접종 하지 않은 것 자체를 아동학대라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부는 지금 영·유아의 복지 지원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약으로 “만 0-5세의 보육 및 교육을 국가가 완전히 책임지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정부와 여당은 ‘누리과정’을 내세웠다. ‘누리과정’은 정부가 만 3-5세 아동의 교육비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법안이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누리과정에 투입되는 예산은 법에 따라 지방정부인 교육청이 내야 한다”라며 비용을 교육청에 떠넘겼다. 이에 교육청은 18조 원의 채무가 있는 상태에서 지원비까지 줄 여력은 없다며 중앙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리고 곧 다가올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대선 핵심 공약이던 ‘누리과정 국가완전책임제’를 아예 빼버린 채 공약집을 냈다. ‘아동’을 선거의 수단으로 쓰고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아이들의 보육비 안에 지원비가 없어 교사가 임금을 못 받고, 일부 학부모는 유치원 입학을 취소하는 ‘보육대란’이 발생했다.

아이도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법 자체의 변화보다는 ‘아동’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주대학교 소아정신과 윤소미 교수는 “미국은 ‘자기 자식이 아니더라도 아동에 대한 신체적 및 정신적 학대는 용인할 수 없다’라는 인식이 형성됐기 때문에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즉, 아동을 부모의 부속적 존재가 아닌 분명한 사회적 약자로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선거 기간이나 돼야 각종 법안으로 아동을 내세운다. 그러나 이처럼 일시적인 관심보다는 아동도 여성, 장애인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와 동일 선상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바라봐야 한다.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는 이제라도 시급히 이러한 방안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는 법 제도와 관심이 필요하다.

강연희 기자 yhadella@naver.com
이지은 기자 unmeth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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