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주토피아’는 개봉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디즈니의 흥행작이다. 할리우드 액션이 나오거나 유명 배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닌데, 주토피아의 어떤 매력이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끈 것일까?

첫 번째 흥행 이유는 영화가 탄탄한 스토리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주인공이자 최초의 초식동물 경찰관인 토끼 ‘주디’는 48시간 안에 사라진 수달을 찾아야 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런데 동료들은 토끼를 약한 존재라고 생각해 주디를 무시하고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다. 결국, 주디는 사건의 증인인 사기꾼 여우 닉에게 도움을 청하고 둘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이 과정에 여러 캐릭터를 빛나게 해주는 에피소드가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뿐만 아니라, 영화의 공감대를 아이에서 어른까지 확장시켰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사회 초년생 주디는 첫 직장의 첫 출근 날, 부당한 조건을 제시하는 신경질적인 보스와, 자신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과 맞닥뜨린다. 이러한 장면은 청춘이 사회를 직면했을 때의 어려움을 담아내 공감을 이끌어 낸다.

또한, 영화 속 캐릭터가 서로에게 가지고 있는 편견은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다. 주토피아는 평화롭고 공정한 이상적 도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편견으로 가득한 곳이다. 주디는 경찰학교 수석 졸업생이지만, 토끼라는 이유로 동료에게 무시를 당한다. 한편, 여우 닉은 진실을 말하는 순간에도 교활하다는 편견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한다. 그 외에도 주토피아 도시에서 초식동물은 무력한 존재이고, 육식동물은 그 유전자 속에 포악함이 남아 있어 위험한 존재로 여겨진다. 이러한 영화 속의 장면은 우리네 현실 속에서의 편견을 다시금 돌아보고 반성하게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삶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21세기에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는 대중의 문화적 수준은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 국내외 영화가 3주 안에 잊혀지고 마는 지금, 우리나라 관중이 외국의 애니메이션에 이토록 열광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단순한 오락거리를 소재로 인기를 얻었던 영화로는 성공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입소문을 타고 번진 주토피아의 흥행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가 영화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김예린(국어국문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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