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가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사건의 전말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임산부 7명이 연이어 호흡곤란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폐가 딱딱해지는 섬유화 증상으로 그중 4명이 사망했다. 역학조사 결과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옥시는 2001년부터 폴리헬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라는 화학물질이 첨가된 살균제를 판매했고, 유해성분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영국 본사가 실험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겉핥기식 사과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그동안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은 살균제 속 유해물질이 폐에 박혀 기도 손상, 호흡 곤란, 폐 섬유화 등 폐에 손상을 입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공식적으로 집계한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 수는 현재 230명이 훌쩍 넘는다.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포함한 제품이 여전히 시장에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분이 탈취제, 세제, 섬유유연제 등에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위해우려제품’을 지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안전기준 마련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소비자는 화학 성분에 무방비하게 노출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조사 결과,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이 알려지기 전 한 해 국내 1,087만 명이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됐으며 현재 알려진 것보다 더 큰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화학세제는 환경오염의 주범이기도 하다. 주방세제,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등에 섞인 화학성분은 물과 함께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는 세제를 구입할 때 계면활성제, 인공색소와 향을 첨가하지 않은 제품을 찾는 이유다. 하지만 시중에 나온 친환경 제품들도 화학성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시판되는 친환경세제는 100% 천연제품이 아니라도 천연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어 완전한 천연제품으로 둔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안심하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천연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대문구에 사는 주부 A씨(46)는 “옷을 매일 삶을 수도 없고, 인공 표백제를 자주 사용하는 것도 영 찜찜하다. 우연히 방송을 통해 천연재료를 활용하는 모습을 봤는데 제조하는 방법도 쉽고 효과도 인공 세제에 뒤지지 않아 애용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A씨의 말처럼 천연세제는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베이킹소다나 구연산과 같은 천연재료의 효과를 실험하기 위해 기자들이 직접 세제를 제조해 세탁, 설거지를 해봤다. 최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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