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이 되면 수많은 대학에서 대학 축제가 열려 낭만과 젊음이 넘쳐난다. 대학 축제인 대동제는 ‘크게 함께 어울려 화합한다’라는 의미로 1980년대 이후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초기에는 민주화 운동의 영향으로 민중성이 강조됐으나 90년대 이후에는 공연과 문화행사 위주의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1세기 대학 축제는 인기 연예인의 초청 행사와 더불어 주점 및 다양한 프로그램이 도입된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시대상을 반영하는 대학 문화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대학들은 건전한 축제 문화 만들기 위해 학교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수행 중이며 일부 대학은 지역 주민의 참여를 장려하는 즐거움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대학의 축제는 젊음의 낭만보다는 주점과 기업 홍보의 장으로 변질돼 학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그리고 축제 참가자들도 학생들의 자체 프로그램보다 유명 연예인의 공연에 몰리고 있으며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상당수가 외부인으로 채워져 원래의 취지를 희석시키고 있다.

 청년 실업난으로 인해 대학 캠퍼스의 낭만을 느끼기보다는 취업용 스펙 쌓기를 신입생인 1학년부터 시작하고 있다. 극심한 취업 압박과 더불어 천편일률적 축제 프로그램에 대한 회의를 느끼는 대학생들이 많아져 대학생활의 낭만이 되었던 축제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한국의 우울한 현실이 대학 캠퍼스의 추억을 빼앗고 있는 형국이다.

 대학 축제의 본질은 학생들이 중심이 된 독창적인 학생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므로 대학 축제가 대학 생활에서 차지하는 역할에 대한 재정립이 요구된다. 대학 축제의 주인공은 대학생 자신들이다. 따라서 학생 참여형 축제 문화를 개발하는 투자가 요구되며, 축제 기간 중에 취업과 연계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신입생뿐만 아니라 졸업을 앞둔 학생들까지 참여하는 학생회와 학교 당국의 관심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본교의 경우 타 대학과 달리 총학생회 결성 내홍에 따라 올해에는 예년과 달리 5월 축제를 개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동덕 고유의 문화를 경험하는 기회를 이후로 미루게 하고 있어 대학 문화의 위기가 될 수 있다. 대학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인 동덕인을 위한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을 느끼게 하는 대학 축제가 원래의 취지에 맞게 발전된 모습으로 조만간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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