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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되지 않는 쳇바퀴, 노인빈곤
OECD 통계에 따른 현상 분석 - ⑤노인빈곤율
2016년 05월 30일 (월) 17:36:22 강연희 기자 yhadella@naver.com
   
 

  최근, 대한상공회의소는 우리나라의 ‘생산 가능 인구’가 내년엔 올해 대비 2만 명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생산 가능 인구’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15세에서 64세의 사람의 수를 말한다. 그 감소 폭은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히 증가해 2060년에는 비생산인구가 전 국민의 49.1%에 이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닌 ‘고령화’의 결과다. 이제 전 세계 237개 국가 중 70여 개국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오는 2018년도면, 5061만9000명 인구 대비 노인 인구가 731만4000명으로 14.4%의 비율이 될 전망이다. 정부도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점차 지원을 늘리는 추세다. 한국은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고령화 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실업수당 등 관련 정부지출액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노인이 은퇴 후 겪게 되는 문제는 사회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대개 경제적 빈곤, 질병, 사회로부터의 소외 등을 겪게 되는데, 그중 경제적 문제는 삶의 질과 직결돼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에 살고 있는 노인들의 처우는 ‘최악’의 수준이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지난 2013년 기준 4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 회원국 평균보다 4배가 높다. 순위로는 ?등’이다. 이에 OECD가 한국의 심각한 노인빈곤율을 지적하며 공식적으로 고령층에 대한 공적지원 개선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본지는 현시대의 우리나라 노인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실태를 짚어보고 원인을 분석해보려 한다.
  우선, 한국의 노인은 소득뿐만 아니라 자산 수준도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에서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은 가구당 월평균 226만 원이다. 그러나 아직 은퇴하지 않은 가구가 현재 보유한 자산으로 은퇴 이후의 재정을 예측했을 때, 월평균 91만 원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됐다. 이는 실제 필요자금의 40% 수준에 불과해, 노후대비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난해 한국 노인이 쓴 건강보험 진료비가 사상 처음으로 2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노인 인구는 총 622만 명으로, 적용 대상자의 12.3% 수준이지만, 진료비는 21조3615억 원으로 전체의 36.8%에 달했다. 건강 유지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금액이 필요한 것이다.
  이에 노인의 생활안정을 돕고자 ‘기초연금’이라는 대안이 마련됐다. 그러나 이 대책은 전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의 전체 노인 중 가구의 소득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노인에게 매달 20만 원의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는 2007년 4월에도 기초노령연금법에 기초해 제정·공포됐었지만, 그 후 연금 수령의 방식에서 한계가 드러나 결국 2014년이 돼서야 현 기초연금제도가 탄생하게 됐다. 그러나 개정 후 2년이 지난 현재 ‘상대적 노인빈곤율’은 전년(47.9%)보다 1.7% 줄어드는 데 그쳤을 뿐이다. 또한, 한국의 기초연금액은 OECD에 속한 타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터무니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국내 기초연금액은 20만 원으로, 근로자 평균임금인 330만 원의 6%에 불과하다. 이는 OECD 평균인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도 기초생활수급자는 이를 전혀 받지 못한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초연금제도의 도입 효과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는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10-20만 원의 기초연금을 차등지급하고 있고, 그중 약 61%만 20만 원 전액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비율은 현저히 줄어들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가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초연금을 감액하는 방식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민연금에도 사각지대가 있다. 현행 연금지급 구조는 낸 보험료와 가입 기간에 비례해 연금 급여액수가 정해지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급납부 기간이 짧은 현 노인세대는 생활 유지가 불가능할 정도의 적은 연금을 받는다. 이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못한 체납자, 미가입자 등 대상에서 제외되는 노인들은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경제적인 사정이 넉넉지 않은 저소득층은 개인연금 가입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가입을 하더라도 납부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2014년 말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 가운데 정상납부자는 1,542만 명으로 73%인 반면, 570만 명 이상이 장기체납이나 납부예외 상태다. 노후대비의 다른 수단인 퇴직연금과 개인연금도 가입률이 30%로, 저조하기 그지없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총선 때 ‘소득 하위 70% 어르신에게 기초연금 30만 원을 차등 없이 지급하겠다’라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쥔 이들은 지난달 15일, 30만 원 인상안을 슬그머니 장기과제로 돌렸다. 총선에서 123석을 얻어 원내 1당으로 올라 공약을 실현시킬 가능성이 커졌는데도 문제를 회피하려는 모습만 보였을 뿐이다.
  결국, 연금을 받아도 노후자금이 부족한 노인들은 직접 경제활동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를 구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서울시청 산하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서울 거주 65세 근로 노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노인근로자들은 하루 평균 12.9시간으로, 법정 근로시간인 8시간보다 오래 일하고 있었다. 게다가, 시급도 시간당 5,457원으로 지난해 최저임금인 5,580원보다 낮았다. 게다가 직종은 경비, 청소, 가사도우미 등 단순 노무직에 집중됐으며, 휴가나 재해보상 등의 근로기준법상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조차도 일자리를 확보한 노인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 고용률이 40%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그 외에 궁핍으로 허덕이고 있는 이들에게는 살아갈 방법을 모색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현재, 이런 상황을 서둘러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뿐이다. 고령사회의 대한민국이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제대로 된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
 

강연희 기자 yhadella@naver.com
이지은 기자 unmeth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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