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평창동 생활관 확장을 위해 매입한 것”

지난 3월 17일, 본교가 경매에 나온 평창동 471-1번지 건물을 최종 낙찰 받았다. 이후 4월 17일 파이낸셜 뉴스는 본 건물이 근저당 16억3000만 원, 압류·가압류 약 3억5000만 원 등 채권 총액만 20억 원 가까이 걸려 있는 조원영 이사장의 주택이라는 점을 밝혔다. 또한, 낙찰가가 최저 입찰가 15억7900여만 원보다 높은 18억7900만 원이었다는 점과 본교와 거리가 있는 평창동 주택가에 있는 건물을 왜 굳이 사야 했는가에 관한 부분을 짚으며 의혹을 제시했다.

주택을 매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본교가 낙찰 받은 주택은 평창동 주택가에 위치한 대지면적 563㎡(170.31평)의 건물로, 월곡·청담·혜화 캠퍼스와 인접한 곳은 아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낙찰 받은 주택 바로 옆에는 우리 학교 소유의 건물이 하나가 있다. 두 건물을 같이 소유해 활용하게 될 경우 이곳의 자산 가치를 배로 높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학교가 말하는 본교 소유의 기존 평창동 건물은 471-5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대지면적 약 598㎡(180.90평)로 1986년도에 학교가 매입한 ‘평창동 생활관’이다. 그 당시에는 예절교육을 가르치던 공간으로 활용됐으며, 입시문제를 출제하는 장소로도 쓰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은 2005년 이후부터 쓰이지 않게 됐고 10여 년간 폐허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그러자 지난해 교육부 회계감사에서 이 공간을 방치하지 말고,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거나 매각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그런데 폐허 상태나 마찬가지인 이 건물을 매각을 하게 되면, 학교로선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된다는 것이 본교의 설명이다.
이후 평창동 생활관의 처분을 고민하던 학교 측은 2월 1일 무렵, 마침 2월 11일에 생활관 옆 건물이 경매에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매에 나온 주택까지 사게 되면 기존 건물과 합해 대략 350평 정도가 되기 때문에,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문화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본교, 학보사와의 만남을 통해 입장 밝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학교는 매년 2월 초에 실시되는 교무위원회, 대학평의원회, 자산관리위원회, 등록금심의위원회, 이사회 회의를 거쳐 주택 관련 안건의 의결을 빠르게 진행했다. 그러나 이러한 진행과 결정은 방학 때 이뤄진 것이기에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학교 측은 “경매까지 열흘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구성원의 모든 의견을 듣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학교에서 보통 건물을 매입할 때 학생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지는 않는다. 학교는 5개의 회의를 통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결정한 것임을 알아줬으면 한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본 건물이 나온 2월 11일 경매는 입찰자가 없어 한 차례 유찰됐고, 결국 3월 17일로 넘어갔다. 경매가 열흘밖에 남지 않아 빠르게 추진했다는 학교 측의 설명을 고려했을 때 의문이 남는다. 이에 대해 질문하자 “이사회 회의가 2월 16일에 있어 승인을 받지 못해 11일 날 경매에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경매가 유찰돼 다시 17일에 경매에 참가할 수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학교는 평창동 471-1번지와 본교 사이의 거리에 대해서도 이동에 큰 무리가 없다는 점과 평창동이 문화벨트 지역임을 강조했다. 본교와 평창동 주택까지 9km 떨어져 있고, 대중교통으로 25분 거리이기 때문에 사실상 그렇게 먼 곳이 아니며 충분히 접근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해당 주택이 있는 평창동에는 갤러리와 박물관, 문학관, 아트센터 등이 많아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기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주택은 △소규모 갤러리 △국내외 학술세미나 △워크숍 △연구·교육 목적의 문화예술공간 △학생자치단체를 위한 공간 △외국인 인사의 게스트 하우스 △연구레지던시 공간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평창동 릴레이 달리기’를 진행해 직접 이곳을 다녀왔던 총학생회장 방서우(국어국문 13) 씨는 “평창동 일대에 갤러리가 많다는 것은 확인했다. 하지만 그 주택은 평창동에서도 제일 위쪽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고, 조용한 주택가라 과연 제대로 워크샵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라며 학교 측과 입장을 달리 했다.
이 뿐만 아니라 관훈동에 자리 잡은 ‘동덕아트갤러리’도 문화예술공간이라는 점에서 용도가 겹친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학교 측은 “아트갤러리는 현재 재단 소속이며 수익사업용도다. 대형전시를 원하는 외부인을 위한 대관 목적의 공간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규모 전시, 연수, 교육 등에 활용될 평창동 공간과는 그 용도가 중첩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실제 정확한 계획이 발표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기본설계가 들어간 후 실시설계가 들어가야 하는데, 실시설계 단계에서 건축에 필요한 입찰이 있어 몇 개월 이상이 더 소요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학생들이 의혹을 가지는 부분은 더 있다. 왜 경매에 나온 주택을 감정가의 99.63%에 매입을 했는가에 대한 것이다. 본교가 낙찰 받은 이 주택의 본래 감정평가액은 18억 8600여만 원이다. 그러나 이 주택은 경매에 입찰한 자가 없어 한 차례 유찰이 된 후 최저 입찰가가 15억 880여만 원으로 떨어졌다. 실제로 최초 경매에서 낙찰자가 없어 유찰되면 다시 입찰에 부칠 때, 최저입찰가는 감정가보다 20%씩 떨어진 가격으로 한다. 그런데도 본교는 감정가 18억8600여만 원에 가까운 돈을 냈다.
그 이유를 묻자 “경매는 매매와는 달리 법원의 주체 하에서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주택은 일반적인 시세가 아닌 그 건물 자체의 객관적인 감정가가 경매에 나온다. 보통 감정가는 본래의 건물 시세보다 낮은 편이다. 즉, 우리 학교가 공식 지가보다 저렴하게 샀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경매에서는 누가 얼마를 낼지 모르는 상황이다. 최대한 높은 금액을 불러야 했다”라고 답했다. 이번 경매에는 본교 포함 5곳이 입찰에 참여했는데, 두 번째로 높게 부른 곳이 17억 2000여만 원이었다. 만약 최저 입찰가 15억에 가까운 금액을 불렀다면 본교가 매입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조 이사장의 채무를 대신 갚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었다면 감정가보다 더 높은 금액을 불러 채무에 상응하는 가격으로 사들였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그 건물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경매라는 눈치싸움 속에서 주택을 얻기 위해 감정가에 가깝게 부른 것뿐이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학생들은 여전히 납득할 수 없어
그렇다면 이 같은 학교의 설명을 미리 들을 수 있었던 대학평의원회(이하 평의원회) 학생 위원의 입장은 어떨까. 경매에 나온 주택을 낙찰할 것인지는 예산과 관련된 문제였기에 예산에 관한 자문을 해주는 역할인 평의원회를 거쳐야 한다. 이에 지난 2월 4일 열린 대학평의원회 2차 회의에서 주택 관련 안건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학생 위원 2인은 회의를 급하게 전달받아 참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안건은 결국 학생 대표가 참석하지 못한 채로 의결이 됐고, 이후 학교 측은 학생 위원 2인을 위해 따로 설명의 시간을 가졌다. 평의원회 학생 위원인 디자인대 회장 조연주(패션디자인 13) 씨는 “위원 두 명이 다 참석하지 못했을 때 결정이 된 사항이라 이런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회의에 불참했다고 해서 내용을 보고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 일은 5차 회의 때가 돼서야 알게 됐다. 이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알고자 2차 회의록 열람을 신청해 확인 후 주택 안건에 대해 따로 설명을 부탁했다. 설명을 듣고 나서는 주택을 사게 된 이유가 어느 정도 납득되지만, 왜 아직도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알리지 않는지는 모르겠다”라며 의문을 남겼다.
또, 학교 측은 본교의 판단에 계속 의문을 제기 중인 총학생회장 방서우 씨에게 따로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학보사와의 인터뷰에서 방 회장은 “부지를 산 것은 기획 설계까지 들어갔다고 하니 이미 되돌릴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의혹이 남는 부분은 여전히 존재한다. 경매 낙찰이 되면 법원으로 돈이 들어가 채권 관계가 있는 사람들한테 돈이 돌아가게 되는데, 그럼 결과적으로 학교는 이사장의 채무를 갚아준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숭인관 개선, 사회과학대와 정보대 전용 시설 마련 등 학생들이 몇 년 동안 요구해왔던 문제들의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문화예술공간이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요구안보다 더 우선시 되는 것이 맞는가 싶다”라고 일갈했다.

글 이지은 기자 unmethink@naver.com
사진 문아영 기자 dkdud47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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