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9.21 목 11:16
> 뉴스 > 지난 기사 > 학술 Highway
     
미각 연구, 국민 건강을 좌우하다
2016년 05월 31일 (화) 03:22:00 문아영 기자 dkdud4729@naver.com
   
맛 수용체가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한 류미라 박사를 만났다

지난해, 한 국내 연구팀이 기본적인 밑간 음식만을 활용해 소금 첨가량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더는 나트륨 함량이 높은 소금을 넣지 않아도 각자 입맛에 맞게 간이 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소식에 학회가 들썩였다. 이 연구를 이뤄낸 것이 바로 ‘한국식품연구원 감각인지연구단’이다. 이에 대해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기 위해 류미라 책임연구원을 만났다.

‘미각 연구’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대부분 신체 중 ‘입’에서만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맛 물질이 혀에서 감지되는 것은 맞지만, 정확히 말하면 맛을 느끼는 것은 더 복잡한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우리의 혀에 맛 물질이 닿으면 미뢰의 끝에 연결된 신경을 타고 뇌 중추로 신호가 전달돼서 달다, 짜다 등의 감각을 인식하게 된다. 즉, 미각은 혀로만 느끼는 단순한 감각이 아니라 뇌로 인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각 연구는 ‘감각인지’라는 분야에 속해있다. ‘감각인지연구단’은 이러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후각과 미각의 반응을 다룬다.
맛은 ‘약물중독’과도 같다. 담배를 한 번 피기 시작하면 끊기 어려운 것처럼, 자신이 선호하는 맛을 갑자기 바꾸기도 어렵다.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이 커피를 마시는 것도 카페인의 영향으로 몸이 상쾌해지는 효과와 특유의 쓴맛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음식을 먹는 형태는 과거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에서 특정한 맛을 섭취해 뇌가 충족감을 느끼도록 하기 위한 활동으로 확대됐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좋아하는 음식만을 과잉 섭취하게 되는데, 나트륨을 많이 먹으면 고혈압이 생기는 것처럼 특정 화학물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몸에 이상이 생긴다. 몸의 항상성이 깨지는 것이다. 이때 단순히 한 음식만 섭취하는 것을 줄이라는 조언 외에 전문적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이 ‘미각 연구’의 역할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화학물을 대체하는 물질을 찾아낸다면 지속적으로 뇌의 만족감을 충족시켜주면서 몸의 균형 또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미각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 연구를 살펴보자. 엄마가 무염식으로 만든 이유식을 먹은 아이와 시중에 판매되는 이유식을 먹으면서 자라는 아이가 있다. 두 아이가 자란 후 각각의 건강상태를 조사했을 때, 간이 없는 이유식을 먹었던 아이는 그렇지 않았던 아이보다 자라서도 덜 짜게 먹는 식습관을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미각연구를 통해서 우리는 맛에 대한 기호성은 굉장히 이른 시기에 형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예로는, 초고령 사회인 일본에서는 정부가 고령자의 질병 방지를 위해 시행하는 활동 중 ‘구강건강유지’라는 것이 있다. 여기에는 건강한 치아를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각에 대한 연구도 적용된다. 노인들은 맛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이 둔해져 가끔 식사 중에 입에 음식이 있는 것을 잊고 잠에 빠지기도 한다. 이때 자극이 강한 음식을 입에 넣어줌으로써 잠을 깨우고, 맛을 느끼고 인지하는 능력이 계속 유지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즉, 이러한 미각 연구는 음식 조절을 통해 양질의 식습관을 형성하고, 맛에 대한 인지능력을 지속시키는 등 국민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각 연구는 어떻게 이뤄지나
지난해, 본 연구팀은 다시마, 새우, 멸치 등의 밑간 식품을 통해 짠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밑간으로 쓰는 발효 조미료에 들어가는 맛 중 단맛과 짠맛도 아닌 ‘밍밍한’맛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감칠맛이다. 가장 감칠맛이 강한 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MSG다.
요리를 해본 사람이라면 감칠맛이 나는 재료를 쓰면 짠맛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를 활용해 기초 재료들만 써도 짠맛을 증가시킬 수 있는지 연구를 진행했다. 마취시킨 쥐의 뇌 중추로 가는 맛 신경을 이용해 전극 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 밑간 식품이 나트륨과 유사한 짠맛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짠맛의 인지 경로가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세계적으로 나트륨에 대한 맛의 경로는 알려졌지만, 그것만으로 사람이 짠맛을 느끼는 과정이 모두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 나트륨뿐만 아니라 포타슘, 칼슘 등을 통해서도 짠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가설은 경로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아밀로라이드 감수성 경로와 비감수성 경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감수성 경로는 나트륨만 통과시키는 이온 경로다. 반면, 비감수성은 경로는 나트륨 외에 다른 양이온과도 관련된 경로며 단, 아직은 이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 정확한 설명이 불가능하다.
본 연구팀은 3년 이상 숙성된 재래 간장에서 분리한 단백질 성분을 짠맛 인지 경로에 실험해 두 가지 인지 과정에 모두 해당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맛이 느껴지지 않는 이 단백질 성분은 나트륨 성분이 없는데도 소금과 섞으면 짠맛의 강도를 최대 2배까지 높여준다. 우리의 전통 간장에 양쪽의 인지 경로 모두에서 짠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조절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미각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미각 연구의 전망은 어떻게 되나
현재 전 세계적으로 체내에서 일어나는 맛 작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이미 10여 년 전에 혀에 있는 맛 수용체가 몸속 기관에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앞으로의 미각 연구는 아직 학회에 보고되지 않은 미각 수용체의 작용과 역할을 밝혀내는 것이 병행돼 더욱 활발한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글·사진 문아영 기자 dkdud4729@naver.com

문아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동덕여대학보(http://ddpress.dongduk.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처리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02748) 서울특별시 성북구 화랑로 13길 60(하월곡동 23-1) | Tel 02-940-4241~4242
발행인 : 김낙훈 | 편집인 : 이지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지은
Copyright 2009 동덕여대학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dpress.dongd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