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에서 사는 대기업 간부 여성이 홍콩 출장을 다녀온 뒤, 하루 만에 이름 모를 바이러스에 의해 사망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영화 <컨테이젼>은 보건학의 시초인 ‘감염병’을 관리하는 역학적인 내용을 실고 있다. 여러 도시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질병관리본부와 안보국은 바이러스정체를 규명하고 처치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이 와중에, 한 기자도 감염됐다. 그러나 그는 흡입약제로 면역생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정부와 시민들 사이 불신과 갈등이 고조돼 혼돈 상태가 된다.

다큐멘타리에 가깝게 그려진 이 영화는 감염재생산수(전염율), 즉 환자와 접촉한 사람 중 재감염 시키는 능력을 계산해 예상환자를 추정해가면서 백신을 개발하고자 노력한다. 감염자와 접촉한 자들을 분리하는 검역을 통해 전파속도를 늦추고, 최초 시발점을 찾고자 한다. 감염질환은 병원체, 병원소, 병원체의 병원소 탈출, 전파, 새로운 숙주의 침입 및 숙주의 저항성 생성의 순환 고리가 있다. 병원소는 인간, 동물, 흙, 물과 같이 병원체를 옮길 수 있는 매개이며, 전파는 접촉, 비말전파, 매개물을 통한 방식 등이 있다. 현장에 파견된 두 여의사를 통해 이를 파악하고 고리를 끊는 역학자가 그려지고 있다. 

결국, 백신을 개발해 이미 증상이 나타난 현성 감염자와 증상이 없는 불현성 감염자에게 백신을 투여하고 면역자 수를 늘려 확산을 막는다. 최종 장면에서 병원소인 박쥐, 돼지를 통해 병원체인 바이러스가 결국 요리사의 손을 통해 최초 감염자가 감염된 경로를 보여주면서 영화는 마무리되고 있다.

이용주(자연과학대 보건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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