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지난 2016학년도 1학기부터 학사 일정이 16주에서 15주로 변경됐다. 이는 휴강한 수업이 생겼을 경우, 보강 수업을 반드시 진행하도록 일률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본지 보도 2016년 3월 21일 471호 1면). 바뀐 일정은 ‘수업 13주, 중간고사 1주, 기말고사 1주’로, 학기 마지막 주인 15주차에 기말고사를 보고 종강하는 방식이다. 대신, 15주 일정 동안 휴강을 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15주차에 보강을 진행할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지난 학기가 끝난 후,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 동감(dong-gam.net)에 보충 강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글이 게시되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본지는 보강이 학내 구성원의 기대에 부응했는지 설문조사를 진행해 확인해봤다. 설문은 지난 19일부터 29일까지 이뤄졌으며 이에 총 220명이 응답했다.
우선, 대부분의 학우가 휴강 시 보강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휴강을 했을 경우, 반드시 보강 수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77%(169명)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한편, ‘아니다’라고 답한 한 학우는 ‘보강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각 수업 상황에 따라 임의로 수업을 추가로 진행할 것인지를 결정했으면 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이는 등록금 문제와 직결돼 있는 예민한 문제다. 원칙상 한 학기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시행되는 이틀을 제외하면 28번의 수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보충 강의가 실시되지 않을 시 학생은 26회의 강의밖에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응답자 중 18.18%(40명)는 지난 학기에 보충 강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학우는 전공인 A 수업에서 강의가 26번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더 이상 나갈 진도가 없다’라는 이유로 그대로 종강했다는 제보를 보내기도 했다. 또한, 보강이 일반 수업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이뤄졌는지 묻는 말에 74.54%(164명)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25.45%(56명)는 부족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보강이 기말고사와 겹쳐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웠음 △수업과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하고 끝남 △출석을 확인하지 않음 순으로 꼽았다.
이어 2면에서는 지난 학기에 진행됐던 보강의 실상과 문제점을 짚어보려 한다.

지난 1학기 초반부터 학내 구성원은 15주차 보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동감에 게시됐던 글의 주된 내용은 ‘보충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학사 일정이 15주로 편성되면서 학생들이 보강을 받을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보충 수업 자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 아직까지도 추가 수업을 진행할 때, 시간과 장소가 교수에 의해 일방적으로 통보되거나 시험 관련 정리만 간단히 하고 끝마쳐버리는 일이 공공연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학우는 본지의 설문조사를 통해 ‘교수는 원래 수업처럼 충분한 시간을 들여, 보강을 진행했으면 좋겠다. 학교 측이 학생의 수업권을 위해 보강주를 만들었다지만, 교수가 보강에 소홀하면 무슨 소용인가 싶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물론, 본교에는 보충 수업이 진행됐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이미 마련돼 있다. 교수는 일주일에 두 번씩 있는 수업을 마치고 나면 한 주마다 직접 ‘출강표’라는 종이를 제출한다. 15주가 지나 이 출강표가 15장 쌓이면, 이후에 교무과에서 교수가 포털 사이트에 올려놓은 휴강계와 보강계를 출강표와 대조한다. 이 방법을 통해 학교에서는 교수의 수업 휴·보강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 만일 그 과정에서 보충 수업을 하지 않았다고 판명되면, 보강을 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교수가 추가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까지 알 수는 없다. 이를 두고 교무과 관계자는 “보강의 시간을 조절하는 것은 교수의 재량이 아니다. 정해진 수업 시간을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학교가 모든 보충 강의를 일일이 감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앞으로 민원이 많이 들어오거나 부족한 수업을 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그 교수의 강의에 직접 들어가 볼 계획은 있다”라고 밝혔다. 즉, 학교 측 또한 보강에 대해 철저한 관리를 하기보다는 교수의 자율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 학기에 인문계열 B 학과의 전공과목 C 수업은 보강을 모든 학사 일정이 끝난 뒤에 미술관을 가는 것으로 대체했지만, 교무과에서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우리 학교는 기본적으로 강의가 강의실 내에서 이뤄지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외부 수업은 인정하지 않는다. 교무과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학기에 외부 수업을 인정한 것은 미술계열 학과에서 진행된 한 번의 강의뿐이었다.
결국, C 과목은 15주차에 보강을 하지 않았음은 물론, 외부에서 강의가 이뤄진 셈이다. 게다가 당시 일부 학생들은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보강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러한 일에 대해 B학과 조교는 “C 수업이 미술관 가는 것으로 보강을 대체했다는 점은 알고 있다. 하지만 보강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교수님의 자율권이라 일일이 학과에 보고할 필요는 없다”라고 전했다.
또한, 교무과 관계자는 학사일정을 16주에서 15주로 줄인 이유를 설명하면서 “15주 일정이 되면서 ‘보강을 위한 주’가 생겼다. 이 보강주로 인해 학생은 원래 수업하던 요일과 시간에 맞춰 그대로 보충 수업을 진행할 수가 있게 됐다. 다른 스케줄과 겹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설문조사 인원 중 절반가량이 학교 측의 예상과 반대되는 대답을 내놨다. 지난 학기 동안, 보강이 원래 수업하던 요일과 날짜에 맞춰 진행됐냐는 질문에 49%(108명)의 학생이 그렇지 않다고 답한 것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15주차 수업 시간에 맞춰 보강을 듣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앞서 ‘아니오’라고 답했던 108명의 학생은 이에 대해 △교수가 일방적으로 보충 날짜를 지정해서 △학생들이 시험을 앞두고 해당 수업 시간을 버거워해서 △다른 보강과 시간이 겹치는 학생이 있어서라고 답변했다. 학교의 예상과는 달리 많은 학생이 현실적으로는 갖가지 이유와 부딪히면서 보강을 제시간에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설문에 참여한 한 학우는 “보강을 2번 해야 했는데, 교수는 하루에 다 끝내길 원했다. 어쩔 수 없이 2시간 이상을 연속으로 수업하기 위해 오후 6시부터 보강이 이뤄졌다. 이날 강의가 8시에 끝나 피곤했다”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렇듯 따로 보강주가 생겼지만, 학생들은 이전 16주 일정 때와 다를 바 없이 보충 강의 날짜를 서로 맞춰봐야 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설문을 통해 이 과정에서 어떤 불편함을 겪었냐고 묻자 △원래 계획된 개인 일정을 취소해야 했다 △다른 과목과 수업 시간이 겹쳐 이중고를 겪었다 △시험 기간에 보강을 해야 해서 피곤했다는 대답이 이어졌다. 이때 보강이 시험 기간에 있어 피곤했다는 의견은 15주차 보강주의 한계점과 특히 연관성이 있다.
학교 측의 이상적인 생각과는 달리, 15주 일정에서 15주차와 16주차는 명확히 ‘보강주’와 ‘기말주’로 나눠떨어지는 개념이 아니다. 어떤 과목은 15주차에 보강을 하고 16주차에 시험을 봐야 하지만, 보충 수업이 따로 필요 없는 과목은 15주차에 기말고사를 본다. 결국, 학생들은 기말고사를 2주에 걸쳐 보는 동안 보강까지 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설문조사에서 일부 학생은 보강을 듣고 바로 시험을 보러 가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수업에 집중을 못 하거나, 아예 보강 수업에 나가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2, 3, 4학년 학생들은 같은 문항에 예전 일정으로 돌아가기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지금과 달리 16주 일정에서는 모든 수업이 마지막 주인 16번째 주에 기말고사가 치러지기 때문에 학생이 수업과 시험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이 적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강연희 기자 yhadella@naver.com
이지은 기자 unmeth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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