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는 비(非)지상파와 달리 ‘지상파’라는 배경 때문에 중간광고를 규제당하는 차별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광고매출이 급격히 하락해 필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는데도,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이 여전히 거센 상황이다.
 

그들은 지상파가 콘텐츠에 더 많이 투자해 신경을 썼다면 광고매출이 낮아졌을 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상파가 콘텐츠에 투자한 액수는 광고 매출와 비례하지 않는다. 실례로 올해 시청률 41.6%를 기록한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2배에 달하는 회당제작비를 투입했는데도, 광고매출은 32% 더 낮았다. 이외에도 공중파는 <무한도전>,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이 많지만, 그와는 관계없이 광고매출은 비지상파에 비해 저조하다. 결국, 매출 차이의 주범은 콘텐츠의 질이 아닌 중간광고의 유무인 것이다.
 

또, 반대하는 이들은 공중파 방송의 잦은 간접광고(이하 PPL)를 이유로 들기도 한다. PPL에 중간광고까지 더해지면 방송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상파의 중간광고를 규제하면서 생겨난 것이 PPL이다. 방송사 역시 극의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실제로 지상파 방송사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2013년도에 과도한 PPL로 시청권이 훼손되지 않도록 자율적으로 간접광고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중간광고를 도입한다면 공중파는 PPL을 줄여 더 높은 집중도의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본교 지식융합연구소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공중파가 중간광고를 도입하면 광고판매액은 연간 1,310억 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총 제작비가 약 130억 원이었던 <태양의 후예>와 같은 규모의 콘텐츠를 10편을 제작할 수 있는 금액이다. 즉, 시청자의 눈과 귀를 더욱 즐겁게 만들 질 높은 방송을 지금보다 더 많이 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태양의 후예>처럼 인기를 끈 작품은 자연스럽게 수출·관광·취업·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우리나라에 불러올 경제적 효과가 매우 커 공중파의 중간광고 확대가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
 

미국, 유럽, 일본 등 대부분의 해외 국가는 규정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만 유독 지상파를 향한 규제가 심하다. 이처럼 불합리한 규제가 계속되면 공중파는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원도 확보할 수 없는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다. 이제는 정말 중간광고가 절실한 시점이다. 만약 도입 후에 공중파 방송의 질이 더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때 제재를 둬도 늦지 않다.


이지은 기자 unmeth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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