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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펙트 센스(Perfect Sense)>에 묘사된 ‘촉각’
2016년 10월 05일 (수) 16:01:32 김윤상(인문대 독일어과) 교수 ddpress@dongduk.ac.kr
   

영화 <퍼펙트 센스>는 2011년에 개봉된 독일, 영국, 스웨덴, 덴마크 합작영화로, 이완 맥그리거와 에바그린이 열연한 과학로맨스 정도의 장르에 해당되는 영화다. 영화는 어느 날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의 오감이 하나씩 사라져버리게 되는 이상 현상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감각이 없는 사랑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물음을 영상이미지로 끊임없이 제기한다. 우선 영화는 요리사인 남자주인공이 후각, 미각 등을 잃어버리는 과정을 리얼하게 묘사하면서 인간 삶에 감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게 해주며, 후각과 미각을 잃어버린 주인공들이 나누게 되는 사랑이라는 것이 과연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지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마지막에 청각과 시각을 상실한 뒤, 여전히 사랑이 가능한지에 대해 물음을 제기하면서도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감각인 촉각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는 채로 영화는 끝난다.
서구 문화사에서 촉각은 감각들 중의 감각, 혹은 개별 감각들을 지각하는 감각으로 여겨지곤 했으며 나중에 공통감각과 연관되기도 했다.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각대상이 감각 매개체인 피부와 너무나 가까이 놓여 있기에 그 대상과 감각하는 자아의 거리가 거의 지각될 수 없다고 할 정도이며, 감각기관 역시 육체보다 더 깊숙이 내부로 들어가 기거하고 있다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외부나 내부 그 어느 곳에 위치하지 않고 바로 그 둘 간의 경계에 위치한다고 해야 할지 결정되기 힘들기에 오감의 다른 감각들과는 달리 오로지 자기 자신에 의해서만 자신을 지각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절대적 감각’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영화 <퍼펙트 센스>에서 마지막까지 언급되지 않은 감각인 촉각은 촉각자체에 의해서만 지각될 수 있으며, 같은 맥락에서 ‘퍼펙트 러브’는 ‘러브’ 자체에 의해서만 지각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김윤상(인문대 독일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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