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광고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국은 비(非)지상파만이 이를 독점하는 것이 부당하다 말한다. 지상파 3사의 광고 매출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케이블 및 종편 방송사는 놀라운 상승세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CJ E&M은 지상파의 수익을 이미 넘어섰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은 명분이 부족해 보인다. 우선, 지상파가 비지상파에 비해 낮은 매출을 내는 이유를 ‘중간광고’로만 단정 짓기 어렵다. 이미 케이블 프로그램은 ‘질’로서 공중파를 상대할만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시그널> 등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은 ‘비용’이 아닌 ‘콘텐츠’로 승리를 거뒀다. 지상파에 있던 이명한, 나영석, 신원호 등 유명 PD와 작가를 영입해 자유로운 제작 환경을 마련한 데다 3사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방식을 수용해 대중의 사랑을 받은 것이다.게다가 적은 제작비를 투자해 성공한 프로그램도 많다. 지상파는 매출 하락의 원인을 중간광고에 돌리기에 앞서, 프로그램의 품질에 대한 스스로의 고찰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또한, 공중파는 시청자의 신뢰도 잃어가고 있다. 지상파 TV의 신뢰도 조사 결과, 지난 2011년에는 전체의 46.6%가 ‘지상파를 믿는다’라고 답한 데 비해, 올해는 그 비율이 26.3%로 급격히 감소했다. 3사의 백종문 녹취록 사건, 편파적 징계, 부당한 노사관계 등 ‘공익’과는 거리가 먼 사례들이 연일 일어나며 생겨난 현상이다. 게다가, ‘앞으로 케이블 TV를 이용할 것인가’에는 61.2%가 ‘그렇다’고 답한 데 비해 ‘앞으로 공중파 TV를 이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58%만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공정성’이 핵심인 지상파에게 이러한 평가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간광고가 시청자의 환영을 받을 리 없다. 지난 2010년, 공중파의 간접광고(이하 PPL)이 허가된 이후로 현재 이미 광고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드라마, 예능 등에서 맥락 없이 등장하는 광고로 인해 시청이 불편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특히, KBS와 MBC에서는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양 기업의 PPL 매출액은 2010년 17억3천5백만 원에서 2015년 292억5천9백만 원으로, 16배나 증가했다. 즉, 시청자 입장에서는 지상파 프로그램이 경쟁력 있는 품질을 갖지 못할뿐더러 공정성을 잃고 있으니 공중파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결국, 지상파는 우선적으로 시청자의 신뢰를 되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 본연의 책임은 다하지 않은 채 어려움만을 거론하며 규제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순서가 전도된 행위다.

 강연희 기자 yhadel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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