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총학생회(이하 총학) ‘청춘나래’의 임기가 7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그간 ‘청춘나래’가 공식적으로 총학으로 거듭나는 과정에는 무수히 많은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치러진 정선거에서 학교가 학생자치에 의도적으로 개입했다는 논란이 일며 선거 자체가 무산되고 올해 3월, 보궐선거가 진행됐다. 그러나 선거에 출마했던 양측 선본이 진실 공방을 위한 갈등을 빚으며 보궐선거 역시 미뤄질 위기에 처했다. 총학은 몇 개월에 걸친 논의와 합의를 통해 비로소 우리 학교 자치기구로 탄생했다. 
  그들에 대해 학내 구성원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이에 학보사는 지난 10일에서 13일까지 총학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학우 233명이 응답했으며 1학년 48%(112명), 2학년 21%(48명), 3학년 14%(32명), 4학년 17%(41명)가 참여했다.


총학, 전반적인 평가는 ‘B’
  그 결과, 학우들은 총학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부터 F까지의 점수 중 청춘나래가 가장 많이 받은 항목은 B등급으로, 전체에서 27%(63명)를 차지했다. B+와 A도 각각 24%, 19%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또한, ‘학생들의 대변자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학우의 절반 이상인 54%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이는 작년 총학 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한걸음 더’와 눈에 띄게 비교되는 결과다.
  ‘청춘나래’에 전반적인 만족을 표한 학우는 총 응답자 233명 중 58%인 134명이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학생들이 총학의 활동에서 만족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이들 대다수는 ‘학내 문제제기’을 꼽았다. ‘청춘나래’는 임기 초반부터 학교가 공식적인 총학으로 인정하지 않아 학생회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등록금 책정, 비리재단의 복귀 등의 다양한 학내 문제를 학우에게 알리는 데 힘썼다. 특히 평창동 저택 매입이나 동덕인성교육에서의 친일 미화 등의 사건이 불거지자, 이를 알리는 데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본교의 입학금이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소송 인단을 모집하는 중이다. 한편, 이러한 ‘청춘나래’의 행보는 총학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활발히 홍보돼, 학생이 관련 사항을 아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이와 관련해 설문에 참여한 한 학우는 “학교와 관련된 여러 일이 발생할 때마다, 카드뉴스 형식으로 가시화시킨 점이 좋았다”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런 점은 아쉬웠다
  반면, 총학에 전반적으로 불만족 한다고 답한 학우는 99명이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대부분의 학우가 ‘소통 부재’를 꼽았다. 이는 ‘청춘나래’가 선거 운동 중 주요 공약으로 ‘총학과 학생 간의 소통’을 내세웠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특히 이는 ‘가장 만족하지 않는 공약’ 문항에서 두드러졌다. 총학의 공약인 △교육 △소통 △복지 △사회참여에서 233명 중 92명이 소통, 그중에서 ‘월 1회 학우와 학생회 간부들이 함께하는 점심식사 자리 마련’ 항목을 골랐다. 이 안건 역시 ‘청춘나래’가 초기 공약에 포함시켰던 사항이다. 설문조사를 통해 ‘총학의 유무가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라는 의견을 밝힌 한 학우는 SNS와 커뮤니티 사이트 동감(dong-gam.net)뿐만 아니라, 총학이 어떤 공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드러나는 글을 학내 곳곳에 부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총학에 만족하지 않는 이유로 △학내복지 개선 노력 △적극적 공약이행이 뒤따랐다. 주목할 점은, 주로 본교가 아닌 타 캠퍼스를 이용하는 학우들이 두 항목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 선택지를 고른 21명 중 17명이 공연예술대학 재학생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한 학우는 “의견 수렴이 주로 학생 수가 많은 과에서만 이뤄지는 것 같다. 청담 캠퍼스를 주로 이용하는 본인은 소외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약이 학내 관련 사안이 아닌 ‘사회참여’ 분야에 집중됐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다수의 응답자가 그간 총학의 행보 중 외부 활동에 주목하며 사회보다는 학교 대표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얼마 전 진행됐던 대동제에서 발생한 문제를 지적하며 축제를 위한 준비에 미숙한 점이 있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밖에 학우들이 남은 임기동안 가장 원하는 공약은 ‘휴게공간 개선 및 확충’이었으며 ‘비리재단 감시 모니터링’, ‘등록금 사용내역 분석 및 공개’가 뒤를 이었다. 아울러 지난 학기에 이행된 사항 중 △페이스북 활동보고 활성화 △학생회비 결산 투명 공개 △본교 청소노동자 어머님들과의 연대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현재 공약 이행률은 45%
  ‘청춘나래’는 지난 3월 선거 유세를 하며 총 20개의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그중 9개의 공약에서만 성과를 낸 상태라, 현재 이행률은 45%에 그친다. 아직 이행하지 못한 공약에는 △수업시수 변경의 이유를 밝힘, △등록금 사용내역 분석공개 △본교의 예결산안 분석공개 △학생회 간부들과 함께하는 점식식사 △비리재단 감시 모니터링 △숭인관 환경 개선 △낙후한 책걸상 교체 △학교 시설 관련 설문조사 진행 △기숙사 개선 프로젝트 △외부캠퍼스를 위한 문화 사업 확대가 있다.
  특히 수업시수 변경의 이유를 밝히겠다는 계획은 학기 초에 언급된 이후로 어떠한 현황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1학기 초반, 방서우 총학생회장이 ‘우리 등록금은 우리가 지키는 동덕여자대학교 학생 모임(이하 우등생)’을 운영하면서 학교 측에 2014-2015년도 등록금 사용 내역서와 2016년도 예산 편성안 공개를 요청한 적이 있지만, 그에 대한 답변을 학교로부터 받았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또한, 총학이 당선사에서부터 핵심 공약으로 삼은 ‘비리재단 감시’ 안건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당초 학생 모니터링 요원을 모집하겠다는 계획과 달리, 관련된 공고 사항은 아직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된 바가 없다. 물론 평창동 저택 매입과 비리재단의 연관성을 찾으려는 노력도 했지만, 사실상 이를 ‘감시’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게다가, 청춘나래는 학내 구성원과 복지 부문에서 숭인관 환경 개선, 낙후한 책걸상 교체 등의 많은 약속을 했지만, 문화살롱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성과나 변화가 없다.


  ‘청춘나래’는 정식 총학생회로 인정받지 못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제한된 상태로 오랫동안 활동해왔다. 성과가 적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총학의 권리를 모두 행사할 수 있게 된 만큼, 남은 2개월 동안 공약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연희 기자 yhadella@naver.com
이지은 기자 unmeth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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