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향후 적극적으로 동덕인성교육 철폐를 위해 애쓸 것”

 본교 동덕인성교육 교과 내용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 동덕인성교육 특강은 15학번부터 적용돼 온 교양필수 과목으로, 지난해 본교 설립자인 춘강 조동식의 친일 행적을 미화하는 골자의 수업이 진행됐다는 이유로 학내 구성원의 반발을 샀다(본지 보도 2015년 9월 21일 467호 1면). 당시 총학생회(이하 총학) ‘한걸음 더’의 필두로 교내 곳곳에 대자보가 부착되는 반대 운동이 활발히 일어났으며 이에 김낙훈 총장이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9월 21일 진행됐던 특강에서도 이와 같은 파문이 일었다. 당시 수업에 참석했던 16학번 학우가 강의 소감문과 대자보를 통해 본교가 춘강의 역사를 미화한다고 주장한 것이 발단이 됐다. 실제 동덕인성교육 특강의 교재로 활용되고 있는『동덕의 역사와 정신』에는 ‘학교를 지켜내기 위해서 많은 교육자가 어쩔 수 없이 친일 활동을 해야만 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그러나 우리 학교의 전신인 동원여자의숙은 ‘주로 민주의식을 고취시키고 국권 회복을 꾀하는데 교육의 중점을 두었다’, ‘일제시대 상황 속에서 춘강 선생 또한 민족운동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은 춘강이 교육자로서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득했다’, ‘일제 강점기 때에도 동덕은 민족 교육의 끈을 결코 놓지 않았고 여성교육을 통해 나라를 구하는 데 앞장섰다’ 등 춘강의 친일행적과는 상반되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지난해 학교는 이런 논란에 대해 학보사 인터뷰를 통해 해명한 바 있다. 당시 좌담회에 참석했던 인문대학 문예창작학과 하일지 교수는 “조 씨에 대한 역사관은 상대적일 수 있다. 친일 행위는 일제 강점기 당시 학교를 세우기 위해 발생했던 시대적 상황에 맞춰 평가해야 하며 타 학교 설립자와의 비교도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강 교재에도 이러한 맥락으로 ‘오늘날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춘강 선생을 친일파로 매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한 위대한 교육자의 위대한 업적을 너무나 단순한 관점으로 폄훼한 것이다.’라고 표기됐다.

 학생 커뮤니티 사이트 동감(dong-gam.net)과 페이스북 페이지 동덕여대 대나무숲에서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에 총학 ‘청춘나래’는 친일을 미화하는 동덕인성교육을 중단하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특강의 내용과는 달리 조동식은 민족의 선각자가 아닌 친일파라는 골자의 글을 배포했으며 과거 그가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기고했던 △<전일본 일억 동포의 환희-대세(大勢)에 순응(順應)> △<성전 일년-정신통일, 근검활동, 보건보국에 노력> △<인생은 물질이 아니오-시국일수록 정신 수양이 필요> △<충성과 효도는 하나-일본 국민의 충효정신> 등이 그 근거가 됐다. 또한, 춘강은 일본 침략정책의 일환이었던 각종 강연회와 좌담회에 참석해 친일반민족행위 705인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일부터 총학은 특강 폐지를 위한 서명운동과 더불어 SNS를 활용한 #save_ddw 선언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며, 정문 앞에서 1인 피켓팅도 펼칠 예정이다. 16일까지 이뤄진 서명은 1차분으로 수합해 17일이나 18일에 학교 측에 중단 요청서와 함께 제출된다. 아울러 피켓팅은 학내 구성원의 참여 신청을 계속해서 받고 있고 등·하교 시간으로 나눠 매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지난 10일에 있었던 2016 하반기 상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동덕인성교육에 관련한 특별 결의문을 전학대회 참가자 일동 이름으로 채택했다. 총학은 앞으로 이 결의문을 특강 폐지를 주창하는 공동대응을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총학 관계자는 학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총학보다 앞장서 본교의 잘못된 처사를 지적한 학우들이 자랑스럽다. 본인이 피해를 받을 수 있는데도 소감문에 강의 내용에 대한 항의 글을 작성하고 수업 교재를 버리고 나오는 자치적인 대응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앞으로도 학내 구성원이 동덕인성교육 폐지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길 바란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러한 총학과 학생들의 의견에 학교는 아직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교양교직학부 관계자에 따르면, 여태껏 동덕인성교육 강의의 존폐나 교과 내용을 수정하는 것에 대한 의논은 전무하다. 결국, 이 같은 처사는 동덕인성교육을 둘러싼 논란이 매년 무의미하게 반복되게 만든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바뀐 상황이 전혀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과연 올해에는 ‘청춘나래’가 대화의 물꼬를 트고 학교 역시 실질적인 합의점을 제시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강연희 기자 yhadel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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