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강 모(24) 씨는 어딘가로 여행 갈 때마다 일명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그러다 보면 어느새 100장이 넘도록 찍을 때가 많다. 하지만 매번 마음에 드는 사진이 없어 모두 지우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그러던 중 그녀는 친구들로부터 ‘셀프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이하 셀카 앱)’을 추천받았고 이후 공들여 찍지 않더라도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이 앱에는 언제나 예쁜 모습으로 꾸며주는 기능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기존의 카메라 앱이나 휴대폰에 내장된 기본카메라는 밝기 조절, 흐리기 등의 간단한 효과만 있어, 원래 자신의 얼굴보다 더 예뻐지길 기대하기란 어려웠다. 그러나 셀카 전용 앱은 이를 가능하게 했고 제공된 콘텐츠를 통해 즐거운 촬영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게다가, 셀카 앱은 이용이 쉽고 간편해 누구나 편집도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다. 또한, 촬영한 결과물은 친구들과 해당 앱의 채팅 기능을 통해 곧바로 주고받는 것이 가능해, 순간을 공유하고자 하는 10-20대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중이다.

<얼굴 인식 기능으로 사용자를 사로잡다>
현재, 국내 대표적인 셀카 앱으로는 ‘롤리캠’, ‘스노우’, ‘카카오치즈’ 등이 있다. 이들은 전부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앱 분야에서 상위권을 차지한다. 카메라 앱이 이렇게까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얼굴 자동 인식 기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셀카 앱에서 안면 인식 기능은 ‘뷰티 효과 필터’와 ‘스티커 장식’에 적용돼, 사진을 꾸밀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이전의 카메라 앱에서는 이 같은 기술이 없어 잡티 없는 피부를 표현해주는 정도에만 머물렀는데, 이조차도 사진이 전체적으로 흐릿해진다는 점 때문에 이용자들의 불만이 컸다. 하지만 이제는 자동으로 얼굴만 인식할 수 있어 자연스러운 보정이 가능해졌다. 특히 스노우는 머신러닝 기법이라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한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눈, 코, 입 등 특정 부위에 수백 가지의 스티커를 정밀히 붙일 수 있다. 특히 움직이는 스티커를 얹는 데는 ‘시네마그래프’가 활용된다. 시네마그래프는 이미지의 특정 부분만 움직이는 사진을 만드는 기술로,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움직이는 신문 사진’을 생각하면 된다. 롤리캠은 휴대폰 카메라에서 이를 최초로 선보였다.


게다가, 셀카 앱은 인식 기술이 적용된 ‘10초 안팎의 셀카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재미를 더했다. 얼굴이 움직이면 자신이 설정해놓은 동물가면, 얼굴 바꾸기 등의 스티커와 다양한 효과들도 함께 따라와 유쾌한 영상이 만들어진다. 물론, 이때도 예쁜 얼굴을 위한 보정과 필터는 그대로 적용된다. 즉, 아름다워진 얼굴은 유지한 채, 나만의 개성 있는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동영상 셀카의 인기도 날로 높아지자, 전문가들은 “영상 기술이 나오면서 기존 국내 미디어시장이 사진에서 영상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협업을 통해 서비스와 이익을 동시에 챙기다>
셀카 앱의 개발사들은 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이용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자사의 이익도 창출해내고 있다. 일례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제휴한 롤리캠은 영화 <주토피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움직이는 스티커로 제공했다. 이를 진행한 롤리캠 정진욱 대표는 “이러한 협업을 통해 사용자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함께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영화 자체에 대한 호감도를 상승시키고 긍정적인 바이럴을 형성해 영화사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셀카 앱이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 사례가 되면서, 개발사에 큰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롤리캠은 이용자가 스마트폰 용량에 대한 걱정 없이 사진과 동영상을 저장할 수 있도록 SK텔레콤과 제휴를 맺어 ‘롤리캠 전용 클라우드 앨범’ 서비스를 출시했다. 롤리캠 사용자들은 통신사의 안정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SK는 그들을 대상으로 신규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스노우의 개발사인 네이버는 ‘룩스’라는 여성용 셀카 화장 앱을 개발했다. 이 앱에서는 화장품 회사가 제시하는 화장법을 사용자가 셀카에서 적용해 보고 필요한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쇼핑몰로 연결해준다. 여성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면서도, 화장품 회사의 광고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이처럼 셀카 앱은 다양한 기능을 선보이며 빠르게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앱 역시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중국, 동남아 등에서 큰 인기를 얻는 추세다. 지난해 9월 뒤늦게 출시된 스노우만 하더라도, 강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1년 만에 다운로드 7,000만 건을 돌파했다. 새로운 일상을 보여주는 이들 앱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 기대해보자.


이지은 기자 unmeth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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